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책』니나 게오르게

꿈의 책
니나 게오르게 지음, 김인순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9월

삶과 죽음은 우리의 주변에 늘 존재하고 있는 것이지만, 평소에는 쉽게 생각해 보지 않는 것이다. 어쩌면 삶을 살아 가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며,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적같은 일인지 잊고 살아간다. 니나 게오르게 작가의 『꿈의 책』 은 지독하리만큼 아픈 설정을 두고 있다. 평생 아빠를 한 번도 보지 못한 아들 샘, 그리고 아들의 존재를 알고 아들을 만나러 가는 헨리. 하지만 그들의 만남은 이루어 지지 못하고 불의의 사고로 헨리는 코마상태에 빠진다. 아빠를 병원에서 처음 만나게 된 샘. 그리고 코마상태에 빠져 깊은 꿈 속에 갖혀버린 헨리의 이야기. 그들은 서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지만, 각자의 삶에서 서로의 의미를 찾아가며 관계를 맺어간다. 그 모습이 더욱더 가슴아프지만. 책 속에는 샘과 헨리의 관계 외에도, 에디가 중심인물로 등장을 한다. 헨리를 사랑했지만 자신의 사랑이 거절 당했다고 생각하는 에디. 하지만 아픈 그의 곁을 지키며 에디의 사랑은 더욱더 커져만 간다. 각자의 삶 속에서 서로의 의미를 알아간다. 코마상태의 헨리도 자신의 꿈속에서 과거의 경험을 뒤적이며, 그리고 새로운 꿈을 꾸며 샘과 에디의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에디는 헨리와 같은 꿈을 꾸면서, 꿈속에서는 서로의 사랑이 결실을 맺는 기적이 이뤄지기도 한다. 샘은 자신의 묘한 감각과 능력으로 아버지 헨리를 계속해서 느끼고 교감한다. 이러한 것들이 꿈이 아니라 현실, 삶에서 생동감 있게 연결이 되었다면.

우리는 죽음 앞에 섰을 때 삶을 생각하곤 한다. 생기가 넘칠 때는 삶을 험하게 다루면서 말이다. 삶에서 자신을 다루는 것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연인과의 관계에서도 항상 다음의 시간이 존재한다고 믿으며 살아간다. 하지만 세상은 영원한 시간을 우리에게 주지 않는다. 하물며 끝의 시간을 예고하지도 않는다. 이렇게 생각하면 너무나 슬픈 현실이긴 하지만, 반대로 주어진 지금의 시간을 조금 더 소중하게 생각할 필요는 분명히 있다. 사실 책을 읽는 동안 슬픈 마음만 가득 한 『꿈의 책』 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기적같은 샘의 능력과, 기적같은 이야기로 희망을 쓰기도 했다. 역설적으로 그 기적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임을 당연히 알기에 더 슬프게 다가왔지만. 이야기 속을 나와 현실을 마주하면 덜컥 겁이 나기도 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유한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 연인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도 항상 유한하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