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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으로 숨쉬지 마라 - 비염 천식 아토피 완치법
이마이 가즈아키, 오카자키 요시히데 지음, 박재현 옮김 / 이상미디어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언제부턴가 아침에 일어나면 입 안이 건조해서 목이 따갑곤 했다. 건조한 만큼 혀에 백태가 생기기도 했다. 혹시 구강건조증인가 의심이
들었지만 별다른 해결법을 찾지 못했다. 때론 혀가 늘어진 듯해 아프기도 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면역 관련 책을 읽다가 그전까지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었던 입호흡의 문제점을 알게 됐다. 공기 중 미세먼지나 세균 등을 코털로 걸러내는 코호흡에 비해 입호흡은 거의 무방비
상태라는 것을, 조금만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한 그것을, 부끄럽지만 얼마 전에야 깨닫게 된 셈이다. (언니에게 말했더니 당연한 소리 한다고
타박받았다. ㅜㅜ) 허나 모르긴 해도 아마 나 같은 이들이 아직도 적지 않을 듯하다.
입호흡의 문제점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고
싶어 관련 책을 검색하다가 이책 <입으로 숨쉬지 마라>를 찾았다. 에두르지 않는 직설적인 제목이 마음에 들기도 했고 검색으로 찾아
읽은 블로그 리뷰 내용도 나쁘지 않았는데, 직접 읽어보니 생각보다 유용한 정보가 많았다. 적어도 입호흡에 대한 나의 궁금증을 대부분 해결해줬고,
더불에 입호흡의 위험성과 관련 질환 그리고 해결책까지 (나름 속시원하게) 제시해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또한 이책은 '아이우베 체조'를
개발하고 입호흡 치료에 앞장서고 있는 이마이 가즈아키를 주축으로 치과의인 오카자키 요시히데가 공동저자로 참여해 입호흡에 대한 치과
전문의의 의견을 더했다.
코호흡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코털로 미세먼지나 세균을 걸러내는 것은 물론 콧속의 많은
모세혈관이 차가운 공기를 데워 체온과 비슷하게 올려 주고, 숨을 내쉴 때도 수분 증발을 최소화해 습도를 보존한다. 이러한 코호흡의 작용은 차갑고
건조한 공기에 약한 폐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다. 이와는 달리 입호흡의 들숨은 미세먼지나 세균을 거르지 못하는 것은 물론 차가운 공기를 그대로
폐로 전달해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입으로 내쉬는 날숨 역시 입 속의 수분을 빼앗겨 구강 점막이 건조하게 만들어 면역력에 영향을 미친다. 코호흡을
통해 들어오는 공기가 폐에 다다르기 전에 이렇게 여러 과정을 거치는 지 (특히 온도나 습도까지 조절하는 지는) 이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
입호흡이 왜 나쁜지도 마찬가지고. 앎의 기쁨은 동시에 그동안의 나의 무지를 더욱 선명하게 인지시켜줬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은 입으로 숨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코감기가 걸려 숨쉬기가 힘들 때면 몰라도 평소에 입호흡을 할 일이 뭐가 있나
싶었다. 그런데 막상 스스로를 관찰해보니 나도 모르게 순간순간, 때로는 자주자주 입으로 숨을 쉬는 걸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놀라웠다.
그동안 입호흡을 의식하지 못한 게 더 신기했다. 엄마에게 여쭤보니 밤에 잘 때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내가 입을 살짝 벌린 채 자더란다.
위에서 언급한 입호흡의 단점을 떠올려볼 때 아침에 입 안이 건조하고 목이 따가운 건 명백하게 입호흡 때문이었다.
그러면
사람들은 왜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입호흡을 하는 걸까. 왜 입을 벌리고 자는 걸까. 이에 대한 답은 혀에
있다. 가만히 입을 다물고 있을 때 혀의 위치를 통해 가늠해 볼 수 있는데, 이때 혀끝이 입천장이나 최소한 윗니 안쪽에 닿는다면 괜찮다. 문제는
혀끝이 아랫니 안쪽에 닿는 이들이다. 이는 혀근육이 원래 있어야 할 제 위치에 있지 못하고 처진 것으로, 밑으로 처진 혀가 아랫니를 밀게 되고
이로 인해 아랫입술이 벌어져 자연스레 입호흡을 하게 된다는 얘기다. 슬프게도 내 혀끝은 아랫니의 안쪽에 닿아 있었다. 저자의 얘기처럼 입이 아주
쉽게 벌어졌다. 잘 때 저절로 입이 벌어지고 때때로 혀가 피곤하거나 통증이 느껴지던 게 모두 혀 근육이 힘을 잃고 처져서 생기는 문제였던 거다.
반면 혀끝이 입천장 쪽으로 올라가면 입이 잘 벌어지지 않는다. 책을 보면서 따라했는데 신기했다. 혀끝이 닿는 위치가 이렇게 큰 결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하니 놀랍기도 하고.
