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가장 큰 축복》#성석제 / #샘터..📖'성석제 짧은 소설'이라길래 단편 모음집이겠거니 했는데 한편당 3-4페이지의 분량이었다. 이런 소설을 '나뭇잎 넓이 정도의 완결된 이야기를 담아낸다'는 뜻으로 단편소설보다 짧은 소설 형식을 지칭하는 엽편葉篇소설이라 한다. 이번에 처음 접하고 알게된 소설 형식이다🤔..🔖"장편소설이 인생의 과거, 현재, 미래라는 총체적 국면을 긴 호흡으로 유장하게 그려내는 것이라면 짧은 소설은 우리 곁을 잠시 스쳐가는 인연과 사람들의 이야기, 용접 현장에서 불꽃이 튀는 듯한 짧고 강렬한 순간을 소설로 포착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동안 월간 샘터에 ‘만남’을 주제로 연재했던 원고 중 40편의 글을 선정해 다시 다듬어 내놓았다. 평범한 일상속 한번쯤 마주했을 법한 사람들, 또는 나의, 우리의 이야기일 수도 있는 사람냄새 가득 풍기는 소설이었다. 개인적으로 호흡이 짧은 소설은 선호하지 않는데 (벽돌책을 읽을지언정..손이 선뜻 안뻗치는 단편😳) 이렇게 짧은 소설은 무심코 언제든 봤을 때 하나의 이야기를 끝낼 수 있어서 시간,스토리 흐름에 구애받지 않을 것 같다. 독서에 도전(?)하고 싶은데 단편도 부담스럽다면 엽편소설을 추천, 부모님이나 어르신께 선물하기도 좋은 책인듯😁..✔(월간)샘터 물방울서평단 15기 활동도서입니다🙇♀️.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조던 스콧 글 / #시드니스미스 그림 /#책읽는곰..📖작년 한 해 제일 많이 제 손에 들린 책은 <괜찮을 거야> 였습니다. 불안하고 두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아이들을 모두 재운 늦은 밤, 홀로 작은 방에서 수도 없이 펼쳐본 책이였어요. 소년의 독백은 마치 저에게 해주는 유일한 희망의 언어로 들렸는데 그래서 지금도 저는 주문처럼 그 말을 되뇌이곤 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무슨 일이든 나를 위해. "하지만 나는 너를 알아. 너는 괜찮을 거야."..📖딱 1년만에 작가의 신간이 나온건 저로써 여간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었어요. 표지만 봐도 기대감이 일렁였는데 시인 조던 스콧의 자전적 이야기에 시드니 스미스의 그림이 더해졌고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의 번역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더 세심히 가닿을 수 있었어요. 실제로 선생님의 피드에서 고뇌(?) 하시는 게 느껴져서 그만큼 더 기다렸을 정도니까요🤭▪️TMI지만 제가 아끼는 그림책 중 3권이나 김지은쌤 번역! #인어를믿나요 #괜찮을거야 그리고 #나는강물처럼말해요..📖입을 열면 소나무의 스ㅡ가 입안에 뿌리를 내리며 뒤엉키고 까마귀의 끄ㅡ는 목구멍 안쪽에 달라붙고 달의 드ㅡ는 마법처럼 입술을 지워버리는, 그저 웅엉거릴 수밖에 없는 아이. 학교생활이 유난히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발표 시간이 되면 입이 꼼짝도 안하죠. 그날도 그랬어요. 학교로 데리러 온 아빠는 아이를 보고 조용히 강으로 데리고 갑니다. 🔖"강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보이지? 너도 저 강물처럼 말한단다."나는 강물을 보았어요.물거품이 일고 소용돌이치고굽이치다가 부딪쳐요.나는 울고 싶을 때마다 이 말을 떠올려요.그러면 울음을 삼킬 수 있거든요.나는 강물처럼 말한다...📖빠른 물살 너머의 잔잔한 강물도 있듯이 강물도 더듬거릴 때가 있다는 위로를 자연에게서 받습니다. 사실 아빠의 한마디도 큰 역할을 한 셈이죠. 다그치거나 모른척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자연으로 이끌어 치유의 시발점을 마련해준 것은 육아하는 입장에서도 감탄스러웠어요. 무엇보다 소년이 강을 응시하며 깨닫기까지의 시간은 그동안의 두려움과 초조함에서 해방되는 순간을 보는 것 같았죠! 그 순간 저도 온몸에 희열이 전달됐는데 소년은 등장 초반부터 시선이 희미하거나 두려움에 가득찬 눈빛으로 느껴졌거든요. 