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4.1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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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와 함께 또 한 해가 흘러가버렸다.

2013년도 12월호를 읽을 때는 몰랐는데,

2014년 1월호를 읽으며 '2014년'이라는 숫자를 자꾸 읽다 보니.. 정말 2013년은 가버렸구나 싶다.

올 한해도 모두 모두 너도 나도 수고가 많았고, 애썼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꼭지는 항상 그렇듯 

#1. 양인자의 다락방 책꽂이

 

믿고 보는 작가의 글은 그 신뢰를 저버리기가 매우 어렵다.

한 번 내 마음에 쏘옥 드는 글을 쓴 작가에 대해서는..

한 동안, 십년이 넘게, 계속 찾게 된다.

 

양인자님의 이달의 추천책은 나도 정말 흡족하게 읽었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기차를 좋아하고 기차와 관련된 業을 구한 쓰쿠루 처럼,

기차를 너무나 좋아하는 양인자님의 손자 다니엘에 관한 이야기다.

다니엘처럼, 이 세상 모든 어린이들은 천재인데..

크면서 어른들의 부족함으로 인해... (색채가 없어진다는 !?)

('색채가 없어진다'는 표현은 순전히 내 표현..)

 

이상하게 읽으면서,

종종 손자 손녀 자랑에 침이 마르지 않았던 최인호 작가님이 생각났다.

벌금 십만원을 내는 불리함을 무릅쓰고 해대는 손자 자랑..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내 아이를 그렇게 예뻐하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보고있는 지금,

십만원에 배팅하는 할버지 할머니들이 꽤나 무척 충분히 이해가 간다.

 

#2. 나를 움직인 한마디 '그렇게 안 되면 차라리 바꿔봐요'

 

한 때 전설이었던 프로 골퍼 박지은님의 이야기다.

사실 골프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박지은님이 하는 이야기를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

항상 쓰던 방식 (퍼팅 그립?)을 바꿔서 신세계를 발견했다는 큰 맥락만 이해했을 뿐.

하지만 마지막 문구는 참 와닿았다.

 

최종 성적 6위로 세리 언니를 이겼다.

크로스 핸디드 그립을 얻었다.

마지막으로 안 되면 되게 하지 말고, 완전히 바꿀 줄도 알아야 함을 배웠다.

(12p, 나를 움직인 한마디)

 

안 되는 것을 되게 하고자 애쓰며 나를 좀 먹지 말자.

안 되는 것이라면 과감히 버리고 바꿀 줄 알아야 진정한 어른이다.

요새 내 머릿속과 가슴속을 꽉 채우는 생각이다.

 

#3. 헌책이 말을 걸었다 '차분히 차분히 읽고 싶다'

 

마음에 쏙 드는 칼럼이 생겼다.

바로, 윤성근님의 '헌책이 말을 걸었다'

 

직접 헌책을 운영하는 작가님 이라고 해서 검색해 보니, 응암동에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이란 곳이 찾아진다.

몇 개 찾아본 사진은 정말 매력적이다.

오랜 친구와 이 겨울이 가기 전에 한번 가보고 싶다.

 

책 속 문장과 함께

 

책을 읽는다는 건 누군가 써놓은 글씨 뭉텅이를 그저 눈으로 본다는 것이 아니다.

책을 읽는다는 건 결국 자기를 읽어내는 일이고,

삶을 반성하는 부끄러운 순간이다.

(77페이지, 헌책이 말을 걸었다)

 

얼마 전 종영한 TV드라마에서 한 국어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고전을 읽는 숙제를 내 준다.

왜 어릴적 다 읽은 책을 또 읽어야 하냐고 항변하는 학생에게 선생님은 말한다.

'네가 변했잖니. 읽는 사람이 바뀌면 책 내용도 바뀌어'

 

문득 책꽂이에 꽂혀 있는 내 수많은 책들을 둘러보고 생각했다.

모두.. 지금 읽으면 또다른 느낌이겠지, 라고.

 

나는 여전히 진심으로 믿는다.

내가 오늘,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졌다면..

그건 독서. 때문이라고.

 

2013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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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3.1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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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정기구독을 시작한지 벌써.. 5년이 넘어간다.

한 달에 한 번, 분기에 한 번, 일년에 한 번 등..

약속한 것들이 다가오길 기다리며 세월은 간다. 빠르게 그리고 느리게.

 

이번호에서도 역시나 나를 사로잡은 꼭지 - 양인자의 다락방 책꽂이 : 저는 왜 이렇게 무딜까요? 

