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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타트 공부법 - 벼락치듯 공부해서 한 방에 통과하는 합격의 기술
무쿠노키 오사미 지음, 김석중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 리스타트 공부법 무쿠노키 | 무쿠노키 오사미 | 김석중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0.02
최근 다시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다. 한동안 손놓았던 공부를 다시 시작하려니 엉덩이가 근질거려 앉아있기도 힘들고 머리가 굳었는지 잘 외워지지도 않는다. 자주자주 기름칠을 해주어야 하는 데 너무 놀린 모양이다. 그렇게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산만해지다 보니 자연히 공부 의욕까지 저하된다. 차라리 다른 책을 읽으라면 읽겠구만!하고 투덜거려 보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시험일은 하루하루 다가온다. 공부는 하기 싫고 자격증은 따야겠고, 아아~ 이를 어찌한단 말인가!
마치 내게 하는 말인양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다루기 벅찬 상대를 피하는 것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피하려고 해도 피할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렇다면 결국 맞서는 수밖에 없다(95쪽).’ 그렇다. 피할 수 없다면 맞서는 것 외에는 달리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 정말 공부가 하기 싫다면 시험을 안 보면 그만이다. 허나 자격증 취득이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시험을 봐야만 하고, 결국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이왕이면 단기간에 보다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방법은 없을까.
'벼락치듯 공부해서 한 방에 통과하는 합격의 기술'을 표방하는 『리스타트 공부법』(비즈니스북스, 2010)은 그런 궁금증을 품은 이들에게 명쾌한 공부의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책에서 말하는 공부법은 단순히 어떤 것을 알기 위한 것이나 순수한 학문 추구를 위한 것이 아니다. 학교를 입학하는 순간부터 늘상 우리를 따라다니던, 지금 현실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시험' 잘 보는 공부법을 말한다. 즉,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효과적인 공부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라 하겠다.
『리스타트 공부법』은 공부를 잘 하는 데 필요한 능력으로 효율력 · 집중력 · 기억력 · 지속력 · 계획력 · 득점력 · 실전력을 꼽으며, 이 7가지 능력을 기르기 위해 어떤 방법으로 공부해야 하는지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설명해준다. 이를테면 교재는 빨리 여러번 반복하며 전체를 익히는 게 효율적이고, 마감 시간을 정하면 집중력이 높아지며, 일정 기간 반복해 주어야 오래 기억하며, 공부 이유가 명확해야 오래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연간, 월간, 일일로 나뉜 꼼꼼한 공부 계획은 합격 기간을 줄여주고, 중요도를 잘 파악해 공부해야 높은 득점을 할 수 있으며, 평소에 건강 관리나 컨디션 조절을 잘해야 실전에 강하다는 것 등이다.
재미있는 부분들도 많은데, 시험까지 시간이 촉박하다면 일단 정답을 보면서 문제를 풀라는 거다. 처음에는 문제와 정답을 보며 내용을 익히고, 다음에는 문제를 보고 생각이 안 나면 답을 보는 식으로 정답을 보는 횟수를 줄여가는 것이다. 답이 떠오르지 않아 틀리는 문제들은 그때마다 다른 표시를 해두어 최종적으로 모르는 문제를 추려내는 것이다. 그것들은 따로 잘 보이도록 포스트잇 같은 걸로 표시해 다음에 다시 점검하라는 것이다. 예전에 공부 시간이 촉박할 때면 문제에 바로 답을 표시해두고 외우곤 했는데 그 방법이 전혀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외에도 기억하기 힘든 내용은 동선에 맞춰 포스트잇에 붙여두고 계속 보면서 외우라거나(이 방법은 개그우먼 조혜련이 일본어 공부에 썼던 걸로도 유명하다), 잡념이 생기면 애써 없애려고 하지말고 무심한 듯 신경쓰지 말고 넘기라거나, 책의 차례만 보고 자더라도 매일 지속적인 공부 습관을 만들라거나, 교재나 문제집은 가벼운 걸 선택해서 여러 번 반복하라거나, 실전에서 실수하지 않기 위해 답안을 깨끗하게 쓰는 연습을 하라거나, 뚜렷한 목표와 이유를 찾으라거나, 공부가 잘 안 되면 무작정 외우기라도 하라는 등 공부할 때 필요한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부법 책들이 그러하듯 이책에서 알려주는 공부법들도 사실 아주 획기적이거나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예전부터 알려진 방법들이 대부분이라 공부 방법에 관심이 있었던 독자라면 앞서 언급한 내용들을 어디선가 접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리스타트 공부법』은 '시험을 위한 공부법'라는 특정한 기준을 바탕으로 검증된 공부법들을 실전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알기 쉽게 구체적으로 설명한 책이라는 점에서 분명 나름의 의의를 갖는다.
물론 진정한 공부를 위한 것이 아닌 '공부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라는 점에서 이책에 마뜩찮은 시선을 보낼 수도 있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빨리 변해가는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시험 통과를 위한 공부 기술 또한 실질적인 정보라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짧은 시간에 최대의 효율을 목표로 하는 공부법지만, 이책에 소개된 대부분의 공부 방법들은 공부 습관에 대한 내용들이라 잘 익혀두면 어디서든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세상에는 공부가 너무 좋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공부가 싫다고 말하는 사람이 80~90퍼센트이다. (중략) 이책을 읽고 있는 독자분들도 대부분 공부가 싫다는 유형이 아닐까?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공부법 책 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을 것이다!(133쪽)’라는 저자의 말에 피식 웃음이 났다. 그의 말처럼 이책을 읽고 있는 독자라면 공부가 싫지만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고.
하지만 우리 삶은 어떤 식으로든 결국 공부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그 공부가 시험을 조건으로 하느냐 아니냐는 큰 차이지만 말이다. 공부가 싫지만 그래도 피할 수 없다면 보다 큰 효과를 낼 수 있게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공부법을 익히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사람은 습관의 동물이라고 한다. 처음엔 힘들어도 하나하나 몸에 익히다 보면 어느새 공부가 즐거워질지 누가 아는가. 부디 그런 날이 오길 바랄 뿐이다. 자~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