입호흡의 폐해와 함께 그 원인을 알았으니 치료법이 알고 싶어지는 건 당연지사. 저자는 쉽고 심지어
돈도 안 드는 간단한 해결법을 알려준다. 그건 바로 혀 근육을 의식적으로 단련하는 '아이우베 체조'다. 저자가
개발했다는 아이우베 체조는 이름처럼 입모양을 순서대로 '아-이-우-베'로 만드는 입근육 운동인데, 이때 마지막 '베'에서는 혀를 내밀면서 혀끝을
아래턱까지 길게 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우베 체조'는 하루 30회 정도 하는 것을 권하는데, 무리해서 한번에 하기보다는 하루 3번 10회씩
나눠서 하는 걸 추천한다. 아무 곳이나 상관없지만 입속 수분을 뺏길 염려가 없는 습도가 높은 화장실이 최적의 장소란다. 처음엔 이 정도 운동으로
치료가 될까 싶었는데, 신기하게도 진짜 효과가 있다. 실제로 아이우베 체조를 하면 밑으로 처졌던 혀끝이 제자리를 찾아 올라가는 걸 느낄 수
있다. 아랫니 안쪽에 닿아있던 혀끝이 바로 입천장으로 올라간다. (물론 꾸준하게 운동하지 않으면 혀끝은 다시
처진다)
<입으로 숨쉬지
마라>는 앞서 살펴본 입호흡의 문제점과 원인, 해결법 외에도 입호흡에 대한 여러 지식과 정보들을 소개하고 있어 내내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비염 천식 아토피 등 입호흡이 일으킬 수 있는 질병들에 대한 내용은 입호흡의 해로움을 다시금 깨닫게 했는데, 특히
병소감염 설명을 통해 입안의 세균들이 얼마나 많고 위험할 수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여기에 놀란 나는 바로
입안 세균을 제거한다는 <오일풀링> 책을 찾아 읽었다. 그책에도 병소감염 개념이 길게 나온다) 눕는 자세에 따라 얼굴이 삐뚤어진다거나
질병마다 풍기는 냄새가 있다는 이야기 또한 흥미로웠다.
건강한 호흡은 두말 할 나위 없이 코호흡을
뜻한다. 호흡 기관은 입이 아니라 코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알게 또는 모르게 하던 입호흡을 차단하는 게 중요한데, 이책에서도
그에 대한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다. 요즘 나의 고민인 만큼 잘 때 저절로 벌어지는 입을 다물게 하는 방법이 제일 궁금했는데, 저자의 처방은
의외로 간단했다. 입에 테이프를 붙이라는 거다. 헉! 명쾌하지만 조금 망설여지는 방법임은 분명하다. 이때 테이프는 수술용테이프 사용을
권하는데, 급한대로 마스킹테이프를 붙여봤는데 뗄 때 피부가 따갑다. 진짜 입에 테이프를 붙이고 잘 거라면 약국에서 수술용테이프를 사서 쓰자. 내
피부는 소중하니까! 비슷한 해법으로 물에 축인 마스크를 끼되 코 밑으로 착용해 입만 가리고 자는 방법이 있다.
이책을
읽은 뒤 의식적으로 입호흡을 자제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 결과 그동안 나도 모르는 입호흡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실감나게 느끼고 있다. 걸을 때,
말할 때, 심지어 멍 때릴 때 등 미처 내가 몰랐던 상황에서도 수시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나는 입호흡을 하고 있었다. 입호흡 대신 코호흡을
하려고 나름 애쓰고 있는데, 그러다 얼마 전 코호흡만으로 산을 오르다 머리가 아파 중간에 내려와야 했다. (산을 잘 타는 내 친구는 코호흡만으론
산을 타다뉘!라며 나무랐다) 등산 역시 달리기처럼 숨이 차오를 때는 어쩔 수 없이 궁여지책으로 입호흡도 필요한 것 같다. 허나 대부분의
일상생활에서의 입호흡은 피해야 할 대상이다.
이렇듯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입호흡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입을 닫는 것이다. 입을 열지 않으면 입호흡 자체를 할 수가 없으니까. 저자의 해법은 역시 명쾌하다. 그렇다고 아예 말을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물론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자연히 입호흡이 많아진다) 평상 시 입을 다물고 코로 숨을 쉬는 습관을
들이려고 노력하자는 말이다. (앞니의 돌출로 입이 잘 안 다물어진다는 개그맨 유재석이나 김영철은 어쩌라고!) 더불어 이책의
저자가 강추하는 '아이우베 체조'로 혀근육을 단련시키는 것도 입호흡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좋은 방법이다. 쉽고 언제 어디서든 가능하고 돈도 안
드는데 효과는 최고니 진심 추천할 만하다.
면역은 입에서 시작된다. 우리 입안에는 엄청나게 많은 균과 바이러스가 공존하고
있고, 언제든 틈만 나면 문제를 일으킬 준비를 갖추고 있다. 입안에서는 얌전하던 녀석이 몸속에서는 치명적으로 변할 수 있다. 그런 여지를
제공하는 것 중의 하나가 입호흡이다. 심지어 입호흡은 이물질도 걸러내지 못하고 차고 건조한 공기를 그대로 들이마셔 폐를 힘들게 만들기도 한다.
목숨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숨, 즉 호흡은 우리 몸의 가장 중요한 생명 활동이다. 코호흡이 중요한 이유다. <입으로 숨쉬지
마라>는 이렇게 중요한 숨쉬기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입호흡의 문제점 및 치료 방법을 제시한다. 나처럼 입호흡에 대해 알고 싶거나 그
해결법을 고민중이라면 이책을 통해 나름의 해답을 찾을 수 있을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