 

이번호에서는 법륜스님의 어떤 강연-감동적이었을-에 관한 단상이 스님의 책 인생수업으로 이어진다

 

ㅣ책 속 한 구절ㅣ 

  무조건 잘될 거라는 낙관이 아니라 '일어나버린 일은 항상 잘된 일이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보면 어느 상황에서든 배울 수  

  있습니다 (10페이지, 법륜수님의 인생수업 中) 

 

가깝게 지내는 지인 중 항상 모든 일이 잘풀리고 계획한대로 이루어지는 아이 친구 엄마가 있다. 

항상 하늘은 그녀의 편인듯, 모든 일은 그녀의 행운으로 귀결된다. 

왜 그녀에게는 좋은 일만 일어나는지 세상과 하늘에 서운한 적 많았는데,

찬찬히 생각해 보니 그것은 그녀의 긍정적 사고 습관의 결과이다. 

행운이, 행운을 부른다.

 

그리고 - 씨 뿌리는 사람들 ㅣ 방한용 실내 텐트를 만드는 '바이맘' 

 

정말 기발하다. 

오바마도 특급 호텔 실내에서 '보안을 위한 실내 텐트'를 또 친다는데,

방한을 위해 안방 안에 텐트를 못 칠 이유가 없다.

실내 텐트 하나로 기온을 4도나 올릴 수 있다니, 정말 기발하고 기특한 아이디어가 아닌지..

절박한 사람들에게 희망이 된 기업,

부산의 예비사회적 기업 바이맘이 쑥쑥 성장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응사와 함께 떠오른 어릴적 추억 - 송년특집 : 한때 우리를 웃음 짓게 했던 그 시절 유행품 

 

고교시절 하도 자율학습 - 보충수업 - 자율학습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서인지 

대학 입학 후 놀이 꺼리는 뭐든 다 좋았고 신이 났었다. 

스무살이나 넘은 대학생이.. 

수십개의 곱창 머리끈을 사며 즐거워 하고 

창피한줄도 모르고 다마고치를 들고 강의실에 들어갔던 기억이 난다. 

아무래도 샘터의 매력은 

이렇게 세대를 넘나드는 주제로 이루어진 다양한 꼭지들 때문인 듯 하다. 

 

12월호도 참,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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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3.11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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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샘터를 처음 읽기 시작한 것이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다만 정기 구독을 결심한 이유가 최인호 님의 '가족'이라는 연재 소설 때문이었다는 것,

정기 구독 하자마자 최인호님의 지병으로 인해 연재가 중단되었다는 것,

러시아 주재원으로 나가있는 친구를 위해 신기해 하며 해외 정기 구독을 신청했던 것,

등등이 떠오른다.

 

이번 달 돋보이는 글은 단연 양인자님의 다락방 책꽂이 [남미 무전여행기]

 

양인자님의 글은 맛깔나고 책 선택도 참 좋다.

(나와 독서 취향이 같아서인지 몰라도 ..)

단 돈 이삼만 원으로 남미 무전 여행을 다녀왔다는 화려한(?!) 그리고 떳떳한 기행기.

 

 

양인자님의 이런 문장

"사람이 어떻게 가고 싶다고 다 가고, 보고 싶다고 다 보고 사나, 못하는 것도 있는 거지.

그러고 마음을 탁 내려놓았는데..." (8페이지)

 

하고 싶고 갖고 싶은 것에 대해 '마음을 탁' 내려놓는다는 것.

그래, 어른은 그럴 줄 알아야지.. 하지만 다만, 어른도 속은 쓰린다

 

"먼 나라 여행을 하면 도착한 날은 푹 쉬고 여독이 풀린 다음 이곳 저곳을 보고 싶은데,

혼자 가지 않은 이상 그런 일정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여행 내내 피곤에 절어, 보이는 건 그냥 보고 들리는 건 그냥 듣기 일쑤인데.."

 

"박종호씨, 요시모토 바나나, 그리고 나, 이렇게 세 사람이 실제로 함께 여행을 하고 돌아온 것 같다"

(10페이지)

 

200% 공감.

양인자님이 추천한 소설 <박종호, 탱고 인 부에노스아이레스>를 꼭 읽어봐야 겠다.

 

그리고.. 최인호님 보내드리기 - 영원한 가족, 故최인호 작가의 명복을 빕니다.

 

난 연재가 종료된 후 그 간의 <가족> 연재를 묶은 <가족 앞모습, 뒷모습>으로

내용을 접했다.

쵸코렛을 좋아하는 손녀에 대한 사랑, 아내에 대한 지극한 사랑,

딸과 아들에 대한 행복한 에피소드와 일상들,

자녀, 손녀 이름은 너무 정겹고 익숙해 마치 내 이웃 이야기인 듯 했었다. 

 

서점 곳곳에 최인호님 특집 기획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이번엔 별들의 고향 같은, 초기 소설을 한권 들어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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