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꼭 가봐야 할 여행지 100 - 여행박사 정보상의 그림 같은 유럽여행지 100곳 꼭 가봐야 할 여행지 100
정보상 글 사진 / 상상출판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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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과 영국, 스위스,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체코와 터키까지 총 100군데의 엄선된 여행지의 정보가 실려 있다. 여행지의 음식, 숙박, 교통 편 등의 관광 정보가 아니라 이 곳만은 꼭 들러봤으면 좋겠다 라는 저자의 추천 장소들인데 그곳의  느낀점과 역사 그리고 현지 사람들의 숨결을 접할 수 있는 곳들이다. 100군데나 되니 정말 많다고도 느껴지지만, 이것도 추리고 추려서 모은 것이니 꼭 이 책에 실리지 않았더라도 더 좋은 곳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다만 저자가 추천한 장소들은 평소 가보고 싶던 곳이나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곳이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운 곳들인지라, 유럽 여행을 한다면 꼭 가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에펠탑 3층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샤요 궁과 센 강-

 

패션과 문화의 나라 프랑스를 대표하는 건축물은 많겠지만 그 중에서도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을 빼놓을 순 없다. 처음 에펠탑이 만들어 졌을 땐 안전성과 흉물스런 외관 때문에 파리 시민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고 철거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만약 라디오 방송을 위한 안테나로서의 가치만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 에펠탑을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 모파상은 에펠탑을 보는게 싫어서 에펠탑 1층 식당에서 식사를 자주 했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을만큼 파리 곳곳에서 볼수있는 에펠탑은 시민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골칫덩어리 였다. 하지만 지금은 파리를 넘어 프랑스의 상징으로까지 유명해졌고, 이와 비슷한 현상을 일컬어 '에펠탑효과'로 까지 불리우게 됐으니 미운오리 새끼에서 백조가 된 케이스이다.

 

개선문과 퐁피두 센터, 베르사유 궁전 등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과 프랑스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장소들이 적절하게 분배되어 소개되고 있는데 프랑스와 이태리, 그리고 스페인이 이 책의 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만큼 볼거리도 많고 저자가 생각하기에 추천하고 싶은 장소가 많은 나라들 인가 보다.  

 

-스페인 광장과 트레비 분수-

 

로마에 가면 꼭 가는 장소가 바로 스페인 광장과 트레비 분수가 아닐까 싶다. '로마의 휴일'의 오드리 헵번을 기억하는가. 지금 봐도 사랑스럽고 귀여운 공주가 광장 계단을 내러오며 아이스크림을 먹는 장면은 전세계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이 곳에 오면 꼭 해야 할 리스트에 포함시키게 만들었다. 그리고 다시 로마를 찾아올수 있도록 기도하면서 동전을 던지고, '진실의 입'조각상에 손을 넣는다. '로마의 휴일'을 어릴 때 보면서 공주와 기자가 이루어지지 않은 게 참 속상했는데,나이가 들고보니 오히려 그러지 않아서 영화가 더 아름답고 오래 기억되는게 아닐까 싶었다.

 

스페인 광장은 '이탈리아인이 설계하고 프랑스인이 지불하고 영국인이 배회하다 지금은 미국인들이 점령하고 있다'고 표현한다는데, 왜 이탈리아에 있는 장소에 스페인 이라는 나라이름이 붙은 걸까 궁금했다. 이유인 즉 17세기에 교황청 스페인 대사가 이곳에 대사관을 두면서 이름 지어졌다는데, 생각보다 김 빠지는 유래였다. 뭔가 대단한 이유가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다. 아무튼 광장 한가운데에는 베르니니와 그의 아버지가 설게한 바르카치아 분수가 있다.

