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연못 - A Little Pond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999년 AP 통신 기자들을 통해 50여 년간 은폐되었던 진상이 세상에 밝혀졌던 '노근리 사건'.

1950년 7월 한국전쟁 당시 전쟁을 피해 남하하던 피란민 3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20세기 최대 민간인 학살 사건 중 하나인 ‘노근리 사건’을 최초로 영화화한 
영화 《작은 연못》이 조만간 개봉을 앞두고 있어요.








한국전쟁 초인 1950년 7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모르는
충북 산골마을인 대문바윗골 사람들은 여느 때처럼 평화로운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갑자기 미군들이 들이닥치면서 조용했던 마을엔 소개령이 내려지지요.
순박한 마을 주민들은 이유도 모른 채 미군의 강압적인 명령에 의해 피난길에 오르게 됩니다.





그러나 피란민 사이에 민간으로 위장한 적군이 있다는 미확인 정보를 믿은 미국은
'Kill them all'이라는 전원 사살 명령을 내립니다. 

그리고 미군이 지켜줄 거라는 믿고서 피난길을 나섰던 마을 사람들은
무차별한 공중폭격과 병사들의 사격을 받은 채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갑니다.




노근리 철길과 인근 터널에 3일간 떨어진 총알의 개수는 무려 12만개. 
500명에 달하던 피란민들 중 생존자는 불과 25명.
이 숫자만으로도 그날의 참상이 대충 짐작이 될 정도라지요.


한국전쟁 중 충북 영동군 노근리의 철교 밑 터널에서 미군에 의해 자행된 민간인 학살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노근리 사건'이랍니다.











노근리 사건은 1999년 AP 통신에 의해 처음으로 보도되었고,
2002년 영국 BBC 방송사가 다큐멘터리로 제작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지요.

노근리 사건을 세상에 처음 알린 AP통신 기자 3명 - 최상훈, 찰스 J핸리, 마샤 멘도자는 
2000년 퓰리처상 탐사보도부분을 수상했답니다.
그리고 최상훈 기자는 한국인 국적자 최초의 퓰리처 상 수상자가 되었답니다.


영화 《작은 연못》은 
노근리 사건을 세상에 처음 알린 AP통신 기자 3명이 쓴 『노근리 다리((The Bridge At No-Gun-Ri)』와
생존 피란민 정은용 씨(89)의 『그대, 우리의 아픔을 아는가』를 원작으로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노근리 다리
최상훈,마사 멘도자, 찰스 핸리 지음/ 남원준 옮김/잉걸



그대, 우리의 아픔을 아는가
정은용 지음/다리미디어








영화 제작기간 8년, 142명의 배우와 229명의 스태프들이 노 개런티로 참여, CG 무료 제작.



영화 《작은 연못》은 기획부터 제작, 개봉 배급까지
이제껏 한국영화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실험적인 길을 걷고 있는데요. 
이는 미군의 민간인 학살을 다룬 영화의 내용상 제작과 배급에 필요한 투자 유치가 힘들었기 때문이죠.
영화 제작기간이 무려 8년이나 되는 것 또한 비슷한 이유랍니다.

보통의 투자를 통한 제작이 힘들어지자 제작사는 다른 방법을 모색했고,
영화의 취지에 공감한 142명의 배우와 229명의 스태프 들의 노 개런티로 참여와 
CG업체인 모팩스튜디오의 무료 CG 제작 등으로 영화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전쟁 영화인 《작은 연못》이 10억이란 저예산으로 제작될 수 있었던 건,
그리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영화를 완성될 수 있었던 것은
좋은 영화를 위한 영화인들의 이런 자발적인 참여가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지요!!
참고로 신문 기사를 보니 최소 예산이 40억이었다고 하더군요.

또한 제작이 완료되고도 배급이 여의치 않아 개봉을 하지 못하다가
최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을 통한 새로운 배급 방법을 모색하고 있답니다.
'필름구매 캠페인'는 아래에서 다시 이야기할게요. :)







수많은 얼굴들이 담겨있는 포스터처럼 《작은 연못》에는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답니다.
문성근, 강신일, 이대연, 김뢰하, 전혜진, 민복기, 신명철 그리고 이젠 고인이 된 故 박광정은 물론
특별출연한 송강호, 문소리, 박원상, 유해진 등도 영화에 얼굴을 내밀고 있어요.

