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최근에 접한 뉴스 가운데에서 가장 의미심장한 것 중 하나. 그것은 <대표적인 군대 내부 의문사의 하나인 허원근 일병 사건을 두고 의문사위와 국방부가 대립갈등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두개의 국가기관 사이의 이 험악한 대립갈등의 진실과 정체>에 1차적인 시선이 모아져야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내가 들은 게 없어서 그런지, 피플타임즈를 비롯 인터넷 정치사이트들 가운데 어디에서도 이 사태에 관해서 명쾌하게 심도깊은 분석이나 진단을 접해 보지 못하고 있다. ('수군작, 당신이 해라'라는 소리가 환청처럼 들린다~^^;;)
며칠 동안 이 사태의 의미와 역사성에 대해서 아주 촉각을 곤두세우고 이야기하는 벗을 보면서, 그리고 '참으로 안타깝다, 이 사태에 대해서 의식있는 논객들의 담론생산이 정말 부족하다'는 그의 탄식을 들으면서, 나 역시 적지않은 자책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정치사이트 글쓰기에 뛰어 들고 싶지 않으며, 당장 그럴 수 있는 형편이 아닌 현상황에서 여기에 나마 글을 남겨보려 한다.
의문사위는 아시다시피 '국가기관'이다. 고전적인 좌파의 시각에서 보자면, 행정부란 지배계급의 통치도구인 국가폭력기구의 하나이다. 국방부는 더욱더 명확하게 대표적인 국가폭력기구의 하나로 공인된다. 그렇다면 이번 사태는 국가폭력장치 내부의 이질적 요소들 간의 불화인가? 뭔가 나에겐 복잡한 생각거리가 여기서 주어진다. 조금씩 나는 이 지점에서 고전적 좌파의 시각에서 조금 벗어나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사고의 차원이 이동함을 느낀다. 폭력 이기 이전에 '직장이자 관성이자 이권관계인 그 무엇' 그리고 '열정과 진실의 미시화된 정치'....이러한 성분들이 '폭력장치'라는 일방적 규정에 거부반을 일으키는 것이다. 다들 이런 정도의 느낌은 갖지만, 이러한 거부반응의 진정한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이것이 ??? 인 것이다. 아마도 <메커니즘>의 복잡한 변수들을 적어보자면, 아래같은 질문들은 들어가야 할 것이다.
<의문사위로 대표되는 세력>의 역사적 정체는 무엇인가? '노무현 정치분파, 신흥지배귀족'과 의문사위 관계자들 사이 관계는 무엇인가? 국방부로 대표되는 '구기득권, 구지배귀족'의 저항은 어떤 성격의 것인가? '84년 4월 2일 의문의 죽음을 당한 허원근 일병 사건의 진상규명'으로 표상되는 <인권과 진실의 지향>은 과연 현단계 한국시민사회의 역사적 성숙에 어떤 바로미터가 될 것인가?
일부 언론은 이번 사태의 진정한 역사성에 둔감한 정도가 지나쳐서, '국가기관 간 꼴불견 폭로전'이라는 식의 우스개거리식 비아냥이나 조장하는 듯 하다. 희화화를 통한 <우민주의 공작>은 언제나 저질 언론사 기자들의 고질병이다.
2기 의문사위(위원장 한상범) 소속 박종덕 조사 3과장 등 2명에게 국방부 특조단 소속 인모 상사가 '권총 1발을 쏘며 위협하고 수갑을 채우는' 폭력을 행사한 사태.
이번 사태는, 국가기구-지배귀족 그리고 <시민권과 진실의 역사적 성장 메커니즘>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사태이다. 머리가 복잡해진다.....
수군작^_* 200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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