 

로마거리에 간다면 꼭 먹어야 하는게 젤라또(아이스크림)이다. 로마 관광 사진을 볼때마다 관광객들 손엔 대부분 젤라또가 있는데, 트레비 분수에서 판테온으로 가는 길목 국회 하원의사당 부근에 있는 '지올리띠'는 110년 된 곳으로 로마에서 가장 유명한 젤라테리아 중 하나라고 하니 꼭 가봐야겠다. 종류가 무려 100여 가지라고 하는데 베스킨라빈스와 비교하면 골라먹는 재미가 3배는 되는 셈이다. 그곳의 최고 인기메뉴는 리쏘로 더블컵이 3.5유로 정도로 비싸지만 맛있다고 하니 돈 아끼지 말고 사 먹자! 기껏 외국나가서 한국 컵라면이나 먹고 올게 아니라면 말이다.

-바르셀로나의 대표적 명소인 성가족 성당-

 

가우디가 기도와 명상을 위한 신의 집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아 지은 곳인 성가족 성당. 가우디에 관한 책을 읽을 때마다 가장 인상깊게 보는게 바로 이 곳인데 엄청난 규모가 사람들을 압도시키고 각 건물의 의미가 담겨져 있기 때문에 정보를 알고보면 더 대단하게 느껴지는 건물이다. 계단의 작은 장식 하나까지도 소홀함이 없는 정성이 느껴지는 이 곳은 약 120년 전에 착공했지만 아직도 공사가 진행중이라고 하니 완성 되는 날이 언제 일지, 오긴 올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1882년 프라니스코 데 파울라 델 빌라의 설계로 처음 지어지기 시작했으나 1년 반 뒤에 가우디가 넘겨받으며, 자신의 대표작이 될거라 판단해 온 힘을 다해 성당 건축에 매달렸지만 결국 마지막도 못 보고 죽은 가우디는 현재 이 곳 지하에 잠들어 있다. 관광객들은 12개의 종탑 중 완성된 8개의 종탑으로 올라갈수 있다고 하는데 지하에는 성가족 성당의 연혁과 초기 디자인, 기술적 배경 등 성가족 성당 130년의 역사를 볼수있는 박물관이 있다고 하니 두루두루 구경하기 좋은 곳이다.

-세계 최대 규모이자 인류문화의 보고 대영박물관-

 

파리 루브르 박물관과 쌍벽을 이루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박물관이자 세계 최초의 공공 박물관인 대영박물관은 전시된 유물의 양이 얼마나 많은지 대충만 훑어봐도  사나흘은 족히 걸린다고 하니 일정이 빠뜻한 여행객들은 아무래도 다 보기는 힘들 것 같다. 많이 본다고 기억에 오래 남거나 감명을 받는 것도 아닐테니 관심있는 분야의 유물을 보는게 가장 좋은 방법 같다.

 

이 곳이 탄생하게 된건 18세기 영국의 학자이사 의사였던 한스 슬로언 경이 수집한 약 8만 점의 유품을 기증하면서 부터이다. 개인이 8만점이나 되는 유물을 모은 게 놀랍기도 하고, 그 유물들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모았는지도 궁금해진다. 그 후로도 많으 유물들을 기증받기도 했는데 식민지 시대에 가져온 것도 많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입장료를 따로 받지 않고, 입구에 마련된 기부금 상자에 넣고 싶은 만큼 넣으면 된다고 한다. 

 

세 개 층에 걸쳐 94개의 전시실로 나뉘어져 있는데 2000년엔 한국관도 생겨 빗살무늬토기와 신라시대의 금관, 분청사기, 정선의 산수화등이 전시되어 있다고 하니 괜히 반가웠다. 한국에서 보는 거와 외국 박물관에 전시된 걸 보는거랑은 그 느낌이 다를 것 같다. 대영 박물관의 하이라이트 장소를 꼽으라고 한다면 '그리스, 로마 전시실'이라고 하는데 파르테논 갤러리라고 부를 정도로 파르테논 신전의 주요 조각들을 많이 옮겨 놓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도 계속 그리스 정부와 소유권 문제로 분쟁을 겪고 있다는데 외국에 뺏긴 유물이 많은 우리나라 사정을 떠올리니 여러모로 안타까움이 든다.

