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혼의 집 1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8
이사벨 아옌데 지음, 권미선 옮김 / 민음사 / 2003년 7월
평점 :
정말 재미있다. 만약 '세계문학전집'을 재미있는 것과 재미없는 것으로 나눈다면 이 책은 이의없이 재미있는 쪽으로 갈 뿐 아니라 상당히 상위권에 들지도 모를 정도로 쉽고 재미있다.
대하소설적 재미만 있을 뿐 아니라, 20세기초에서 지금까지도 타협을 보지 못한 여러가지 사회 문제에 대한 관점들이 녹아들어 있어서 또다른 재미를 준다. 요즘 머리가 아파서(혹은 나빠서) 재미로 넘겼지만, 읽고 토론할 만한 거리도 많은 작품인 것 같다.
다양한 인간상이 등장하고, 그들의 성격과 사상이 설득력 있게 묘사된다. 그래서 하이메, 미겔, 알바 (셋 다 생각이 다르지만 에스테반의 반대쪽으로 세워볼 때)보다는, 전체적으로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극우 보수인 에스테반에게 더 수긍하게 될 정도다. 또다른 에스테반 역시 사악하게 그려지기는 했으나, 이해할 수 없는 극악 캐릭터가 아니었다. 백작 장 드 사티니 역시 귀엽기만 하더만... 작가는 별로 안좋아하는 듯? ^^a
다른 재미는 우리나라와의 비교. 초등학교 시절 우연히 문경장 사건의 (피해자의 이름은 밝히지 않는 것이 좋겠다. 이미 다 알고 계시겠지만) 사실관계를 읽게 되었다. 아마 공판조서의 일부쯤 되지 않았을까 싶은 건조한 투였으나, 사실관계가 워낙 충격적이어서 그것이 적혀있던 찌그러진 하얀 복사지가 아직도 생각이 난다. 얼마나 충격적이냐고? 사실 알바는 우리나라의 그 피해자보다 훨씬 더 심한 일을 겪었으나, 이사벨 아옌데는 독자들을 위해 또는 화해를 위해, 문경장 사건보다는 훨씬 약한 강도로 그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는 것만...-_- 호환 마마보다 무서운 '사실관계'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합시다.
영화로 된 '영혼의 집'은 예전에 TV에서 해줄 때 5분 정도 봤는데, 제레미 아이언스의 에스테반은 꽤 어울리는 것 같다. 그러나 위노나 라이더는 초록색 머리가 아니라서...흠. 초록 머리가 어떤 것일까... 다른 분들은 로사와 알바의 머리카락 색깔을 어떻게 생각하셨을지 상당히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