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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의 마음가짐 ㅣ 마쓰시타 고노스케 경영의 지혜
마쓰시타 고노스케 지음, 양원곤 옮김 / 청림출판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마쓰시타 고노스케를 알게 된 건 얼마되지 않았다. 어느 기사에서 읽은 그의 말(밑에 인용된 말)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던 까닭에 그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너무나 대단한 인물이었다.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를 중퇴하고 가계 점원으로 일을 시작한 그는 마쓰시타 전기를 설립한 뒤 뛰어난 경영 이념과 감각, 통찰력으로 마쓰시타 전기를 세계적 기업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우리에게 익숙한 내셔널(national), 파나소닉(panasonic) 같은 상표가 마쓰시타 전기에서 나온 것들이라고.
허약하고 가난하여 학업을 포기해야 했던 그는 훗날 자신의 성공비결을 이렇게 말했다. "집이 가난했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세상의 쓴맛을 맛볼 수 있었고, 몸이 약했기 때문에 남에게 부탁하는 법을 배웠다. 학력이 모자랐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 모두를 스승으로 여기고 가르침을 구했다. 이렇듯 내게 주어진 운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무의식 중에도 긍정적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길이 열렸을 것이다. (책날개 소개글 인용)" 자신에게 주어진 고난에 좌절하지 않고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로 역경을 기회로 바꾼 고노스케는 현재까지 가장 존경받는 경영자 중의 한 명으로 손꼽히고 있다.
<사원의 마음가짐>, <사업의 마음가짐>와 함께 '마쓰시타 고노스케 경영의 지혜 시리즈'로 출간된 <경영의 마음가짐>은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경영철학을 담고 있다. 책은 크게 두 개의 꼭지로 나뉘는데 1부 경영의 마음가짐에서는 경영의 기본과 인사관리에 관해, 2부 실천 경영 철학에서는 경영을 함에 있어 앞 일을 예견하고 대책을 강구하는 등의 실제적으로 필요한 사항들에 대한 고노스케의 조언이 담겨 있다. 각각의 내용은 한 장에서 한 장 반 정도의 분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부 내용은 각 단락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제목으로 밝혀놓아 책을 순서대로 읽거나 특히 궁금한 부분만 찾아서 읽어도 좋다. 더불어 각 단락의 아래에는 핵심내용을 다시 한 번 강조해 독자로 하여금 그것을 되새길 수 있게 해준다.
사실 처음엔 책의 구성을 보고 살짝 당황했다. 큰 주제를 담아 서술할 거라는 기대와 달리 마치 '~하는 100가지 방법'과 같은 책들처럼 '~하자'는 제목을 단 짧은 내용의 글들이 늘어서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큰둥했던 첫느낌과 달리 책을 읽을수록 고노스케의 진심어린 경영철학이 그대로 느껴져 더이상 구성 따위는 문제가 안되었다. 아니, 오히려 각 단락에서 고노스케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지, 어떤 것을 강조하는 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 도움이 되기도 했다.
1장 경영의 마음가짐에서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경영은 꼭 오너가 해야하는 것은 아니니 필요에 따라 전문경영인을 등용하고, 고객이 불평할 때가 최상의 마케팅을 펼쳐 고객과의 신뢰를 더욱 두텁게 하여야 하며, 재난이 있을 때는 문제점을 찾아 개선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자기 직원을 신뢰하고 사랑해야 사업도 더욱 잘 되며, 경영에 있어 자만은 금물이니 끊임없이 조언을 구하고 토론을 즐기고, 그와 함께 자유로운 의견이 오고 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 중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아무리 오랜 신용도 한 순간의 실수로 무너질 수 있으니 매번 새로운 신용을 쌓아야 한다는 것과 새로운 일을 할 때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겸허한 자세로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 아무리 오랫동안 쌓아온 신용도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짓는 데 몇 년이 걸린 건물도 부수는 데는 3일이면 충분하다. 이처럼 무너지기 쉬운 과거의 신용만 붙들고서 앞으로의 경영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항상 손님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미래 무엇을 원할지 잘 살피고 이에 걸맞는 새로운 신용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자기의 상품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는 요체다. (35쪽)
2장 실천 경영 철학에서는 기업은 올바른 경영 이념이 있어야 하고, 인간 중심으로 경영해야 하며,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은 사회에 해를 끼치는 기업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개인 기업도 넓게 보면 공적활동이니 사명감을 가져야 하고, 성공했을 때는 운의 덕으로 돌려 교만에 빠지지 말고 실패했을 때는 내 탓으로 돌려 실패의 원인을 찾아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하며, 마지막으로 여러 사람의 지혜를 모으는 '중지경영'으로 성공의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그의 말은 마쓰시타 전기를 세계기업으로 만든 그만의 경영 철학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마스씨타 고노스케가 왜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지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지만 근본적으로 인간의 생활을 향상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므로 올바른 경영이념을 가지고 올바르게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항상 겸손한 자세로 사원들과 전문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사원과 거래처, 소비자들을 배려하는 인간 중심의 경영을 하는 그의 모습은 지금 기업을 운영하는 수많은 경영자들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이 책을 통해 우리의 기업인들도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경영의 지혜를 빌어 겸손과 배려의 마음을 잃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인간 중심의 올바른 경영을 해주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