 

영국 이외의 곳을 둘러보면 자연을 즐길수 있는 장소가 많은 스위스와 문화를 느낄수 있는 독일이 있다. 독일에서 빼놓을수 없는 장소는 아마도 아픈 과거를 가진 유대인 수용소가 아닐까 싶다.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했던(그러고보니 불과 반세기 전의 일인데 아주 먼 과거처럼 느껴진다) 장소를 보면서 이런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말아야겠고, 부끄럽고 창피했던 과거를 교훈삼으려는 독일의 자세를 보면서 위안부 문제를 사과조차 하지 않으려는 이웃나라 일본의 행태와 비교됨을 느낀다. 과거를 제대로 청산하지 않고 사과하지 않고 무조건 덮으려고만 한다면 과거의 망령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한다는걸 왜 모를까 싶다.

 

많은 사람들이 오스트레일리아와 헷갈리는 나라인 오스트리아는 벨베데레 궁전 딱 한군데가 소개되어 있다. 네덜란드엔 1개 더 많은 두군데를 소개하고 있는데 운하와 튤립의 도시인 암스테르담과 풍차가 있는 잔세스칸스가 그 곳이다. 그 외에 체코와 터키가 소개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큼지막한 사진이 시원해 보여서 좋았고 볼거리가 풍부하고 역사 이야기도 재미있어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몇몇 나라들에 많은 여행지가 집중 된 것 같아 아쉽기도 했지만 개인이 느끼는 추천장소가 다를테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각 나라 별로 동일한 숫자만큼 할당해 채우는 것도, 책의 특성과 맞지 않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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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시인의 말놀이 동시집 1 - 모음 편 최승호 시인의 말놀이 동시집 시리즈 1
최승호 시, 윤정주 그림 / 비룡소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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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ㅎ'까지의 자음과 'ㅏ,ㅓ,ㅗ,ㅜ,ㅡ,ㅣ'의 6개 모음이 만나 어떤 단어가 만들어지고 느낌을 갖게 하는지를 동시를 통해서 배우게 해준다. 동시를 읽으면서 낱말도 배우고 꿩먹고 알먹고 이다. 공부가 아니라 놀이를 하면서 배울 수 있어서 저학년 아이들에게 다가가기 쉬운 책이 아닐까 한다. 리듬감 있게 읽으면 좋을 것 같다.

 

 

 

 

 

84편이나 되기 때문에 한꺼번에 읽는 대신 하루에 몇개씩만 아이들과 읽으면 될 것 같은데, 동시 대부분이 그렇게 막 기발하거나 통통 튀는 아이디어가 들어있진 않다. 가오리 보고 가오리연 만들었냐는 '가오리연'은 좀 심심한 편이고, '바다'편에선 물개보고 심심하니 바나나 보트를 타러 가자냐 조금은 쌩뚱맞은 시 들도 있긴 하다. 그런데 그건 어른의 시선에서 바라 본거지, 아이들은 좋아할만한 것들이 많고 실제로 대부분은 보통 이상의 재미가 있는 동시들이다. 1권만 해도 84편이나 되는데, 이걸 다 만들기 위해선 정말 머리가 아파겠다는 생각도 든다. 2권부턴 동물,자음,비유,리듬 편으로 이어지는데 1권보다는 더 재미있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아직 2권부턴 읽지 않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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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 독서법 - 독서 대왕, 이도 할아버지가 알려 주는 나만의 북멘토 2
조혜숙 지음, 이승현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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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영이는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처음으로 책 읽기 교실에 참가하게 된다. 책 읽는 걸 즐기지 않는 도영이는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도 모르다 보니 훈쌤이  "왜 책을 읽는지 그 이유를 열 가지 적어 보시오."라고 할 때도 겨우겨우 "엄마가 읽으라고 해서. 마음의 양식이니까. 재미있어서." 라는 세가지 이유만 적는다. 마음의 양식과 재미있어서 라는 이유는 진짜로 도영이가 느낀게 아니라 평소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책 읽기를 시키면서 하는 잔소리 중 하나이다. 엄마가 읽으라고 해서 책을 본다는 이유가 도영이의 진짜 속마음이 아닐까.

