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 독서법』 김소영

말하기 독서법 - 마음과 생각을 함께 키우는 독서 교육
김소영 지음 / 다산에듀 / 2019년 9월

먼저 일러둘 것은 이 책은 이제 막 책을 접하는 어린 자녀가 있는 학부모들이 한번씩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독서교실을 운영하는 저자가 어린이들이 어떻게 책을 재밌게 접하고, 보다 효과적으로 독서력을 키울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담긴 책이다. 지도 대상이 어린이라서 어쩌면 조금 쉽게 다가오는 독서법이었지만, 읽는 책을 성인 책으로 바꾸어 생각하면 성인에도 적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읽었다. 특히 독서모임을 운영하고 있어서, 혹시 거기에 적용할 수 있을 좋은 방법들이 있을지 생각해 보며 읽게 됐다.

저자는 독후감을 쓰는 것보다 책을 읽고 말하는 것을 먼저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언뜻 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사실 독서교육을 실시함에 있어 어떠한 성과를 보이기 위해 독서기록장이라던지, 독후감을 학교에서 숙제로 종종 접하곤 했다. 하지만 책과 우선 친하기 위해서는 말하기 독서법을 먼저 따라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말이다. 독서모임을 운영함에 있어서 고민하던 것이, 모임 전 간단하게라도 감상문을 써서 모임에 참여를 할까 하는 문제였다. 결론은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것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글 쓰는 것을 빼버렸는데, 역시 글보다는 말이 편하고 아이들에게도 말하는 독서가 먼저라는 주장에 동의했다.

말하기 독서법. 간단히 책을 읽고 책의 내용을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이다. 책을 읽고 책에 대해 이야기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아이들이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게끔 질문을 던져주는 것이 키 포인트라고 하겠다. 그러한 팁들이 책에 담겨있었다. 아이들의 성장에 맞춰, 그림책 부터, 동시, 동화, 그리고 지식이 담긴 지식책 까지 천천히 확장해 가며 독서법을 전파한다. 그래서 이제 막 그림책을 시작하는 자녀를 가진 부모부터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까지 두루 참고할 수 있는 책이라 하겠다.

책을 처음 어떻게 접하는지가 그 아이가 성장하며 책을 어떻게 다룰지를 많이 결정짓는 것 같다. 필자역시 어린시절 즐거운 독서를 한 기억이 없기 때문에, 입시를 위한 독서 외에는 유년시절 깊이 있는 독서를 한 기억이 없다. 우연히 고교시절 진학하고 싶던 대학교의 독후감 대회에 참가를 하게 됐고, 시상을 하며 독후감과 글쓰기에 조금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었다. 그것도 결국 입시교육에 다시 눌려버렸지만. 말하기 독서법 책을 따르면 아이들과 책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놀이' 처럼 책을 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좋았다. 부모님과 책을 이야기의 한 가지 매체로 이용해 접하는 아이라면, 책을 좀 더 재밌는 엔터테이먼트로 인식하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딱 여섯시까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선재

딱 여섯 시까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선재 지음 / 팩토리나인 / 2019년 10월

사이드 프로젝트. 한참 많이 들리던 때가 있었던거 같다. 지금은 조용하지만, 바람이 불어가고 난 후라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는 사람들이 분명 여럿 있을거다. 이 책에서는 가볍게 '딴짓' 이라고 표현했다. 프로젝트 처럼 거창하지 않아도 뭔가를 시작해보라는 말을 하기 위해서. 책에서 말하려는 것이 본업을 소홀히 하라는 것은 아니다. 분명한 것은 '딴짓'을 하면서 '본업'에도 더 충실해 졌다는 좋은 말을 하고 있다.

이번 책은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는 바가 많았기 때문에 읽는 내내 공감이 많이 갔다. 저자는 본래의 자신 업무 외에 '딴짓'을 하면서 삶의 균형도 찾고, 보다 나은 성과를, 보다 나은 삶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책의 내용은 본인의 생각 외에 현재 직장을 다니면서 열렬히 딴짓을 하고 있는 9명의 인터뷰이 들을 쫓아다니며 그들의 경험담을 고스란히 담아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생동감 있는 그들의 이야기는 한 층 더 '딴짓'의 나라로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었다.

우리가 직업을 택하고 그 일로인해 우리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좋아하는 것을 일로 삼으면 안된다는 말 처럼, 일을 좋아하기는 힘들다. 그리고 보통 한가지를 계속 하다보면 지루해지고 실증이 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일 외에 '딴짓'으로 눈을 돌려 계속해서 활력을 유지하고 그로 인해 본업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책에서도 종종 얘기하지만, 둘 사이의 균형도 아주 중요하다. 대부분의 딴짓 성공 스토리 뒤에는 본업에 소홀히 하지 않고, 나아가 본업에서도 인정 받는 사람들이었다.

