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권의 한나라 이야기> 1권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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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의 한나라 이야기 1 - 진시황과 이사 - 고독한 권력 ㅣ 김태권의 한나라 이야기 1
김태권 글.그림 / 비아북 / 2010년 4월
평점 :
무지 재밌다. 중국 역사가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줄을 이제야 알다니! 그 유명한 삼국지도 완독하지 못한(부끄럽기 그지없는) 20대 후반의 여성 독자인 내가, 중국 역사나 고전에 대한 화제가 나오면 아는 척도, 모르는 척도 하지 못한 채 고개만 주억거렸던 과거를 이제야 날려버릴 수 있게 되었다.
10대 학창시절에 이문열의 삼국지가 돌풍을 일으키면서부터 은근한 괴로움을 느꼈다. 너무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는데다가 툭하면 전쟁에 돌입하는 중국 역사서는 이해를 하기도 어려웠고 재미도 없었다. 사실 삼국지연의는 허구성을 가미하여 흥미를 배가시킨 소설인데도 그랬다. 스스로 책을 좋아하는 줄로 알고 컸던지라 남들은 다 '재밌다'고 얘기하는 책에서 전혀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김태권의 한나라 이야기>는 이렇게 남들 모르는 괴로움을 안고 성장한 성인들에게도, 그리고 청소년들에게도 권할 만하다. 특히 나와 같이 전쟁사에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면 중국의 역사가 흥미진진하다는 주변의 이야기에 동의하기 어려웠을 텐데, 이 책에서는 전쟁 장면만을 부각시키지 않은 채 간결하고도 선명하게 역사 속 인물들의 캐릭터를 드러내보이고 있어 재미있을 뿐더러 복잡한 역사가 한번에 정리되는 느낌이다.
페이지 하단부에 자리한 주석들은 책을 두 번 읽게 만든다. 두 번, 세 번 읽을 때 더 재미있다. 1권은 '진나라'를 주로 다루고 있어 <한나라 이야기>라는 책 제목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지만, 뒷 내용이 궁금하기 그지없으니 에피타이저로서의 역할은 톡톡히 수행했다 하겠다. 이 분야에는 그야말로 문외한이었던 내가 <사기>를 읽고 싶어졌을 정도. '허구'가 아닌 '사실'을 기반으로 이렇게 무협지 뺨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안 그래도 흥미진진한 중국 역사가 김태권의 출중한 능력을 만나면 어떻게 되는지, 꼭 책을 열어보고 확인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