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선물 - 제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199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동생이 재미있게 읽는 모습을 보고 나도 읽게 되었는데

한 영악한 12세 소녀 진희의 시선으로 바라본 어른들의 모습이 표현되었다.

이 소설은 웃음이 있지만 그 웃음의 내면에는 눈물이 있다.

소설중간중간에 가슴을 찌르는 말들은 놓치고 싶지 않다.

가끔 일기를 쓰거나 글을 쓸일이 있을때 내 맘속에 어지럽게 널려진 말들을 정확히 표현하기 힘들때가 있다.

그런데 작가들은 아무렇지 않게 깔끔하게 청소된 느낌의 책을 내놓는다.

그래서 대리만족을 느끼며 그리고 부러움을 느끼며 책을 읽곤한다.

한장한장에 쏟는 정성도 대단하겠지만.

그 창작의 고통까지는 생각하고 싶진 않다. 그저 공감을 느끼는 그 표현에 대해 표시를 하는것.

가끔 심심할때 그 부분을 읽으며 음미하는 것..그런것 역시 작가의 고통에 대한 보답이 아닐까 싶다.

요즘 기분 상태에 이 소설을 읽으며 반영되었을진 모르겠지만.

마지막 부분에선 숨이 턱 막혔다.

왜그리 슬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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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87

슬픔. 그렇다. 내 마음속에 들어차고 있는 것은 명백한 슬픔이다.

그러나 나는 자아속에서 천천히 나를 분리시키고 있다. 나는 두개로 나누어진다.

슬픔을 느끼는 나와 그것을 바라보는 나. 극기 훈련이 시작된다.

바라보는 나는 일부러 슬픔을 느끼는 나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찬물을 조금씩 끼얹다보면 얼마 안가 물이 차 갑다는 걸 모르게 된다.

그러면 양동이째 끼얹어도 차갑지 않다.

슬픔을 느끼자. 그리고 그것을 똑똑히 집요하게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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