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보는 세계사 교실 8 - 현대가 두 얼굴로 나타나다 (1910년~) 마주 보는 세계사 교실 8
정범진 글, 김재홍.김수현 그림 / 웅진주니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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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주 보는 세계사 교실 08 : 현대가 두 얼굴로 나타나다 | 정범진 글 | 김재홍, 김수현 그림 | 웅진주니어(웅진닷컴)


최근 들어 역사의 재미에 관심을 두고 틈틈이 관련 책들을 살펴보고 있는데, 역사가 이렇게 재미있는 학문이었나 싶을 때가 많다. 학창시절 교실에 앉아 선생님이 부르는 대로 밑줄 긋고 별표치며 외웠던 역사가 아닌 좀 더 능동적으로 읽는 역사 이야기는 소설 못지 않게 재미있고 오히려 그보다 더 흥미진진하기도 하다. 생각해보면 그때 역사에 별로 재미를 느끼지 못한 건 전체의 흐름을 잡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다양한 고리로 연결된 인류의 역사를 시험 범위에 따라 토막토막 공부했던 까닭에 가장 중요한 흐름을 놓쳤고, 그래서 그저 수많은 연대표로 채워진 과목으로만 기억되는 것 같다.

인류의 역사는 선사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분위기를 전환시킨 큰 사건과 거기에서 파생된 다양한 일들의 상호작용으로 엮어져 왔다. 한국사든 세계사든 마찬가지다. 그래서 역사를 제대로, 그리고 재미있게 공부하려면 시대를 관통하는 전반적인 흐름들을 파악하고 큰 획을 그은 사건들을 제대로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큰 뼈대만 그릴 수 있다면 그 위에 다양한 살들을 붙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역사를 처음 접하는 어린이들의 경우에는 주요 사건들을 위주로 시대의 흐름을 잘 짚어주는 책을 찾아보면 좋을 듯하다.



초딩인 조카들에게 줄 책을 찾다가 요즘 어린이 도서들의 수준에 새삼 놀랐다. 주요 대상은 어린이들이지만 어른인 내가 봐도 손색없을 정도로 내용이 알찬 책들이 참 많았다. 얼마전 완결된 『마주 보는 세계사 교실 시리즈(웅진주니어)』 또한 그 중 하나다. 초딩 고학년에 접어든 조카에게 줄 세계사 책들을 살펴보다가 이 시리즈를 알게 되었는데, 구성과 내용 등 여러모로 마음에 드는 책이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주는 듯한 친근한 구어체의 문체와 친절하고도 자세한 설명, 내용의 이해를 도와주는 풍부한 사진 자료의 수록은 물론 중간중간 쉬어가는 코너로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 등에 대한 내용들을 수록해 두어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게 책을 읽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마주 보는 세계사 교실』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마주 보는'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전체적으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잡힌 관점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다. 유럽사가 대부분을 차지했던 기존의 서양 우위의 편향된 시점에서 벗어나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동양사와 아프리카, 아메리카 역사에도 골고루 관심을 보이며 동서양의 관점에서 함께 바라보는 세계사를 구성했다. 또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냉전 체제를 다룬 8권의 경우, 자본주의의 장점을 설파하기 보다는 각 체제의 장단점을 살피고자 하는 모습을 보인다.



현대를 다룬 8권을 마지막으로 『마주 보는 세계사 교실』 시리즈가 완성되었다. 선사 시대와 고대 문명에서 시작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지나온 기나긴 여정들과 수많은 이야기들이 각 시대별로 나뉘어 8권의 책들에 가지런히 담겼다. 이번에 출간된 8권 '현대가 두 얼굴로 나타나다'에서는 20세기를 이후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20세기에는 어떤 다양한 사건들이 있었으며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을 만들며 지금에 이르렀에 대해 다루며 지난날을 교훈삼아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다. 





▲ 표지부터 속지까지 줄기차게 등장해 주시는 저 빛나리 아저씨는 뉴~구?
바로 러시아 사회주의 혁명을 성공시킨 레닌이다! (뒤에 또 나오신다!)



▲ 역사는 그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를 되짚고 보고 미래를 가늠하게 해준다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문장.
이책을 읽는 아이들이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가 '글쓴이의 말'에 실려있다.


▲ 책의 차례. 앞으로 다룰 내용들을 사진과 함께 정리해두어 한 눈에 쏙쏙 들어오게 해두었다.


이책의 부제 '현대가 두 얼굴로 나타나다'에서 알 수 있듯이 『마주 보는 세계사 교실 8권』은 상반된 두 가지의 얼굴을 동시에 보여주었던 현대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20세기 이후의 세계 흐름을 바꾼 최대의 사건이자 인류 최대의 재앙이었던 1,2차 세계 대전, 미국과 소련으로 대표되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냉전 체제와 그 틈을 비집고 새롭게 두각을 나타낸 제 3세계의 비동맹주의, 신자유주의의 등장과 사회주의 몰락, 다변화 되는 세계 속에 여전히 인류를 위협하는 문제점과 그것을 풀어가려는 사람들의 노력 등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재미있게 설명되어 있다.




▲ 각 꼭지의 앞에는 전체 내용을 개략적으로 정리해두어 앞으로 만나게 될 내용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 책의 내용이 어느 시대에 해당하는지 막대 그래프로 표시해 한 눈에 알 수 있다.


▲ 새로운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먼저 앞의 내용을 간략히 정리해주어 곧 이어질 내용의 이해를 도와 준다.


▲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풀어쓴다고 해도 관련 용어나 인명, 지명 등은 그대로 쓸 수 밖에 없는 법.
그런 경우에는 그 단어 옆에 *표시를 해두어 왼쪽 옆에 따로 자세한 설명을 달아두었다.