 

그런데 훈쌤의 말에 따르면 훌륭한 위인들은 책을 항상 곁에 두었다고 한다. 나폴레옹이 지독한 왕따였다는 것도 놀라운데, 그 외로움을 책으로부터 보상받았다니 책은 나폴레옹에게 친구였던가 보다. 심지어 나폴레옹은 전쟁터에 나갈 때도 책을 가득  실은 마차를 따라오게 했고, 말 위에서도 책을 읽었다고 하니 입이 떡 벌어진다.

 

아들이 매일 책만 보자 병이 날까 염려했다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 님이다. 세종실록을 보면 '요즘엔 매일 같이 <자치통감훈의>를 읽고 있다. 이 책을 읽으니, 독서란 것이 유익한 것임을 더욱 알게 됐다. 날마다 더욱더 총명해 지는것 같고 잠도 아주 줄어들었다.'라고 하니 세종대왕에게 책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임이 분명하다.

 

그래도 아직까지 도영이는 책을 읽어야겠다는 결심이 확 들지 않는다. 그런 도영이의 마음을 바꿔주기 위해서일까? 온천으로 가족여행을 간 도영이 앞에 웬 할아버지 한 분이 나타났는데, 자신의 이름을 이 도 라고 소개한다. 그러면서 책을 읊어주고 도영이에게 "보들보들 버들강아지 같고, 보송보송 청노루귀를 닮았구나" 라고 한다. 버들강아지는 뭐고 청노루귀는 뭐지?

 

그런데 알고보니 이 도 할아버지가 바로 세종대왕 이었고, 서산까지 보내주게 된다. 그러다 우연히 서산을 만지작 거리자 세종대왕 할아버지가 나타나게 됐으니 도영이는 놀랄 수 밖에. 위대한 왕이지만 도영이 앞에서는 그저 인심좋은 할아버지로만 보이는 세종대왕은 도영이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깨우쳐 준다. 세종대왕과의 대화를 통해 조금씩 책에 관심을 기울이고 읽게 되는 도영이는 이 만남이 즐겁고 오래 갔으면 싶었다. 하지만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 세종대왕 할아버지는 마지막 편지를 남기고 도영이와 안녕을 고한다. 하지만 이 이별이 끝이 아님을 도영이는 알 수 있다. 비록 만나서 대화를 하진 못하지만 책을 통해 언제고 만날수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책 안엔 수많은 이야기와 만남이 있으니 말이다.

 

"책 덕분에 날마다 총명해지는 것 같은 자신감도 생기고 잠도 오히려 줄어들었단다. 책을 통해 내 마음을 닦고, 나의 부족함을 채우며 공부하는 시간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거야. 책은 내 안의 두려움과 아득함을 위로하고 어루만져 주었단다. 책읽기는 평생을 해야 할 숙제와 같은 것이니, 하루하루 헛되이 보내는 날 없이 책을 곁에 두고 보았으면 좋겠구나."

 

이제 도영이는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10가지도 더 댈 수 있게 될 것이다. 엄마가 시켜서 억지로 읽는게 아니라, 세종대왕 할아버지처럼 책 읽기의 진짜 즐거움을 알아가고 느끼고 있으니 말이다. 책은 친구가 되어주고, 선생님이 되어주고, 나를 만들어 준다는 걸 어린 도영이가 깨닫게 된 건 세종대왕 할어버지와의 만남이 준 기분 좋은 선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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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있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습니다 - 김병만 달인정신
김병만 지음 / 실크로드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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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개그맨 김병만의 이름 앞엔 자연스레 '달인'이라는 칭호가 붙여진다. 개그콘서트 '달인'코너를 통해 보여준 그의 놀라운 도전은 정말 이 사람은 못하는게 없는 진짜 달인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사람들의 감탄과 놀라움을 불러일으켰다. 재미와 감동을 함께 선사한다는게 쉬운 일이 아님에도, 그는 해냈다. 그의 곁에서 찰떡호흡을 맞추고 있는 류담,노우진씨와 함께 말이다.  

