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을 피하지는 않습니다. 두렵기 때문에 두려움에 직면하고 맞서는 것이죠. 두려움에 저항하는 것이 용기라고 했습니다.(p.235)...예전에는 신춘문예도 다 찾아서 보았는데, <서울로 가는 전봉준>을 보고 나중에 안도현 시인을 만나 너무 기뻤음.(p.256)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내부 고발이 조직을 향해 총을 쏘는 배반, 배신이라며 집단 비난하는 문화가 있죠. 이건 결국 기득권자들의 가치입니다.p.282)우선 원전의 추가건설을 중지하고 설계수명이 완료된 원전부터 차례로 문을 닫아가는 겁니다. 그러면 원전이 끝나는 시점이 거의 2060년 정도 됩니다 40여 년 정도 되는 기간 안에 원전을 하나하나 줄여가야 합니다. 이 기간 동안에 다른 대체에너지 개발이 가능합니다. 세계 다른 나라도 탈원전으로 방향을 잡고 있죠(p.228~229)
˝아들하구 손자하구 자기 제사 지낼라고 쎄빠지게 고생을 하는디, 귀신이 있다면 이럴 수는 읎다. 귀신이 읎는 것이 분명하니께 올해부터는 제사 안 지낼란다. 인자 제사 지내지 말자.˝할아버지는 태평양 전쟁 때 사이판 바다에서 미군 폭격기에 돌아가셨다. 추석 전전날이 제사였다. 그러니까 아들과 손자 어장을 도와주지 않는 남편에게 하는 경고요 협박이었던 것이다.(p.29)밤낚시의 묘미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남들 돌아올 때 찾아오는 역행의 맛이 있고 모든 소음을 쓸어낸 적막의 맛도 있다. 넓은 바닷가에서 홀로 불 밝히는 맛도 있고 달빛을 머플러처럼 걸치고 텅 빈 마을길 걸어 돌아가는 맛도 있다. 그리고 새벽 5시에 회 떠놓고 한 잔 하는 맛도 빼놓을 수 없다. 사람이 밤에 하는 짓이 몇 가지 되는데 가장 훌륭한 게 이짓이다(p.100~101)수면에 은빛 융단이 깔린다. 달빛이 번지는 수면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피부이다.(p.101)
땅속에서 바람을 맞으며 안내 방송을 들을 때마다 나는 구파발에도, 수색에도 한번 가보고 싶었다. 그러나 그러지 못한 것은 서울의 크기가 컸던 탓이 아니라, 내 삶의 크기가 작았던 탓이리라. 하지만 모든 별자리에 깃든 이야기처럼, 그 이름처럼, 내 좁은 동선 안에도 나의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p.117~118)어머니가 반응하는 게 좋아 부러 까부는 말도 곧잘했다. 어머니가 ˝장사하기 힘들다˝라고 말하면 ˝그럼 자식 키우는 게 쉬운 줄 알았냐?˝며 핀잔하는 식이었다.(p.156)
≪노인과 바다≫는 1952년에 출간됐고 그 다음 해에 퓰리쳐 상을 받았다. 그리고 1954년에는 노벨문학상까지 받게 된다.For sale : Baby shoes, Never worn지금껏 많은 작가들이 자신이 속한 세대의 암울한 역사를 폭로했고 그 안에서 생명을 부지해야 했던 평범한 이들의 수고를 문학작품으로 남겼다. 이런 작가들의 역할이 없었다면 우리는 여전히 권력자들이 만들어놓은 거짓말투성이의 역사를 배워야 했을 것이다.(p.85)살아있는 사람은 크게 두 가지 상태로 존재한다. 깨어 있거나, 잠들어 있거나.(p.88)역사는 한 번 겪고 난 뒤에는 다시 그 전으로 돌이킬 수 없다. 다만 인간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것을 기록하고 끊임없이 해석해내는 일이다. 잊어버리지 않는 일이다.(p.102)별처럼 반짝이던 실험정신으로 매번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켰던 페렉이 죽은 바로 그해, 1982년에 발견된 2,817번째 행성에는 그의 이름을 따서 ‘조르주 페렉‘이라는 명칭이 붙여졌다.(p.220)
신간은 아니지만 좋은 만화는 언제나 신간의 따끈따끈한 향기를 잃지 않는 법이다.(p.56)봄날은 언제나 지나가게 마련인 것이다. 아름다운 시절, 그런 것들은 언제나 우리의 추억 속에서만 존재한다.(p.93)당신이 생의 기미를 안다면 당신은 아마 거기에서 당신이 모르고 지나쳤던, 당신을 사랑했던 모든 것들을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p.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