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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여름을 삼킨 소녀 ㅣ 스토리콜렉터 28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북로드 / 2015년 1월
평점 :
넬레 노이하우스는 대단한 이야기꾼입니다. 그녀의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타우누스 시리즈가 아닌 다른 작품을 읽어 보니 더욱 확실하게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녀의 작품은 일단 굉장히 술술 읽힙니다. 인물도 생동감이 있고요.
'여름을 삼킨 소녀'는 굳이 분류해 보자면 성장 소설이지만, 로맨스 소설의 느낌이 많이 나는 작품이에요. 중간중간 낯이 확 뜨거워지는 묘사들이 등장하고, 주인공 셰리든과 관련하여 성적인 사건들이 꽤 일어납니다. 이야기의 가장 밑바닥에는 셰리든의 출생의 비밀?이 있지만, 대부분의 사건은 사랑과 관련되어 있죠. 셰리든은 이 사랑 때문에 행복하기도, 쾌락을 느끼기도, 고통스럽기도 합니다.
아름다움과 매력이 도무지 숨겨지지 않는 십대의 여자아이, 그녀의 곁을 맴도는 수많은 남자들, 금지된 사랑 그리고 출생의 비밀.
통속극이 갖추고 있는 너무도 당연한 조건들인가요? 어디서 본 듯한 이야기지만 그렇지 않은 듯, 이 이야기는 끝없이 사건을 팡팡 터뜨리면서 진행됩니다. 딱히 깊이는 없지만, 눈을 뗄 수가 없는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예요.
그런데.... 그렇게 사건이 마구마구 진행된 것이 무색할 정도로, 이야기가 너무 급하게 끝나 버린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금지된 사랑에 그렇게 고민했으면서, 출생의 비밀을 다 폭로했으면서, 자신의 꿈을 위해 나아가고 싶어 했으면서..? 왜 그렇게 한 순간 결말을 맺으려는 걸까요? 열린 결말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저는 뭔가 아쉬운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주인공이 고통받는 걸 한참 보여줬다면, 주인공을 괴롭힌 사람이 벌 받는 것도 좀 더 보여줘야지! 이런 심정이었달까요...
주인공에게만 모든 포커스가 맞추어져서, 결말도 너무 주인공 위주로만 치달은 것도 약간 아쉬운 지점이었습니다.
하지만.. 들리는 얘기에 의하면 후속격의 작품을 탈고했다고 하더라고요.. 작가 본인도 그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던 거겠죠?
철부지 소녀가 두 계절이 흘러갈 동안 치열하게 겪어 냈던 사랑과 꿈, 그리고 자아 찾기를 매우 통속적으로 그려 낸, 흡입력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확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원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