사실 아직까지 우리나라 문화에서는 '딴짓'이 환영받지는 못한다고 생각된다. 뿌리깊은 조직문화가 하루아침에 뽑히지 않을 뿐더러, '딴짓' 이라는 것이 갖는 편견이 있기 때문이다. 업무 외에 뭔가를 하면, 업무에 분명히 지장을 줄거라는 그런 시선들이다. 하지만 둘 사이의 균형을 잘 지킬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도 분명 없다. 책에서 인상깊었던 이야기가 딴짓도 분명 가끔은 스트레스가 된다는 거다. 자기가 좋아서 벌인 일이지만, 일이 생각보다 커져서 부담으로 다가올 때도 있다. 그럴 때는 본업에 충실하면서 자연스레 딴짓에 한발 물러나 균형감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나도 종종 딴짓을 벌였다가 내가 벌인 일에 치이곤 하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회사가 요구하는 나의 능력을 모두 발휘해서 내 일을 깔끔하게 마치고, 퇴근 후에는 삶에서 내가 추구하는 무언가를 쫓아 가는 삶. 아직은 개개의 상황에 따라 배부른 소리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러한 삶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건강한 삶을 위해 좋은 것이 아닐지 생각해 본다.

『내게 맞는 일을 하고 싶어』 김영숙

내게 맞는 일을 하고 싶어 - 남과 다른 내-일을 걷다
김영숙 지음 / 책세상 / 2019년 9월

준비하던 시험을 치르고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다른 직업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나는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몇 년을 준비했던 시험은 과연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맞는지 여러 고민이 들었다. 대입을 했을 때도 그랬지만, 우리가 취업전선에 내몰릴 때도 크게 '무슨' 일을 할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할 기회가 적은 것 같다. 이 책 『내게 맞는 일을 하고 싶어』 는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혹은 이직을 생각하는 사람에게 직업을 선택함에 있어 조금 더 내면을 들여다 보고 깊게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이다.

저자는 중장년층의 취업 고민을, 대학생들의 진로 고민을 상담하며 오랜 경험을 쌓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참 좋아썬 것이 책 중간중간에 실제로 상담소 같은 곳에서 할 법한 직접 참여 프로그램이 있는 것이었다. 책의 구성은 천천히 나를 한 번 돌아보는 것 부터 시작해서, 마지막에는 상황별로 깊이있게 분석을 해두었다. 예를들면, 자격증 시험에 응시하려는 이유를 목적부터 상세히 나누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커다란 자기 성찰없이 그저 시간과 상황에 맞춰서 직업을 택하곤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것은 다시 한 번 '나'에 대해 한 번 살펴본다는 것이다. 사실 평생 직장이라는 것이 이제 없다고는 하지만, 한 번 선택하는 직업이 미래를 많은 것을 선택하는 것도 맞다. 그 중요한 선택을 그저 분위기에 따라 시험을 준비한다던지, 주변의 권유에 따라 직업을 갖는 것은 어쩌면 커다란 실수를 하는 것일지 모른다. 자신을 한 번 돌아보고, 부제처럼 남과 다른 내일을 찾아서 시작해야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입시를 앞둔 학생이나, 이제 곧 취업에 뛰어들게 되는 대학생, 혹은 직장을 다니지만 이게 맞는 길인지 헷갈려 하는 사회초년생들이 꼭 한 번 쯤은 읽으면서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나에게 맞는 직업이라는 것이 정말 있을지, 한 번 쯤은 깊이 생각해 보고 그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면 '나' 라는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것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꿈의 책』니나 게오르게

꿈의 책
니나 게오르게 지음, 김인순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9월

삶과 죽음은 우리의 주변에 늘 존재하고 있는 것이지만, 평소에는 쉽게 생각해 보지 않는 것이다. 어쩌면 삶을 살아 가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며,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적같은 일인지 잊고 살아간다. 니나 게오르게 작가의 『꿈의 책』 은 지독하리만큼 아픈 설정을 두고 있다. 평생 아빠를 한 번도 보지 못한 아들 샘, 그리고 아들의 존재를 알고 아들을 만나러 가는 헨리. 하지만 그들의 만남은 이루어 지지 못하고 불의의 사고로 헨리는 코마상태에 빠진다. 아빠를 병원에서 처음 만나게 된 샘. 그리고 코마상태에 빠져 깊은 꿈 속에 갖혀버린 헨리의 이야기. 그들은 서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지만, 각자의 삶에서 서로의 의미를 찾아가며 관계를 맺어간다. 그 모습이 더욱더 가슴아프지만. 책 속에는 샘과 헨리의 관계 외에도, 에디가 중심인물로 등장을 한다. 헨리를 사랑했지만 자신의 사랑이 거절 당했다고 생각하는 에디. 하지만 아픈 그의 곁을 지키며 에디의 사랑은 더욱더 커져만 간다. 각자의 삶 속에서 서로의 의미를 알아간다. 코마상태의 헨리도 자신의 꿈속에서 과거의 경험을 뒤적이며, 그리고 새로운 꿈을 꾸며 샘과 에디의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에디는 헨리와 같은 꿈을 꾸면서, 꿈속에서는 서로의 사랑이 결실을 맺는 기적이 이뤄지기도 한다. 샘은 자신의 묘한 감각과 능력으로 아버지 헨리를 계속해서 느끼고 교감한다. 이러한 것들이 꿈이 아니라 현실, 삶에서 생동감 있게 연결이 되었다면.

