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바꾼 어느 물고기의 역사
마크 쿨란스키 지음, 박광순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1998년 7월
평점 :
절판


우선 이런 류의 역사책은 매우 재미있다는 걸 고백하자. 요즘 들어 역사를 읽는 맛을 흠뻑 느끼고 있지만, 이 책처럼 보통의 역사책에서는 지나가기 쉬운 사소한 대상으로부터 역사를 펼쳐 나가는 소위 '미시사'는 정말 흥미롭지 않을 수가 없다. 미시사 책들이 많이 등장하는 최근 경향을 환영하면서, 한편으론 이 책에 대해서 아쉬운 점들도 있다.

우선 이 책이 다루고 있는 cod 즉 대구라는 물고기가 정확하게 어느 물고기일까? 우리가 흔히 음식으로 접하는 대구라는 물고기의 역사라고 생각하고 책을 폈던 나는 다소 당황했다. 책의 서두는 캐나다 연안에서 대구잡이로 생계를 유지하던 어느 마을에서 시작한다. 그곳의 대구가 멸종위기에 처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음식점에 넘쳐나는 대구가 멸종 위기라니...다소 걱정스러운 생각이 들면서 책을 읽어나갈수록, 보통 대구라고 부르는 물고기가 한두 종류가 아니라는 것과, 특히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대구는, 우리가 주로 먹는 아시아산 대구와는 서로 다른 물고기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어쨌든 대구라는 물고기는 유럽과 북미 지역 사람들에게 중요한 자원이었다. 주로 아메리카 대륙의 대서양 연안에서 잡히는 탓에 유럽인들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멀리까지 가서 잡아와야 하는 물고기였고, 그래서 심지어 생대구보다는 어떤 식으로든 가공된 형태를 더 익숙하게 여겼다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대구라는 물고기가 노예제도와 어떤 식으 로 얽혀있는지에 대한 서술 부분이다. 사소해 보이는 이런 연결고리에서 더 큰 역사적 흐름을 읽어내는 것, 이것이 미시사의 힘이요 매력일 것이다.

매 장마다 끝에는 한 가지씩 관련 시대의 대구 요리법을 소개하고 있도, 책 말미에도 여러 가지 대구 요리가 소개되어 있다. 아마도 재미있으라고 포함된 것 같은데, 솔직히 별 재미가 없는 부분이었다. 그 요리법이라는 것이 너무 단순하거나(적당히 잘라서 삶아라 등) 아니면 무슨 이야기인지를 알수가 없는 경우가 많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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