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아의 감성사진 - 세상에서 제일 멋진 감성사진 찍는 법
레아 지음 / NEWRUN(뉴런)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이책을 펼쳐 한참을 본 뒤에야 알았다. 아하~ 레아! 그랬다. 내가 블로그 스킨에 깔며 좋아했던 사진들 몇 장 기억났다. 그리고 그 밑에 적혀있던 스킨작가 '레아'라는 이름도. 그녀였구나. 새삼 책 속의 그녀 사진들이 정겨워진다. 내가 좋아했던 블로그 스킨의 사진들을 찍었던 작가가 낸 책이라고 생각하니 갑자기 혼자만의 친밀감이 물씬 밀려든다. 네이버 블로그로 이사하면서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를 접은지 오래라 그녀의 유명세를 직접 느껴보진 못했지만, 싸이에서 그녀의 사진으로 만들어진 스킨의 인기가 대단한 모양이다. 하긴 그녀의 사진을, 누구나 좋아할 것 같은 그 사진을 보면 그 인기가 어느정도 이해된다. 

<레아의 감성사진>은 싸이월드를 중심으로 네이버와 세이클럽 등에서 스킨 작업을 하며 제법 유명세를 얻고 있는 사진작가 레아가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다. 감성사진이란 제목에 걸맞게 안개낀 대관령 양떼 목장의 책표지가 무척 근사하다. 책속에는 그녀의 손에 잡힌 달콤하고 산뜻한 여러가지 감성의 조각들이 한 장의 사진이 되어 모습을 드러내고, '사진은 감성이다'라고 외치는 그녀의 생각들이 활자화되어 사진 곁에 박혀있다. 또한 겉모습만 보고 단순히 포토에세이라고 여겼던 나의 생각을 비웃듯 이책에는 적지 않은 지면을 감성사진을 찍는 사진 테크닉에 대해 할애하고 있다. 물론 어떤 내용이든 사진과 함께 머무른다.


<레아의 감성사진>은 크게 '만남, 이야기, 기법, 색칠, 리터치'를 주제로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다. '만남'은 감성사진과의 만남을 앞둔 가벼운 준비단계로 그녀의 사진들과 짧막한 글로 이루어져 있고, '이야기'는 그녀가 추구하는 '감성사진'에 대해 진지한 생각들이 담겨있다. '기법'은 사진을 찍을 때 필요한 기술적 테크닉, 즉 원하는 사진을 위해 카메라를 다루는 방법이 실려있다. 사진이라곤 자동카메라로 마구 찍어대는 게 전부인 나같은 문외한에겐 이 단락에 등장하는 전문적 용어가 쉽지는 않았지만, 전문적인 기술에 주력하기보다 사진 속에 감성을 담아내기 위한 기본적인 테크닉 정도만 언급하는 터라 큰 어려움없이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테크닉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으로 표현되는 사진들을 보는 것도 즐거웠다.

'색칠'은 사진 속 색감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 부분은 '기법'과 어느정도 연장선에 있지만, '감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해내는 점이 색채라는 걸 책 속 사진들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색깔에 따라 분위기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마지막 단락인 '리터치'에서는 열심히 촬영한 사진들을 포토샵으로 좀 더 멋지게 보정하는 방법을 다루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던 단락이었는데, 그간 잊었던 여러 기능들에 대한 기억들이 다시 살아나 읽는내내 즐거웠다. 사진 보정에 대해 많은 팁을 다루지는 않지만 초보자도 포토샵을 이용해 쉽게 멋진 사진으로 변신시킬 수 있는쉽고 유용한 팁들이 제법 담겨있다. 책 속의 책으로 촬영테크닉북이 별책부록으로 달려있다(오호~ 요즘 중고생들 문제집의 답안지처럼 따로 뜯어낼 수 있게 편집되어 있다).


이책을 보다보면 그녀의 사진 스킨이 왜 큰 인기를 누리는지 알 것 같다. 같은 사물을 보면서도 작가의 시선에 따라 다른 사진을 찍어내는 것처럼 감성을 외치는 레아의 카메라는 평범한 일상의 모습에서 각양각색의 감성들을 카메라로 흡수한다. 사진 속에 그녀의 느낌들이 방울방울 맺혀있어 사진을 통해 렌즈 밖 그녀의 이야기가 들리는 듯 하다. 그녀의 사진에서 팬시적인 느낌이 강한 경향이 없진 않지만, 그런 것들 외에도 구수한 사람 냄새나 소탈한 일상의 모습들도 적잖게 만날 수 있다. 그녀가 생각하는 감성이란 느낌이 살아있는 사진을 말하는 것이니까.

<레아의 감성사진>은 사진집이면서 에세이이고, 사진기술에 대한 책이다. 그 세가지가 함께 공존한다. 그래서 어느 한 부분만을 강하게 원했던 독자라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 권의 책을 통해 여러 이야기를 골고루 맛보기를 즐기는 독자라면 맛난 책읽기를 할 수 있는 책이다. 나는 후자였는데, 사물을 바라보는 그녀의 느낌들이 촉촉하게 담긴 사진들과 글들은 즐기는 마음으로, 사진에 대한 간략한 기본 지식과 테크닉, 보정팁 등은 새로운 지식을 배운다는 마음으로 읽었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이책은 여러 내용을 한 권에 다루려다 보니 폭이 넓어지는 반면 깊이는 얕다. 깊이보다 넓이를 즐기는 독자라면 충분히 즐거운 책읽기를 할 수 있을 듯 하다.


다만.. 책의 곳곳에 '감성'이란 단어를 너무 자주 사용해 나중엔 조금씩 식상하게 느껴진다. 너무 남발하지 않고 적절히 사용했더라면 '감성'의 그 느낌이 충분히 끝까지 유지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주제가 '감성사진'이니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따지고 보면 내 리뷰도 온통 그말의 반복이긴 하지만; -.-;) 더불어 사진에 비해 글이 조금은 심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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