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슬프다.':나는 이 말을 도저히 내 입으로 할 수가 없다. 내게 나를 슬퍼할 자격이 있던가.
'나는 너를 용서한다.':소름끼치는군. 내가 용서되지 않는데, 누굴 용서한단 말이야.
슬픔도 용서도 능력이다. 그리고 나는 무능력하다. 그러나 나의 모든 문장에서 '나'를 빠뜨릴 순 없을까.
'나'라고 말하지 않아도 그대로 있는 '나'. 그 '나'는 '나'를 말하는 데 아무 거리낌 없는 '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