하지만 강물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제대로 바라봄으로서 눈빛이 달라졌음을 알 수 있었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이기도 하고요❤시적인 언어와 선을 거의 쓰지 않아 경계가 느껴지지 않는 그림은 읽는 독자를 언제든 그 안으로 끌어당기는 힘을 발휘하는 것 같아요. 이 그림책 역시 제 곁에서 오래오래 함께 하지 않을까 싶어요...📖맨 마지막 장 '작가의 말'을 꼭 보세요. 이 그림책이 탄생할 수 있었던 일화가 있어요. 소중한 말과 함께💛..🔖말을 더듬는 건 두려움이 따르는 일이지만 아름다운 일이에요. 물론 나도 가끔은 아무 걱정 없이 말하고 싶어요. 우아하게, 세련되게, 당신이 유창하다고 느끼는 그런 방식으로요. 그러나 그건 내가 아니에요. 나는 강물처럼 말하는 사람이에요. -조던 스콧..✔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입니다.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정채봉 / #샘터..📖여백이 넓을 수록 움찔하게 만드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시詩일 것이다.교과서에 수록된 시가 제일 낯 익으면서도 그마저도 거리감이 느껴지는건 시를 해부하듯 배웠기 때문이랴. 그렇다고 작년에 시집을 한권도 읽지 않을 필요는 없었는데..? 괜한 머쓱함에 시집 리뷰 쓰기전에 엄한 말만 늘어놓는 중이다. ㅋㅋㅋ 심지어 내 책장 한칸엔 시집만 40여권이 있고 개중엔 키이츠나 앨런 포우같은 시인의 시집도 있는데...😳 새해들어 첫 시집은 '성인 동화'를 새로운 문학 용어를 만들어 냈으며 내겐 아동문학 <오세암>으로 더 잘 알고 있던 정채봉작가다.특히 작가가 남긴 유일한 시집이기도 한데 투병생활 중 틈날 때마다 쓴 시들을 막연한 사이였던 정호승시인에게 건넨 것들이다. 그래서인지 첫느낌으로 다가온 건 ▪️죽음 ▪️그리움 ▪️생生 이였다...🔖아직은 절망하기 싫다아직은 소유하고 싶다면회 사절을 할 수 있는 것도살고 싶기 때문이다-<면회 사절> 中🔖죽음을 막아서는 안타까운 절규"안 돼!"온몸을 던져서 막아서는여인그러나 죽음은그 어떤 사정도명령도 듣지 않고무표정히갈 길을 간다 -<통곡> 전문..📖수술실로 향하는 밀차에 누워 시인 곁에 단풍잎 같은 손으로 아빠의 슬리퍼 한 짝을 들고 있던 딸. 그는 마음속으로 말한다. "어쩌면 영원히 신을 수 없게 될지도 몰라", 죽어서는 '물새'가 되고 싶다던 작가는 죽음이 드리워진 자리에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비친다...🔖엄마!하고 소리내어 불러보고숨겨 놓은 세상사 중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엉엉 울겠다-<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中🔖날이면 날마다 엄마가 보이지 않으면마구마구 울어서 엄마하고만 있겠습니다할머니가 어르면 그 어름보다도 더 많이까르르까르르 웃겠습니다-<아기가 되고 싶어요>중..📖죽음과 그리움이 너른 들판에 작지만 분명히 존재감을 드러내는 건 삶이였다. 삶을 이루는 보통날들의 소중함, "그가 붙들고자 했던 글과 마음들"은 살아갈 이들을 일깨워주는 귀감이 될 것 같다.🔖시원한 생수 한 잔 주욱 마셔 보는 청량함오줌발 한 번 좔좔 쏟아 보는 상쾌함반듯이 천장을 바라보고 누워보는 아늑함(중략)아, 그것이 행복인 것을예전에는 미처 몰랐네이 하잘것없는 범사에 감사하라는깊고도 깊은 말씀을예전에는 미처 몰랐네🔖인간사 섬바위 같은 거야빗금 없는 섬바위가 어디에 있겠니우두커니 서서아린 상처가 덧나지 않게소금물에 씻으며 살 수밖에-<바다가 주는 말> 전문..✔샘터사 <물방울 서평단 15기>활동도서입니다🙆♀️..#너를생각하는것이나의일생이었지