하지만 달인 김병만이 되기 위해서 그가 흘렸던 수많은 땀과 눈물은 우리는 잘 알지 못했다. 누구에게나 시련이 있고 절망을 겪기도 하지만, 자서전 이라기 보다는 고생담 으로까지 보여지는 이 글을 읽으니 꿈을 이루기 위한 열정 하나로 버틴 그의 노력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한계를 딛고, 실패를 밥 먹듯이 했고, 찢어지는 가난 때문에 경제적으로 힘들었지만 언젠간 희극배우가 될 거라는 꿈 하나로 그 어두운 긴 터널을 견뎌왔던 그였기에 이렇게 성공 할수 있었던 것 같다.  

조금의 상처와 실패에도 쓰러져버리는 나약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고 싶다. 이거 아니면 죽을 각오로 임했던 김병만씨의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비록 그 당시에는 눈물이 펑펑 쏟아질 만큼 힘들고 괴로운 시간들 이었겠지만, 그가 가장 존경하는 찰리 채플린처럼 삶의 고통을 너무도 잘 알기에 사람들에게 진정한 웃음과 해학을 줄 수 있는 희극인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가 추구하는 웃음을 앞으로도 쭉 보고 싶다.

이제 개그콘서트에서 '달인'은 보지 못하겠지만 우리는 개그맨 김병만씨를, 무대위에서 열심히 연기하고 웃음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그를 앞으로도 계속 만날수 있다는 걸 알기에 섭섭함 대신 기대감이 더 든다. 빨리 뛰는 토끼는 아니지만, 묵묵히 자기 길을 꾸준히 가는 거북이처럼 살아온 그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래. 나는 엉금엉금 기어서 여기까지 왔잖아. 뛰지는 못하지만 쉬지 않고 계속 기어서 왔어. 한순간에 확 뜨는 사람은 중간에 여유를 부릴 수 있겠지. 나는 기어서라도 내 목표까지 가는 거잖아.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봐. 아무리 토끼가 빨라도 결국에는 거북이가 이겼잖아." 

김병만씨의 키는 158.7 이다. 작은 키가 살아가는데 큰 불편함은 없지만 그의 삶에 제약을 준건 분명했다. 어렸을 땐 작은 키 때문에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했고 연기자의 꿈을 꿀 땐 학원 원장님께 "넌 키가 유난히 작아서 연기 활동하는데 장애가 많을테니 다른 일을 해보는게 어때?"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너가 키가 작기 때문에 안된다는 말을 단 한번도 하지 않았고, 그걸 핸디캡으로 생각하지도 않으셨다. 그래서 김병만씨도 작은 키를 탓하기보단 더 노력하는 자세를 가지게 되었다.  

그는 또 가진게 아무것도 없었다. 홀로 서울에 와서 옥탑방을 전전하며 끼니를 챙기는 것도 힘들었고, 어쩔 땐 갈 곳이 없어 친구들의 도움을 받거나 극단에서 잠을 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되고자 하는 꿈이 있었기에 힘든 상황속에서도 버틸수가 있었고, 궁핍한 생활을 했었기에 비슷한 처지의 친구와 후배들을 도와줄수가 있었다. 그의 좁은 옥탑방엔 언제나 사람들이 북적북적 했고, 류담씨도 어려웠던 시절 김병만씨와 함께 살았다는데 없는 살림에도 나누고자 하는 그 마음이 대단해 보였다. 보통 사람 같으면 내 몸 누울 장소도 좁고 라면 하나가 귀한 시절에 7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집에 불러 같이 생활할 수 없을 것이다.    

누구보다 성실하고 손재주도 좋았던 김병만씨 이지만 오디션만 보면 긴장했고, 수많은 낙방을 경험해야 했다. 무대에서의 여유로운 모습을 떠올리면 긴장해서 얼어붙은 김병만씨의 모습이 쉽게 상상이 안 된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의외의 곳에서 기회를 얻고 이수근 이라는 최고의 파트너도 만나고 개그콘서트에 출연도 하며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된다. 많은 좌절을 겪고 노력하고 개그맨이 되서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자신의 개그를 선보인 그였기에 지금의 성공이 더 빛나 보인다.

"몸에 성한 곳이 없네요. 그래도 웃습니다. 내가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과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대해 시청자가 박수를 쳐 주시는 것 같습니다. 무대에서 땀이 나야 제대로 한 것 같습니다. 이것이 나를 지탱해준 내 캐릭터입니다." 

