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보다 쉬운 요리책 - MBC 여성시대 요리선생님 우영희의
우영희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요리연구가 '우영희'를 알게 된 것은 요리채널의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우영희의 아름부엌'을 통해서다. 수많은 케이블 채널을 전전하다 우연히 요리채널에 잠시 머물렀고, 그때 마침 우영희 님의 요리강좌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 프로그램의 열혈 애청자도 아니고 그저 잠시 스쳐갔을 뿐인데 그 이름이 아직 내 머리에 남아있는 걸 보면 잠깐의 모습이 아주 강렬했나보다. 아니면 그때 만들고 있던 요리가 너무 먹고 싶었던지;

워낙 요리랑 안 친한 인간인지라 이 나이가 되도록 어머니께서 해주신 음식만 낼름 받아먹고 설거지로 연명했는데 이젠 슬슬 주변의 눈빛이 심상치가 않다. 예전엔 이 정도는 할줄 알아야 되지 않냐고 구박하면 만드는 건 별로라도 잘 먹어줄 수 있고 설거지는 또 잘 할 수 있으니 나중에 요리 잘하는 남자 만나면 되지 않냐고 반박하고 했었다. 그런데 요리 잘 하는 남자는 고사하고 아직도 싱글이니; 이젠 그런 핑계가 더이상 먹히지도 않는 슬픈 상황이다. 그래. 하면 될 거 아니냐. 뭐, 나라고 못할쏘냐. 요리책을 뒤적여본다. 그리고 그때 눈에 띈 이름이 바로 '우영희'였다.

라디오보다 쉬운 요리책? 요리책 제목치곤 좀 특이한데?하며 펼쳐보니 그녀가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인 <여성시대>에서 요리코너를 진행하고 있단다. 그것도 아주 인기만점으로. 그래서 라디오 방송보다 쉽게 볼 수 있는 요리책이란 뜻으로 지은 제목인 듯 하다. 당연히 눈으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요리 강의를 귀로 듣는 라디오에서 진행하다니.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요리를 좀 하다보면 레시피만 있어도 어느정도 감을 잡을 수 있다는 언니의 말을 생각해보면 그리 낯선 발상은 아닌 듯도 하다(아직 라디오 방송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어쩌면 그녀의 말을 따라 머리 속에 상상하는 요리는 더 멋질지도 모르겠다.

우영희의 <라디오보다 쉬운 요리책>은 사진 속 그녀의 모습 만큼이나 예쁘고 단아한 책이다. 솔직히 표지는 그리 눈에 띄지 않아 눈길이 쉽게 머물지 않았지만 책을 펼쳐보니 느낌이 또 다르다. 책 속 구성이 깔끔해서 눈에 쏙쏙 들어온다. 또한 다양한 종류의 요리 방법을 담아 요리의 세계로 초대한다. 일상에서 가장 자주 먹는 것들이기에 더욱 중요한 국물과 반찬은 물론 아이들과 남편, 어른들을 위한 간식과 영양요리, 손님 접대용 중국요리와 서양요리 등이 풍성하게 담겨있다. 

상세 설명으로 들어가면 한 면엔 한껏 뽐내고 있는 음식 사진이, 다른 면엔 요리 방법이 적혀있다. 덤으로 귀퉁이 한 쪽엔 약간의 팁도 얹어준다. 각 단락의 중간중간엔 보너스 정보로 국물 맛내기, 양념 만들기, 영양간식, 애피타이저와 디저트 등에 대한 비법 등도 수록해놓아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며 준다.

자주 접하는 낯익은 요리부터 새롭고 특이한 요리까지 주제별로 골고루 실어놓은 <라디오보다 쉬운 요리책>은 표지 속 그녀의 모습처럼 차분하고 상냥하다. 펼쳐볼 때마다 입안 가득 침이 고이고 당장 뭔가 만들어보고 싶어 손가락이 근질거린다. 이게 요리책만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책을 넘기며 찜해뒀던 요리를 조만간 한 번 만들어봐야지. 그게 제대로 안되면 만들어주십사(;;) 재롱이라도 떨어야겠다. 입맛 다시게 하는 그녀의 요리책처럼 맛깔스럽게 진행한다는 그녀의 라디오 방송도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들어보고 싶다. 귀로 듣는 요리가 어떤 감흥을 줄지 무척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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