《작은 연못》은 특별한 누군가가 아닌 마을주민 50명이 모두 주인공이랍니다.
이상우 감독은 전쟁의 비극을 감당해야 했던 그들 모두를 잔잔히 담아내고,
배우들은 비중에 상관없이 훌륭한 연기로 감동을 자아냅니다.






노 개런티 참여인 만큼 배우들은 자신의 스케줄에 맞춰 촬영에 참여했다고 하는데요.

최근 무대인사나 인터뷰 등을 통해 영화 홍보에 적극 앞장서고 계신 문성근 님이 노컷뉴스와 인터뷰한 기사를 보니
당시 『밀양』을 찍던 이창동 감독의 섭외 요청으로 이성민 님을 쌍굴이 아닌 철길에서 죽은 걸로 처리했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스케줄) 바쁜 배우는 일찍 죽였다'라는 재치있는 말씀을 하셨더라구요. 

또 다른 기사에서는 영화 촬영현장에서는 딱 한 번 다녀간 송강호 같은 배우를 왕족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나온 자신은 노예로 불렸다는 농담도 웃으며 하셨더라구요. 
출연 분량의 많고 적음을 떠나 영화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바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함께 하는 그들의 모습이 아름답다는 말씀이셨어요.


그런데 송강호 님은 짧은 출연분량에도 불구하고 영화 예고편에 가장 먼저 이름이 등장한다능~
충무로 티켓파워 1위의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 (문소리 님 이름은 두 번째)





더불어 《작은 연못》은 배우 故 박광정 님의 유작이기도 하답니다.
이제는 더이상 그의 개성있는 연기를 만날 수 없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지만,
이 영화에서 그를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답니다.







《작은 연못》의 소재가 된 '노근리 사건'의 특성상 영화는 반미 논쟁을 완전히 피해가긴 힘들 듯합니다만, 
감독과 배우들의 이야기처럼 《작은 연못》은 반미보다는 반전에 무게를 두고 있는 이야기랍니다.

문성근 님은 "본질은 정치 체제간의 충돌 속에 민간인이 영문도 모른채 죽어갔다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전체 작품에서 보이는 작가 관점은 평화"라며 "이 작품의 방점은 어떤 전쟁도 안된다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죠.
또한 이상우 감독은 "절대적 객관은 없다. 또 작업하는 사람의 주관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며
"객관, 주관을 떠나 시대양심, 또는 시대정의가 우선시됐고, 이런 관점이 있다는 것을 받아줬으면 좋겠다"고 하셨더군요.




위의 인터뷰처럼 《작은 연못》에서는 누가 죽였나보다는
전쟁으로 인해 이유없이 무고한 민간인이 희생되었다는 사실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참혹했던 전쟁의 모습을 통해 영화는 관객들에게 조용히 반전을, 평화를 이야기합니다.
해맑은 아이들의 모습이 전해주는 삶의 희망을 껴안으며 말이지요. 
 













앞서 얘기했듯 영화 《작은 연못》은 내용의 특성상 제작 뿐만 아니라 배급에도 어려움이 있었는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벌이고 있는 것이 바로 '필름구매 캠페인'이랍니다.
영화 시사회 현장에 가면 여기저기 비치된 '필름구매 캠페인' 상자를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영화를 상영하기 위해서는 상영관 마련과 함께 그 수만큼의 상영 필름을 마련해야 한답니다.
그런데 필름 1벌을 프린트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요.
대기업이 투자하는 대형 영화야 개봉관 확보를 위해 그정도는 별 것 아니겠지만,
《작은 연못》처럼 저예산 영화의 제작사가 감당하기엔 벅찬 게 현실이죠.

