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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무의 도시문화 오딧세이
원제무 글, 그림 / 청아출판사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온라인쇼핑에서 '책제목'은 큰 영향을 가진다. 관심을 기울이면 책의 구성이나 모양새에 대해서도 알 수는 있지만 직접 만져보기 전까지 모르는 것들도 있다. 만약 오프라인에서 내가 이 책을 만났더라면 선뜻 구입했을지 의문이다.유홍준 교수의 추천사까지 곁들인 이 책은 세계 유서 깊은 여러 도시들의 문화 탐방기처럼 보인다. 일면 사실이다. 저자는 도시계획, 도시정책을 전공한 이로서 뛰어난 예술 감각을 가진 사람인 것 같다. 책 전체에 걸쳐 저자가 그린 도시풍경 수채화가 삽입되어 있다. 문제는 이 책이 소개하고 있는 북유럽, 동유럽 및 중남미 도시들을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나같은 사람은 그 그림들을 보고서 아무런 감흥이 없다는 점이다. 차라리 각 도시를 대표하는 유적 사진이라도 한 장씩 넣어주었더라면 좀더 실감이 났을텐데.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각 도시의 유래나 역사는, 좀 심한 표현으로는 관광안내 책자에서 발견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된다. 책제목에 얽매이지 않는다면, 저자가 제공할 수 있는 중요한 안목은 이 도시들이 계획되거나 자생적으로 진화해온 과정과 그러부터 우리가 우리의 도시 발전을 위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일 것이다. 실제로 저자는 도시마다 이러한 감상을 추가하고 있지만 관광안내와 수채화에 파묻혀 지면을 제대로 차지하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