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 삶이 가져다준 위대한 선물
구웨시안 엮음, 강성애 옮김 / 가야북스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친구.라는 그 이름만으로도 너무 푸근한 느낌이 들어 읽기 시작한 책이다. 구웨시안.이란 이름이 붙어 있어 한 사람이 친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적은 글인줄 알았는데 여러 사람들의 글들을 모아 만든 책이었다. 책을 읽다가 조금 놀라 다시 자세히 보니 구웨시안 지음.이 아닌 편저.라고 적혀 있다;; 책의 앞머리에 그에 관한 짧은 언질이라도 주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서문에는 친구라는 존재에 대한 엮은이의 간단한 감상만이 간단하게 적혀있을 뿐이어서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나처럼 오해하는 사람이 없을 지는 몰라도 말이다;;)

이 책은 평범한 사람들이 직접 겪고 느낀 친구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짧게는 한두 장에서 길게는 대여섯 장까지 되는 분량들인데 대충 수기모음집 정도를 떠올리면 될 듯 하다. 글쓴이를 본명이 아닌 필명으로 표기해 놓아서 그들의 국적과 인종, 나이 등은 전혀 알 수 없지만 중국을 비롯 여러 나라의 사람들의 글이 함께 실린 듯 하다. 글들을 5 개의 주제로 분류하여 싣고 있는데 내가 보기엔 그 분류의 주제는 별다른 의미가 없는 듯 하다.

친구에 관한 이야기가 빼곡하게 실려있는 책을 통틀어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가장 먼저 읽었던 베트남 고아원 아이에 관한 이야기였다. 책의 뒷표지에도 일부분이 실려있는 이 글은 작은 아이의 행동을 통해 '친구'의 의미를 다시금 새기게 해준다. 자신이 죽을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친구를 위해 선뜻 피를 나눠주는 아이, '내 친구이니까요!'라는 간단한 말 한 마디로 그 모든 마음을 압축해버리는 그 아이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지지 않을 수 없었다. (버스 안에서 읽다가 참으로 민망했다;; ^ ^;;)

조금씩 나이가 들어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우리는 예전보다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며 지낸다. 그러나 무수히 아는 사람들 중에 자신있게 '내 친구'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솔직한 내 마음과 걱정을 털어놓고 위로를 받을 수 있고, 내가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나를 믿어주는 그런 친구가 몇 명이나 될까. 풍요속의 빈곤이라는 말처럼 수많은 아는 사람 중에 '친구'를 찾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그래서 때때로 씁쓸한 기분이 들곤 한다.

- 당신이 성공했을 때 나팔을 불어주며 함께 기뻐해주는 사람은 아는 사람이다. 하지만 당신이 실의에 빠졌을 때 따뜻한 말로 위로해주며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은 친구다. (64 쪽)

한 평생에 '진정한 벗'을 한 명만 만나도 그는 행복한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진짜 친구'를 만나기 힘들다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진실한 친구는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다. 상대가 내게 좋은 친구가 되길 바라기 전에 내가 먼저 상대에게 좋은 친구였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진심으로 상대방을 대한다면 그들도 언젠간 나의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힘이 되어주는 존재 친구. 이 책은 그런 친구라는 존재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기회를 주는 책이었다. 단편의 에세이들이 모인 책이라 읽어 내려가는 데도 별다른 무리가 없다. 커피 한 잔 옆에 두고 내 친구를 떠올리며 한가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