펭귄을 날게 하라 - 창조의 동물원, 아사히야마
한창욱.김영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리 큰 기대는 없었다.
  자기 계발이나 창조 경영, 혁신 등의 키워드를 다룬 책들이 그러하듯 대부분 마음 속으로는 누구나가 생각할 수 있는 그런 내용을 다루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좀 더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런 방법들을 기대했으나 별 차이는 없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 내가 부족한 면과 좀 더 생각해 볼 만한 거리를 내게 주었던 거 같다.

  나는 책을 사길 좋아한다. 언제부터인가 책을 다 보지도 못하면서도 구입을 즐기는 듯 하다. 일종의 쇼핑 중독이라고 할까? 이렇게 사다 놓은 책이 벌써 책장을 가득 채우며 빨리 주인이 읽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인터넷 서점의 쇼핑 카트에는 내가 아직 사지 못하고 눈으로만 바라본 책들이 어서 사줍쇼 하고 기다리고 있다.
 이 책은 내 쇼핑 카트에서 사 주길 기다리고 있던 책 중의 한 권이다. 물론 내가 그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던 것도 아니다. 다만 사람들의 입을 통해서 어느 정도 인기를 누리는 책이라 한 번 읽어 볼까 하고 생각했던 책이다.
 책의 내용도 읽기 쉽게 되어 있었고 글자체도 편해서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 버리는데 두 시간이면 충분했다.

 창조적 변화를 꾀해 성공한 일본의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실화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주고자 했던 책이었다.

 책 속의 신조라는 주인공이 폐원 위기에 처해 있는 동물원을 다시 관광객이 많은 동물원으로 바꾸어 나간다는 스토리의 책은 사람이든 기업이든 모두 끊임없이 변화와 창조를 시도해 나가며 도전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늘 변화를 시도해야 하지만 사람이나 기업은 변화를 두려워하기 마련이다. 나 또한 변화를 꾀하고 추구하면서도 어느 순간 보면 현실에 안주하여 만족하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사라져 버릴 것은 당연한 말이다.

 이 책에서는 창조적인 발상의 전환을 위해 마케팅 전문가를 초빙하는데 그 전문가가 이런 말을 했다.
 “따뜻한 마음을 지녀라. 따뜻한 지식을 쌓아라. 따뜻한 시선을 가져라”
 그러면서 자신이 옛날 겪었던 선배의 이야기를 해 준다. 밤 늦게 할머니 고객이 전화를 해서 보일러가 고장 났는데 어떡해야 하냐고 묻는다. 전문가는 귀찮았겠지. 하지만 그 선배는 귀찮은 것을 무릅쓰고 보일러 가게에 전화를 걸어보고 받지를 않자 자신의 전기장판을 둘둘 말아서 그 할머니에게 갖다 주고 왔다는 것이다. 대단한 서비스 정신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선배의 말이 더 와 닿는다.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고객을 대할 때 부모가 자식을 대하듯, 때론 자식이 부모를 대하듯이 한다. 나는 할머니가 보일러 고장으로 냉방에서 밤을 새워야 한다면 내 부모가 냉방에서 자는 것처럼 생각이 되서 가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고객을 감동시키는 서비스.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사람을 대하는 것이 직업이라면 특히.

 또 책 속에 이런 말이 나온다.
 “가자미는 두 눈이 붙어 있는 몸통을 위쪽으로 해서 헤엄치기 때문에 밑을 못 본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산다. 그래서 항상 바다 밑바닥에서만 생활한다. 때론 밑바닥 생활을 청산하고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어도 밑에서 적들이 공격해올까 두려워서 포기하곤 한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나도 그렇게 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한 쪽에만 시선이 팔려서 크게 보지 못하고 한 쪽만 보고 가자미처럼 항상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되기도 했다. 어떤 상황이 두려워서, 혹은 실패가 두려워서 기회를 놓치고 후회했던 경우가 많았다는 생각도 든다. 

주인공이 자주 가는 라면 가게가 있었다. 그 집 이름은 ‘행복한라면’. 그 라면 가게는 작은 음식점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손님이 들끓었다. 주인에게 비결을 묻자, 그는 간단하게 대답했다.
 “행복을 팔기 때문이다.”
 맛있는 음식, 청결한 환경, 친절한 서비스 같은 것들은 겉가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모든 것들이 완벽해도 행복을 선사하지 못하면 오래 못 가 쓰러진다는 것이다. 고객에게 행복을 제공한다는 것. 그것은 앞에서 봤던 고객을 감동시키는 서비스, 따뜻한 마음과 일맥상통이다.