그래서 시민들이 참여로 영화 상영 기회를 늘이자는 게 '필름구매 캠페인'의 취지랍니다. 
한 사람이 1만원씩, 100명이 모이면 필름 1벌을 마련할 수 있다고 해요. 
100명의 필름 구매자 이름은 그들이 구매한 필름에 새겨져 영화 시작과 함께 스크린에 노출이 되고,
내가 구매한 필름이 어느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지도 영화 홈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고 해요.




무엇보다 시민들이 직접 영화의 배급에 참여한다는 점과
십시일반의 작은 손길이 모여 영화 상영의 기회를 보탠다는 점이 의의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인지 캠페인 시작 나흘만에 1,000명을 돌파했다고 하네요.
필름구매 캠페인은 시사회 현장은 물론 《작은 연못》 홈페이지에서도 참여할 수 있답니다.


이런 뜻깊은 영화가 상업적인 논리에 밀려 사라지지 않도록
많은 분들이 힘을 보태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랍니다.

저도 이글 다 쓰면 홈페이지에 들어가 온라인 필름구매에 동참하려구요.
여러분도 함께 해보아요~! ^ㅅ^


☞ 《작은 연못》 홈페이지 바로가기 (홈피 하단의 '구매 캠페인' 클릭) 












지난 3월 중순 영화 《작은 연못》의 최초 시사회가 있었어요. 
그뒤 울산을 시작으로 부산, 대구, 서울에서는 시민단체 주최의 시사회가 열였고,
어제 4월 2일에는 영화계 최초로 트위터 시사회가 있었답니다.

영화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번 《작은 연못》의 트위터 시사회는 
영화에 공감한 트위터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영화사에 시사회를 제안ㆍ진행해 더욱 화제가 되었다는데요.
특별히 시사회장에 무선인터넷을 제공해 영화 관람 후 감독, 배우, 제작자와 관객이
트위터에 감상평과 질문, 대답을 실시간으로 올리고 그것을 스크린으로 상영해 서로의 생각을 나눴다고 합니다.
스마트폰은 물론 트위터 유저도 아니지만 독특하고 재미있었을 시사회장의 풍경이 무척 부러웠다죠!!
(더구나 문소리님이 참여하셨다고 하더라구요!! *ㅂ*)



우여곡절 끝에 잡은 《작은 연못》의 개봉일은 4월 15일이랍니다.
하지만 개봉 전 먼저 영화를 만나보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작은 연못》 홈페이지에서
여러 시사회 이벤트를 진행중이니 관심있는 분들은 한 번 참여해 보세요.
4월 8일에도 일반인 시사회가 있다고 하네요. :)



 ☞ 《작은 연못》 시사회 신청하러 가기

더불어 4월 25일까지 홈페이지 게시판에 100자 영화평을 올리면
추첨을 통해 배우들의 사인이 있는 영화 포스터를 준다고 해요.
오오, 저는 소리 언냐의 사인이 젤루 탐난다능!! 흐흐,


더불어 그동안 숨겨졌던 우리의 아픈 역사를 통해 전쟁의 참혹함을 알리는 이 영화를 
개봉과 함께 많은 분들이 보시고 평화의 소중함을 함께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2009년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리젠테이션 초청작이기도 한 영화 《작은 연못》은
 '노근리 사건'을 전면으로 다룬 최초의 영화이자 
또한 전쟁의 비극을 군인이 아닌 민간인의 시선으로 그려낸 영화라는 점에서 의미있는 작품이랍니다.


노근리 사건이 일어난지 60년, 진상이 밝혀진지 10년이 되었건만
아직 생존자와 유가족에 대한 보상 문제조차 제대로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고 하네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작은 연못》 개봉을 계기로 '노근리 사건'에 대한 논의가 좀 더 활발해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더불어 아직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도 하루빨리 해결되었으면 좋겠구요.



여러 사람들의 의미있는 노력들으로 만들어진 값진 영화인 만큼 
《작은 연못》이 많은 이들과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

또다시 노근리의 비극이 반복되지 않길 진심으로 바랄 뿐입니다.  












 + 《작은 연못》 홈페이지 - http://www.alittlepond2010.co.kr 
 +《작은 연못》 블로그 - http://blog.naver.com/alittlep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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