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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버섯을 관찰합니다 ㅣ 나는 오늘도 관찰합니다
헤르트얀 루버르스 지음, 웬디 판더스 그림, 신동경 옮김, 정다운 감수 / 판퍼블리싱 / 2024년 5월
평점 :
어렸을 때 나는 버섯을 좋아하지 않았다. 특유의 독특한 향과 식감, 생김새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부모님은 엄청 좋아하셨기 때문에 버섯 사전이 늘 차에 있었고 직접 채취하기도 하셨다. 온갖 다양한 버섯을 채취해서 버섯 찌개를 끓여주시는 날은 정말 최악인 날이었다. 싸리버섯, 밀버섯, 능이버섯 등 요상한 버섯이 왜 이렇게 종류도 많은지 의아했던 것 같다.
이 책을 편 순간, 그런 옛날 추억의 버섯이 많이 등장하여 참 반가웠다. 버섯을 보면 어쩜 이렇게 다양하게 생겼나 신기하기도 하다. 아마 식물이 아니기에 더 다양한 생김새를 갖는 건 아닐까? 이 책은 버섯이 곰팡이라고 말하고 있다. 단순한 점과 실처럼 보이는 곰팡이와 말랑말랑한(아닌 버섯도 있지만) 버섯이 같은 물체라는 건 참 신기한 일이다. 버섯이 분해자로 분류되는 것은 알았지만, 식물을 좋아하는 곰팡이, 고기를 좋아하는 곰팡이, 똥이나 털, 깃털, 발굽과 같은 그 누구도 해결할 수 없을 것만 같은 것도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이 참 신기했다. 그 외에 또 신기했던 것은 곰팡이가 식물을 키우기도 하고, 동물을 먹이기도 한다는 점이었다. 대체로 내가 제일 쉽게 접하는 곰팡이는 빵이나 귤에 생기는 곰팡이이기 때문에, 나에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곰팡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푸른곰팡이 덕에 항생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 곰팡이가 핀 바이올린이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것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 것을 알게 되어 좋았다.
마지막으로 버섯에 대해 탐구하고 분류해볼 수 있는 활동이 제시되어 좋았다. 내가 어떤 곰팡이를 닮았는지 테스트까지! 참 귀여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