김병만씨는 키도 작고 도와줄 사람이 하나도 없고 가진것도 없었지만, 오로지 꿈에 대한 열정과 묵묵히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걷는 우직함과 성실함으로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 좌절은 했지만 포기는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개그맨 김병만씨. 그랬기에 끝까지 도전할수 있었고, 포기하려고 하는 친구들의 손을 잡아 줄수가 있었다. 류담씨와 노우진, 그리고 이수근씨가 TV에 나와 국민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었던 것도 김병만씨가 포기하지 말고 함께 하자고 했기 때문이다. 그 자신이 겪어봤던 것이기에 그 마음을 잘 알았고, 그래서 포기하지 않는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김병만씨가 보여주는 개그는 그 농도가 좀 다르게 느껴진다. 그가 선사해주는 웃음이 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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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재처럼 - 자연으로 상 차리고, 살림하고 효재처럼
이효재 지음 / 중앙M&B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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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게 꾸미면서 사는 걸 싫어하는 여자는 없겠지만, 이효재씨가 사는 모습을 보면 솔직히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어진다. 한번 따라해볼까 라는 마음도 들지 않을만큼 아주 작은 곳까지 '어떻게 하면 예쁘게 보일까?'하며 신경을 쓰는 모습은 시늉조차 못 낼만큼 고수중의 고수다. 인테리어의 고수를 찾으라고 하면 우리 주위에서도 쉽게 찾을수 있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집 꾸미기 등의 노하우를 배우고 따라 해 볼수가 있는데, 이효재씨가 추구하는 스타일은 도통 엄두가 나지 않는다. 정성을 넘어서 극성처럼 보이고, 저렇게 살면 피곤하지 않을까 라는 우려마저 들게 하는 그녀만의 방법을 보면서 천성적으로 타고나지 않으면 안되겠구나 싶다. 손이 쉴 틈도 없이 무언가를 하고 있고, 작은 유리병 하나를 보면서도 어떻게 하면 예쁘게 꾸밀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이효재씨는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독보적인 존재 같다.   

이런 딸의 극성스러움과 유난이 걱정됐는지 어머니는 "신랑 등골 빼먹을 년"이라는 조금은 과격한 표현도 하셨고, 동생도 언니의 유별스러움 때문에 꽤나 고생을 한 모양이다. 어린 시절부터 미운건 못 참고 어떻게 해서든 예쁘게 바꾸고 싶어했기에 이렇게 별나지만 예쁘게 살 수 있었던 것 같다. 단기간에 따라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자꾸 그녀처럼 살고 싶다는 욕심이 난다. 남편과 함께 산 속 외딴 집에 사는 것도, 삼청동에 있는 효재숍을 가기위해 매일 두 시간여 거리를 걷는 것도, TV나 컴퓨터 없이 사는 것 등을 따라 할순 없겠지만(도시의 삶을 포기하기가 힘든 것 같다) 그래도 자꾸만 욕심이 나고 부러워 진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누리고 사는 이들에 대한 단순한 부러움 이거나,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동경하는 걸 수도 있겠고, 예쁜 그녀의 집이 탐 나는 것 같기도 하다. 난 손재주도 없고, 무척이나 게으른데다, 살림에 젬병이라 이효재씨 처럼 살 순 없겠지만, 이렇게 책으로나마 눈이 호강하는 경험을 한 걸로 만족하련다.  

 

그녀의 삶은 자연을 품고 있다. 생활하기 편리하고 자연을 좀 더 즐기며 둘러 보도록 동선을 고려해 지은 집은 살림집과 피아노 연습실로 나뉘는데 창 밖의 자연 풍경을 놓치기 싫어 큰 창이 많이 있다. 앞마당과 뒤뜰에서는 사시사철 맛있는 나물들을 선물해주고, 음식들도 강한 양념을 극도로 자제한 자연 그대로의 맛을 즐긴다. 차려 내는 밥상이 소박하고 심심해 보인다고는 하지만, 정갈한 음식사진을 보고 있으니 침이 꼴깍 넘어간다. 자극적인 입맛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 이효재씨의 밥상은 최고의 영양식인것 같다. 그런데 이 밥상에서도 그녀의 특기가 발휘되는데, 예쁜 그릇들이 대표적이다. 어렸을 때부터 옷감 이외에도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은게 바로 그릇이었는데 그렇게 모은 그릇의 양이 대단했다. 얼마나 많은지 남편인 피아니스트 임동창씨는 결혼 후 집으로 들어오는 그릇들을 보며 "한 인간이 지구에 쓰레기를 이렇게 만들고 가는군." 했다고 한다.  