우리는 죽음 앞에 섰을 때 삶을 생각하곤 한다. 생기가 넘칠 때는 삶을 험하게 다루면서 말이다. 삶에서 자신을 다루는 것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연인과의 관계에서도 항상 다음의 시간이 존재한다고 믿으며 살아간다. 하지만 세상은 영원한 시간을 우리에게 주지 않는다. 하물며 끝의 시간을 예고하지도 않는다. 이렇게 생각하면 너무나 슬픈 현실이긴 하지만, 반대로 주어진 지금의 시간을 조금 더 소중하게 생각할 필요는 분명히 있다. 사실 책을 읽는 동안 슬픈 마음만 가득 한 『꿈의 책』 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기적같은 샘의 능력과, 기적같은 이야기로 희망을 쓰기도 했다. 역설적으로 그 기적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임을 당연히 알기에 더 슬프게 다가왔지만. 이야기 속을 나와 현실을 마주하면 덜컥 겁이 나기도 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유한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 연인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도 항상 유한하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할 필요가 있다.

『모두와 잘 지내지 맙시다』 오마르

모두와 잘 지내지 맙시다 - '셀프헬프 유튜버' 오마르의 아주 다양한 문제들
오마르 지음 / 팩토리나인 / 2019년 9월

제목 『모두와 잘 지내지 맙시다』 는 나한테 하는 말인 듯 했다. 나는 늘 모든 사람과 잘 지내려는 강박 같은 것이 있다. 성격이 먼저였는지, 감투가 먼저였는지 모르겠지만. 초등학교 시절 지도위원이라는 학생 대표자리가 처음 생겼던 5학년 때부터, 한 해도 빠짐없이 계속해서 뭔가 사람들을 대표하는 자리에 계속해서 있어왔다. 심지어 대학교에 들어가서도. 자의로 그런적도 많고, 타의에 의해 그렇게 된 적도 있다. 그래서 였을까 항상 그 무리의 모두를 내가 잘 알아야 하고, 잘 지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유튜버 '오마르' 라는 사람이 쓴 책이다. 자기 소개를 '이야기꾼'으로 해놨던데, 유튜브에서도 토크를 중심으로 영상을 올린다고 한다. 책 중에 여럿 내용은 유튜브에서도 다룬 주제인가 보다. 책에 들어가기에 앞서 프롤로그에서 작가는 자신의 별명 '인생 2회차' 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필자는 유튜브에서 이 작가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별명도 몰랐고, 책을 읽기 전까지는 얼마나 큰 조언을 해주는지 몰랐지만. 인생 2회차라는 별명이 있다고 한다. 그만큼 구독자들의 고민을 잘 읽어 내고, 그 고민에 대해 시원한 조언을 해준다는 것이겠지.

책 제목도 그런 각도에서 '대표' 삼아 지어졌지 싶다. 제목을 읽고 나로서는 큰 기대에 책을 펼쳤지만, 내용은 그런 커다란 주제보다는, 작은 에피소드(?), 작은 고민들로 엮여 있다.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짧으면 2~3페이지 정도의 글로 끝이 난다. 다소 깊이 들어가지 않아 아쉽기도 했지만, 반대로 짧게 간결히 맺어줘서 시원하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사람', '연애', '관계' 로 나뉘어져 있다. 뭐 거의 비슷하다. 소제목을 보면 대강 그 파트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유튜브를 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주제를 뽑아내는 것도 재밌는 것 같고 이야기도 유튜브를 보고 있는 듯한 구어체를 구사해서 쉽게 읽힌다. 비속어도 가감없!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되는 것은 사람들이 그만큼 관계에서 스트레스가 많다는 거다. 인간관계에 어떤 정답이 있겠나. 각자가 처한 상황이 다 다르고, 각각의 관계가 다 다를텐데. 재밌는건 그럼에도 대부분이 또 비슷한 관계들에 얽혀 살아간다는 거다. 작가의 경험에서 나온, 본인도 시행착오를 하며 얻어낸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조금은 내 경험으로 삼을 수 있을 것 같다. 진리같은 정답은 구하지 못해도 '이렇게 사는 사람이 나뿐만 아니구나', '나보다 더 한 사람도 있었네' 하는 조그만 위로가 될 수 있는 책이지 않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