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맘 케어 - 아이와 엄마가 행복해지는 천연비누 & 화장품 만들기
안미현 글.그림 / 넥서스 / 201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에코맘 케어 | 안미현 | 넥서스books | 2010.02 


피부 트러블을 달고 사는 편이라 작년에 큰맘먹고 천연화장품 만들기 과정을 배웠다. 내친김에 자격증까지 땄다. 천연화장품은 아직 나라에서 인정하는 공인자격증은 없는 상태라 교육기관에서 주는 민간자격증이지만 그래도 뭔가를 손에 쥐니 내심 뿌듯했다. 그뒤로 배운 것을 바탕으로 나름 이것저것 만들어서 써보고 있는데 이거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도 있다. 무엇보다 효과가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화장품을 직접 만들어 쓴다는 것을 상상이나 해봤겠냔 말이지. 정말 아는 게 힘이다.

얼마전에 친구의 임신 소식이 들었다. 결혼 후 한참이나 기다렸던 아이 소식이라 친구 부부의 기쁨이 더욱 컸다. 그런 친구에게 뭔가 특별한 선물을 해주고 싶어 고민하다가 천연화장품을 떠올렸다. 아이를 위해 좋은 것만 먹듯 화장품 또한 좋은 재료로 만든 안전한 것을 쓰면 좋을 테니 말이다. 임신 기간 중에는 이것저것 가려야 할 것들이 많은데, 천연화장품의 재료 또한 예외가 아니다. 특히 아로마 에센셜 오일은 더욱 그렇다. 재료 선택이 조심스러워 관련책을 찾던 중 이책을 만났다.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에코맘 케어》는 천연화장품을 다루되 그 대상을 임신 중이거나 출산한 임산부로 특화한 책이다. 대상이 분명한 까닭에 책의 내용 또한 크게 '임신 중'과 '출산 후'로 나뉘어 있는데, 임신과 출산은 둘 다 정상적인 몸상태가 아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관리의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각 꼭지 아래에는 얼굴, 복부 및 하체, 가슴, 바디, 모발 관리 등 임신과 출산으로 변화된 신체 관리의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세부 메뉴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이런 본격적인 레시피 소개에 들어가기 앞서 왜 천연화장품을 사용해야 하는지, 임산부에게 좋거나 피해야 할 천연재료는 무엇인지, 각 재료의 특성과 사용법은 어떠한지 등 천연화장품에 관한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내용들을 실려있다. 더불어 천연화장품과 천연비누 만들기에 필요한 제작 도구, 그것들을 만드는 기본 원리와 테크닉, 임산부를 위한 안전 가이드 등이 담겨 있어 천연화장품을 처음 접해보는 이들의 이해를 도와준다.

임부와 산부를 위한 책인 만큼 《에코맘 케어》에는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는 엄마에 대한 정보들로 가득한 책이다. 임산부에게 필요한 다양한 천연 재료를 이용한 천연 케어 품목들이 소개되어 있어 각자에게 필요한 것을 골라 만들 수 있다는 점은 이책의 장점이다. 그러나 천연화장품을 만드는 과정을 책의 앞부분에 사진과 함께 종류별로 한꺼번에 설명해두고 정작 본문에서는 레시피와 글로만 적어둔 구성은 아쉬움이 남는다. 천연화장품 만들기도 요리와 비슷해서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이들은 레시피와 몇 가지 주의점만으로도 쉽게 만들 수 있지만, 모든 것이 생소하고 조심스러운 초보들에게 이런 설명 방식은 다소 난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레시피마다 만드는 과정을 사진으로 첨부해주는 배려가 아쉽다. 

세정 제품 레시피의 경우 보통 쉽게 구할 수 있는 천연재료가 아니라 직접 가성가리를 이용해 만드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어 조금 생소했다. 물론 직접 물비누 베이스를 만들어 쓰는 게 시중의 재료보다 훨씬 안전하고 좋겠지만, 안그래도 주의해야 할 것이 많은 임산부인 만큼 취급이 조심스러운 가성가리를 직접 사용하는 게 마음에 걸렸다. 무엇보다 가성가리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초보자의 경우에는 아예 그 제품을 만들 엄두를 내지 못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어쩌면 가성가리에 대한 불안감이 나의 무지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아이와 엄마가 행복해지는 천연비누 & 천연화장품'이란 부제를 보면 천연화장품과 함께 천연비누를 만드는 방법도 함께 다룰 거란 인상을 주는데, 정작 천연비누에 대한 내용은 앞부분에서 개괄적으로 다루는 천연비누의 종류와 기본 원리가 전부다. 물론 그것만 알아도 천연 비누를 만드는데 큰 어려움은 없지만 몇 가지 정도는 세부 레시피로 다루어도 좋지 않았을까. 또한 이책에는 '아이'를 위한 레시피도 없다. 부제가 엄마가 천연제품을 사용함으로 뱃속의 아이도 함께 행복해진다는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것 역시 아쉽다. (저자의 다른 책들을 찾아보니 이미 천연 비누, 아이를 위한 천연비누 관련 책이 출간되어 있었다. 궁금하면 그책을 보라는 의미인걸까?)

임산부의 경우에는 신체적으로 큰 변화를 겪어야 하는 까닭에 부기나 튼살 등 여러가지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다. 그렇기에 이왕이면 피부와 아이에게 자극이 되지 않는 천연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다. 처음엔 그저 막막해 보이는 천연 화장품 만들기도 하나씩 배우다 보면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 않다. 내가 쓸 것을 직접 만드는 것이 재밌기도 하고 화학제품에 찌들었던 피부가 천연재료로 만든 화장품으로 다시 살아나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다. 무엇보다 직접 만드니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천연 화장품은 만들기의 기본 원리와 천연재료의 특성만 제대로 익힌다면 기존의 레시피를 응용해 어렵지 않게 나만의 레시피를 찾을 수 있다. 여러가지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재료에 대한 폭넓은 소개와 임산부를 위한 다양한 레시피가 소개되어 있는 만큼 이책 또한 하나의 길잡이책으로 사용하면 좋을 듯하다. 다만 한 번도 천연 화장품을 만들어 본 적 없는 완전 초보라면 만드는 과정을 사진과 함께 설명해 주는 다른 책들을 먼저 접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