이효재씨의 일상은 남편에 대한 사랑과 정성이 가득 담겼는데 남편이 좋아하는 걸 해주고자 하는 그 마음이 대단해 보였다. 남편의 밥이 식지 않도록 밥주발을 씌워두는 덮개를 만들고, 한 끼 식사도 대충 내는 법이 없고 남편이 하고자 하는 걸 다 이해해주는 모습에서 현모양처가 이런게 아닐까 싶었다. 그건 남편도 마찬가지 였기에 참 잘 어울리는 부부로서 살고 있는 것 같다.  

 

바느질을 하는 어머니 밑에서 자란 그녀는 지금 삼청동 한옥 숍인 '효재'를 꾸려나가고 있다. 그 곳에서 집 만큼이나 그녀의 손길이 안 간 곳이 없는데 졸졸졸 물소리가 흐르고 사시사철 푸른 마당은 이 곳이 도시 한 가운데인지 모를 정도로 딴 세상 같다. 구들장을 디딤돌로 만들고 장독대, 기와, 심지어 돌 하나까지 세심하게 고르고 꾸민 모습에서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거실과 방 안으로 들어가면 더 한 정성을 느낄 수가 있는데 어느 것도 대충 손 본게 없다. 뭇 자국이  보이는 게 싫어 꽃을 수놓은 천을 씌우고 가락지를 끼운 아이디어는 그중 최고 였는데, 보통 사람들은 대충 지나가는 것도 보기에 안 좋거나 예쁘지 않으면 마음에 들지 않는 이효재씨의 천성이 그대로 드러난 것 같다. 또 가장 특이 한건 뭐든지 가린다는 것 이었는데 마당의 정화조, 수도배관, 스위치,콘센트, 전화기, 전기포트,팩스 등등 현대인의 삶에는 꼭 필요하지만 이 집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기는 물건들은 꼭꼭 감추거나 가려버렸다. 아름답게 수놓은 천 같은걸로 감쪽같이 가리기 때문에 눈여겨 보지 않으면 그 곳에 어떤 물건이 있는지를 알지 못할 정도다. 그 중에서도 가장 예뻤던 건 화장실 이었다. 샴푸와 린스를 깨진 항아리에 넣고 그 위에 놋대야를 얹었는데 별거 아닌 듯 하면서도 고풍스럽고 예뻐보였다. 꽃을 좋아하는 취향답게 화장실 수건에서부터 변기 커버까지 꽃이 수놓아져 있으니 이 곳에 들어서면 기분까지 좋아질 게 틀림 없다.  

남들의 눈엔 극성스러워 보일수 있겠지만 본인이 이렇게 즐겁고 행복하니 모든 시간을 쏟아 붓고 기쁨을 느끼는 것 같다. 자기가 있는 공간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사람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가능한 삶 이다.자기가 느끼는 것을 그대로 전해주고 싶어하는 이효재씨 이기에 오늘도 그녀의 손은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옷감을 뜨고, 바느질을 하고, 음식을 하고, 텃밭을 일구고면서 말이다.

-살림은 작고 사소한 것에서 남다른 즐거움을 찾는 게 아닌가 싶다. 사소한 응용과 멋내기로 내 물건이, 우리 집이 예뻐지는, 어찌 보면 다소 극성스러운 마음에서 살림하는 재미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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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재직원 2011-12-31 0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직원들월급은주지도안으면서명품걸치고다니는속빈아줌씨

아는사람 2011-12-31 0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k방송은그리내보낼사람도없는지 세상에서제일나쁭여자이데 아는사람은다아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