《친구에게》#이해인 글 / 이규태 그림 / #샘터사..🔖친구야, 너는 나의 책, 나는 너의 책.오랜 세월이 지나도 아직 읽을 게 너무 많아행복하다...📖첫 페이지서부터 심쿵한 이 책은이해인수녀님이 친구에게 보내는 가장다정한 편지입니다💕"기존 발표한 산문집 가운데 소개하고 싶은우정에 관한 구절을 골라 가다듬어 엮은것으로, 일부 새롭게 쓴 글도 있습니다."-머리말 中-..📖제겐 2n년차 친구, 19년차 친구들, 16년차 친구들로 크게 나눌 수 있는 데요! 교실 안에서, 또는 교실 문 하나 두고 언제든 약속도 없이 볼 수 있었던 시절을 지나니 이젠 날짜 한 번 잡는 것 조차 어려운 날들이 오더라고요. 게다가 작년엔 코로나 사태로 이례적으로 연말 모임도 갖지 못 했어요.🥺 그래서 이 책을 보면 구절마다 서로 다른 친구의 얼굴이 떠오르는 걸 느꼈답니다. 수녀님도 어느 한 사람이 아닌 여럿을 염두에 두고 쓰셨기 때문일까요?🤭 실제로 '사랑한다'든지 어떤 낯간지러운 애정표현은 못하는데 책 속에는 그런 표현들이 꽤나 등장한답니다. 저처럼 표현에 서툰 사람이라면 요즘같은 시기에 마음을 전달하는 데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아요...🔖우리가 주고받는 일상의 평범한 몸짓과조그만 배려가 담긴 마음의 표현들이사실은 사랑인 것을 기억하게 해주소서.무엇을 자꾸 요구하기보다는 이해부터 하려는넓은 마음이 우정을 키워가는 사랑임을 다시기억하게 해주소서. p66..✔샘터사 <물방울 서평단 15기> 활동 도서입니다.💛.
《위대한 여성 예술가들》파이돈 편집부 / 리베카 모릴 / #을유문화사..📖지난 5세기 동안 예술가로 활동한 400여명의 여성의 작품들 중 차례를 보며 하나 하나 짚어 보았는데 손가락에 꼽을 정도 였으니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다. 5세기라면 500년을 말하는 걸텐데(50년은 더더욱 아니겠고😂) 열손가락을 채우지 못하다니...그래도 일단은 아는 이름을 먼저 찾아나섰고 ▪️낸 골딘은 #외로운도시 에서 보고 알게 된 제일 최근의 이름이었다. 글로 읽을 때와 이미지로 볼 때의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시게코 구보타 는 #백남준 옆에 헌신적인 아내의 이름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 페이지에는 그의 이름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오직 그녀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뿐이었는데 내겐 오히려 그것이 인상 깊었다. ▪️김수자 #나의사적인예술가들 에서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더 반가웠고(한국인이라서 더 🙈) 그리고▪️프리다 칼로 ▪️비비안 마이어 ▪️요코 오노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는 '모지스 할머니'의 본명인 걸 이번에 처음 알고 ...털썩😳 📖다음으론 작품 이미지를 보며 멈추고 싶을 때 한참을 바라보았다.▪️패트리샤 피치니니굉장히 복잡미묘한 감정이 들었던 <신생 가정> 외양은 인간같지만 돼지, 웜뱃, 원숭이의 특징도 있다. 어째서인지 나는 두려움과 동시에 동정심이 일렁이기도 했다. 그녀는 어떤 인터뷰에서 "오늘날 돼지를 이용한 기술이 시행되고 있듯이 인간이 장기를 이식받기 위해 사육하는 생명체를 상상했다"고 말한다. 극사실적 묘사는 ▪️케테 콜비츠"소외되거나 학대받고 사별을 경험한 사람들의 고통"을 작품활동 내내 주제로 삼았다. <죽은 아이를 안고 있는 여자>는 내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작품이기도 했다. 아이와 관련된 작품에는 신경이 더 가는 건 본능인건지..마치 한몸처럼 보이는 그림에 표정없는 죽은 아이와 대비되는 여자의 얼굴은 차마 마주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이 작품은 사실 당시 일곱 살이었던 페터와 자신을 모델로 삼은 자화상이었다. 후에는 조각작품으로 제작되서 독을의 집단적 슬픔의 상징이 되었다.📖사실 이렇게 보다보면 끝이 없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쉽게 가라앉지 않는 갈증을 느낀다. 한장 한장 넘길 수록 내안에서 정형화 시켰던 여성 작가들의 이미지가 해체되는 경험을 했다. 매번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기분이랄까. 내겐 아직도 많은 이름들이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더라도 위대한 이름들이 또 탄생하고 발견되어 끝없이 이어지길 바란다...✔#아티스트클럽 활동 지원도서로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위대한여성예술가들#여성예술가 #예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