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 시크릿 - 아름답고 건강한 피부미인이 되는 아홉 가지 비밀
리즈 얼 지음, 조성희 옮김 / 이끼북스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피부 좋기로 소문난 엄마와 달리 내 피부는 사춘기 때부터 시작된 뾰루지와의 전쟁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명 저질피부다. 컨디션이 꽤 좋을 때도 한두 개쯤의 뾰루지를 옵션으로 달고 있는 것은 보통이며, 지난 수년간 그런 과정을 통해 남겨진 흔적들로 넓어진 모공은 말할 것도 없고 얼굴 곳곳에 눈물겨운 상처들이 자리잡고 있다. 호르몬 불균형으로 발생한다던 사춘기 여드름은 이제 성인 여드름으로 이름만 바꿔단 채 여전히 날 괴롭히고 있다. 피부 미인, 그건 내게 너무나 먼 이야기일 뿐이다. 

쌩얼, 민낯이라는 신조어가 생기고 도자기 피부가 각광받고 있는 요즘의 대세는 단연 피부 미인이다. 같은 이목구비를 가졌더라도 깨끗한 피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면 한층 빛이 나는 건 당연지사! 일전에 물건을 보러 가게에 들어갔다가 잡티 하나 없는 그야말로 우윳빛 투명 피부의 알바생의 얼굴에 나도 모르게 자꾸 눈길이 갔던 적이 있다. 그리 예쁜 얼굴은 아니었는데 고운 피부만으로도 어찌나 예쁘게 보이던지! 그 순간 수시로 뾰루지 산이 솟고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드는 내 피부가 그렇게 원망스럽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피부가 이런 까닭에 피부 건강이나 화장품 등에 관심이 많다. 물론 관심만 많고 게을러서 실천은 거의 안 하지만. 얼마전에는 천연화장품 만드는 과정을 배웠는데, 단순히 화장품을 만드는 방법 뿐만 아니라 우리 피부의 구조와 기능 같은 가장 기초적인 내용과 화장품 재료의 종류와 성질 같은 전반적인 지식을 함께 접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그래서 요즘 피부나 화장품, 아로마 오일에 관해 다룬 책들을 관심을 갖고 찾아보고 있다.

이책 <스킨 스크릿>도 바로 그런 이유로 만나게 됐다. 책표지 윗부분에는 니콜 키드먼을 닮은 듯한(물론 그녀보다는 조금 더 풍만하고 조금 더 눈가 주름이 많지만) 여인네의 사진과 Liz Earle이란 글자가 적혀 있었다. 책제목 보다도 위에 적혀 있던 단어 '리즈 얼'은 바로 영국에서 유명한 뷰티 서적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방송 진행자였고, 현재 자신의 이름을 내건 화장품 브랜드 회사를 운영중인 이책의 저자 이름이었다. 더불어 눈가의 주름에도 불구하고 탱탱한 피부를 자랑하는 사진 속의 그 여인네이기도 했다. (와우!)

'아름답고 건강한 피부미인이 되는 아홉 가지 비밀'이라는 부제처럼 이책은 크게 9개의 꼭지로 구성되어 있다. 피부 요인과 기능, 구조, 타입 등을 다룬 1장을 시작으로 피부에 좋은 식물성 원료들의 종류와 효능, 연령별로 달라지는 피부 상태와 관리 방법, 우리 몸의 부위별 관리법과 사용하면 좋은 화장품들 등을 소개하고 있다. 뒷부분에서는 자외선 차단의 중요성과 문제성 피부의 해결방법, 영양 상태나 운동 등을 통한 건강 상태가 피부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피부의 구조나 식물성 원료들의 소개 부분은 이미 천연화장품 과정에서 접해봤던 내용이라 지루하기보다는 오히려 재미있었고, 연령대별 피부에 관한 부분이나 부위별 관리법 들은 현재 내 상태와 비교해 가면서 필요한 부분을 체크해가며 읽느라  분주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자외선 차단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언급해 놓았고, 나의 가장 큰 고민인 여드름은 물론 습진, 건선(마른버짐), 주사(rosacea) 같은 문제성 피부에 대한 설명과 해결책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책의 후반부에 다다르면 음식과 운동, 수면과 마음가짐 등 보다 본질적인 피부와 건강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피부에 충분한 영양을 공급해줄 건강식과 그 레시피를 소개해 놓았고, 생활 속에서 손쉽게 할 수 있으면서도 효과만점의 간단한 운동법들도 자세히 실어두었다. 거기에 더해 미인은 잠꾸러기라는 말처럼 숙면을 취하는 것과 편안한 휴식을 통해 마음을 편안히 하는 것 또한 피부 건강에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투명하고 탄력있는 피부는 모든 이들의 로망이다. 그런 피부를 갖기 위해 좋은 화장품으로 꾸준하게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외적인 것 못지 않게 내적인 건강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 즉, 좋은 피부를 가지고 싶다면 우선 몸이 건강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책의 저자가 책의 후반부에서 언급한 것처럼 건강한 몸이야 말로 매력적인 피부를 위한 가장 든든하고 확실한 밑거름이다.

A4 크기의 큼지막한 책에 깨알처럼 작은 글자들이 촘촘히 박혀 있어 처음엔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친근한 말투로 자세하게 풀어놓은 피부 이야기들이 읽을수록 재미있었다. 더불어 평소에 궁금한 자잘한 궁금증에 대한 상세한 조언과 정보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가끔씩 의견을 달리하는 부분이 있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친자연주의와 친환경주의적 관점을 견지하는 저자의 입장에 공감하는 부분도 많았다. 피부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유용한 지식들을 적지 않게 얻을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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