‘행복’ 이란 단어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행복은 나를 항상 생각에 빠지게  만드는 단어다. 나는 무엇 때문에 힘들게 공부하고 힘들게 고생하며 살아갈까? 하는 질문에는 항상 답으로 나오는 단어지만, 마치 알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의 문제와 같이 행복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내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아이러니의 문제인 것이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오늘 고생을 한다. 그것이 반복되어 계속해서 고생을 반복한다. 행복의 의미를 알려고 할 때는 이미 늦어버린 경우도 많다. 나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고 행복의 의미를 알고 느끼며 살고 싶다.

 주인공은 펭귄을 공부한다. 펭귄은 하늘을 날아다니던 새가 바다 생활에 적응하면서 하늘을 포기하고 바다를 선택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떤 선택의 갈림길에서,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하는가는 그 사람의 문제이다. 그 길이 좋은 결과를 낳든 나쁜 결과를 낳든 중요한 것은 진지한 고민과 빠른 선택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진지하게 고민하고 빨리 선택해서 과감하게 행동한다.”
 내 인생의 행동 강령이기도 하다. 이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변화에 잘 대처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고 우유부단한 내 성격을 고치기 위한 다짐이기도 하다. 찰스 다윈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끝까지 생존하는 종은 강하고 두뇌가 좋은 종이 아니라 변화에 잘 대처하는 종이다.”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 꼭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연한 사고력도 있어야 하고 어느 정도의 공부를 통해 지식도 갖고 있어야 할 것이다. 바로 창조적 리더의 조건이다.

 창조적 리더의 조건으로 이 책에서는 이런 전제를 제시하고 있었다. 하나,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둘, 조직 내부에서 창조적 아이디어가 생성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춰줘야 한다. 셋, 창조 아이디어를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비전을 제시한다는 것은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창조적 아이디어가 생성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춘다는 것은 그에 맞는 준비를 한다는 것이다. 공부를 하고 자기 계발을 하고 지식을 쌓는 것들 이 전부가 준비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관리자의 존재 이유다. 부하들이 맘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제시해 주고 그 능력들을 무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진정한 관리자의 임무이다. 어느 기업이든 이제는 직원들의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느라 여념이 없다. 직원들의 상상력을 끌어 내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들을 사용한다. 어느 회사는 출퇴근 시간을 정해놓지 않는다든지, 재택 근무를 한다든지, 여행을 필수로 보내준다든지 하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상상력을 끌어내고 그것을 활용하려고 한다.

 상상력이 화두인 시대가 된 것이다. 사막 한가운데에 세계 최고의 관광도시를 만들겠다는 두바이의 프로젝트, 세계 LCD TV를 석권한 삼성 보르도의 성공, 파브리카라는 예술가 집단의 상상력을 빌려 패션에 활용하는 베네통 등 모두 독특한 상상력의 산물이다. 첨단의 시대에 주목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모두 상상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메타브랜딩 이란 브랜드 네이밍 및 컨설팅 업체는 월요일 아침에 영화관으로 출근을 하고 수요일에는 다같이 모여 식사를 하며 트렌드에 대해 스터디를 한다. 창의적이고 다양한 제도를 시행해 기업 문화를 바꾸어 나가는 그 회사를 알면서 어찌나 정말 부러운 회사이던지. 그래서 그 회사에 대한 기사와 그 회사 CEO인 박항기 씨의 인터뷰 기사들을 살펴보면서 그 사람의 창의력이 부러울 따름이었다. 내게 부족한 점을 들자면 창의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 수 있는데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창조적이다, 창의적이란 말의 의미가 무엇일까’ 라는 물음조차 대답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내가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찾아보면 누군가가 먼저 했던 생각이란 사실을 알고 허망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인터넷이나 정보 통신의 발달이 이를 더 가속화시켰다. 다양한 정보의 접근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창의력에 있어서 양날의 검이다. 남의 아이디어와 창작물들을 마치 자기 것 인양 베끼고 무단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을 적절히 활용해서 자기만의 또 다른 무엇을 만들어 내는 것도 창의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 한 권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지는 못하겠지만 생각을 정리하는 데는 조금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마케팅에 제일 좋은 약은 고객에게 행복을 팔아야 한다라는 사실과 상상력을 키우자는 것, 이 두 가지를 이 책을 통해 얻었던 것 같다.
 또한 내 개인적인 가치를 높이기 위해 어떤 창의력을 발휘해야 할지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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