▲ 다양한 사진 자료들을 풍부하게 실어 아이들로 하여금 책 속 내용을 좀 더 실감나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마틴 루터 킹 목사, 체 게바라 같은 역사적 인물은 물론
아폴로 우주선 발사나 베를린 장벽 철거 같은 역사적 현장을 수록해 두었다.


책은 크게 1차 세계 대전, 2차 세계 대전, 냉전 시대와 비동맹주의, 사회주의의 몰락과 새로운 세계화 시대의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단락에서 다룰 내용을 미리 개략적으로 소개하고, 앞서 살펴본 내용을 다시 한 번 정리해 주어 흐름이 이어질 수 있게 해준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고 있지만 어려운 용어나 낯선 이름이나 지명 등이 나올 때가 있는데, 이럴 때는 따로 주석을 달아 친절하게 설명해 놓았다. 전쟁시 사람들의 모습이나 아폴로 우주선의 발사 현장 등 내용과 관련된 사진이나 그림 등의 자료를 풍부하게 수록해 설명만으로는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준다.





▲ 각 소단락의 마지막에는 '클릭! 역사속으로'라는 작은 꼭지를 두어 역사적 인물에 대해 알아본다.
멕시코 혁명 정신을 벽화에 옮긴 멕시코의 디에고부터 자신이 찍은 비디오로 지구 반대편의 어린이를 도운 크레이그까지
그 시대를 살아간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 대단락의 마지막에는 '아, 그렇구나!' 꼭지를 두어 역사적으로 중요한 개념이나 원리를 한 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해 놓았다.
앞선 설명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이들로 하여금 사고의 폭을 넓히는데 도움을 준다.


소단락의 마지막 부분에는 헬런 켈러, 사르트르, 티토, 전태일 등 그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꼭지를 두었고, 큰 단원이 끝나면 앞서 다루었던 중요 개념이나 원리를 한눈에 들어오게 그림으로 정리해 두어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게 해준다. 모든 이야기를 마친 후 '보태는 말'을 통해 글쓴이는 이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어떤 마음가짐으로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세계를 함께 꿈꾸고 함께 만들어 갈 때, 그것이 새로운 역사가 된다(231쪽)'는 말처럼 희망을 강조하는 당부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 20세기 이후 각 대륙별 사건들이 연표로 정리되어 있다.
왼쪽에는 19-20세기 정보ㆍ통신의 역사를 그림으로 설명해 두었다.



▲ 특히나 이런 책에서 없으면 아쉬운 찾아보기 꼭지! 갑자기 궁금해지면 여기를 찾으라규! ;)


책의 뒷부분에는 20세기 이후 일어난 주요 사건을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 4개의 대륙별로 나누어 연도별로 정리해 둔 '연표'가 실려있다. 각 대륙의 20세기를 한번에 정리할 수 있게 해두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 부분에는 '찾아보기'를 두어 각종 용어들을 자음 순서대로 정리해 두었다. 갑자기 어떤 내용이 알고 싶을 때 일일이 찾으려면 속 터지는데, 그럴 때 찾아보기 꼭지를 이용하면 바로 게임 끝이다. 간과할 수 있는 이런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챙겨주는 배려가 고맙다.





『마주 보는 세계사 교실』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마주 보는'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전체적으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잡힌 관점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다. 유럽사가 대부분을 차지했던 기존의 서양 우위의 편향된 시점에서 벗어나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동양사와 아프리카, 아메리카 역사에도 골고루 관심을 보이며 동서양의 관점에서 함께 바라보는 세계사를 구성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냉전 체제를 다룬 8권의 경우, 자본주의의 장점을 설파하기 보다는 각 체제의 장단점을 살피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더불어 이책은 사건 그 자체 뿐만 아니라 사건이 일어나기까지 그것을 둘러싼 직ㆍ간접적인 원인과 배경을 상세하게 설명해주어 사건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연도와 사건을 외우는 단순 암기가 아니라, 인과 관계를 통한 완전한 이해를 바탕으로 역사적인 사건들을 기억하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역사의 전체적인 흐름을 짚어가며 스스로 정리할 수 있게 이끌어준다는 점이 이책의 또다른 장점이다.

조금 더 욕심을 부려 보자면, 나라별로 충돌이 있는 부분을 다룰 때 당시의 세계 정세를 표시한 '세계 지도'를 간략하게나마 같이 실어두면 하는 바람이 있다. 세계 지도를 보며 이름으로만 접했던 나라의 위치를 익힐 수도 있고, 또 주변국과의 관계 등을 통해 각 나라의 상황을 더 확실하게 인지할 수 있지 않을런지.


친절한 설명과 다양한 사진들로 구성된 『마주 보는 세계사 교실』 시리즈는 세계사를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게 도와주는 멋진 책이다. 책에는 나이 제한이 없고 각자 능력에 따라 소화하는 만큼 누가 보든 큰 상관은 없지만, 책에 사용된 용어나 개념 등의 수준을 생각할 때 『마주 보는 세계사 교실』 시리즈는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의 어린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가끔은 초등학교 아이들이 이런 내용까지 이해할 수 있을까 싶은 내용들이 있기도 하지만, 처음부터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반복해서 읽고 생각하면서 점차 깨달아 갈 수 있으니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알찬 내용과 구성은 어른들이 읽어도 손색이 없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으면서 각자의 생각을 나누어 보는 것도 이책을 읽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 『마주 보는 세계사 교실』 시리즈 (전 8권)  

01 고대 문명이 꽃피다
02 비단길이 번영을 이끌다
03 세계 제국이 등장하다
04 지구촌 시대가 열리다
05 아시아와 유럽이 서로 다투다
06 석탄과 기계가 세계를 지배하다
07 새로운 변화와 도전이 시작되다
08 현대가 두 얼굴로 나타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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