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남을 부러워하는" 모든 사람을 경멸한다. 아니다. 사실은 나는 그들과 같은 생각이다. 그러나 '남을 부러워한다'는 말을 별다른 자의식 없이 내뱉는 인간들을, 나는 여전히 경멸한다.
남을 부러워하는 인간은, 자신의 인생을 복권쯤으로 생각하고 남의 인생 또한 복권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남의 당첨된 복권을 부러워하듯, 남의 인생을 부러워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남들이 지불한 그 댓가 앞에서 '부럽다'는 말 따위나 흘려놓고 있을 틈이 없다. 그들은 그 댓가는 생각하지도 않고 남을 부러워한다. 나는 그들이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던지, 복권같은 한가로운 인생에 만족하던지,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렇다. 선택지는 둘 뿐이다.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든지, 변화를 원한다면 그에 상응한 대가를 치러야한다. 너무 단순한 진실이어서 가끔 그 사실을 잊곤한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 예년처럼 교회에 가고 싶은 생각도 없고, 이브 분위기도 딱히 나지 않는다. 방에 누워 천장만 보고 있다. 천장 보고 있다 해서 특출한 생각이 나는 것도 아니요, 무슨 변화를 획책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생각해서 뭐하랴, 말만해서 뭐하랴, 무슨 상념이 있기는 하다면, 이 따위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다.
나는 나의 타고난 게으름과 소심함이 내 인생을 망치고 있다고 쉴새 없이 자탄해왔지만, 그 자탄으로 치죄와 함께 죄과를 치러왔다. 그러니까, 나는 판관인 동시에 죄수가 됐고, 죄수가 됨과 동시에 영어의 몸에서 풀려나와 자유의 몸이 되었던 것인데, 그 자유란 실상 거짓 자유, 내가 만들어낸 환각의 자유였던 것.
세상에 쉬운 것 치고 그 이면을 의심하지 않을 만한 일 드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