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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기 - 완역
전용신 역주 / 일지사 / 1989년 11월
평점 :
절판
일본 고대 사서들을 번역할 때, 번역자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다. 첫째, 일반 독자들을 위해 그간 일본 국내에서 이루어진 연구 성과들을 풍성하게 모아서 주석으로 달아 달라는 것이다. 둘째, 주석으로 달 때에도 보다 많은 지지를 받는 설과 아닌 것들로 잘 정리된 체계를 잡아달라는 것이다.
이런 기대를 가진 입장에서 내가 느낀 건 이번 전용신의 <일본서기>는 주석이 매우 빈약하다는 점이다. 이 분야에 충분한 지식이 없는 일반 애호가들에게는 이 점이 참 불편하다. 원문 번역의 정확성은 잘 알수 없는 게 일반 독자들이다. 다만 그 원문의 사실을 둘러싼 여러가지 주석과 해석, 해설들을 참고하면서 그 당시의 상황과 역사를 재구성하게 되는 것이 독자들이다.
'드디어 <일본서기>의 한글번역본이 나왔다'라는 의미부여에 그칠 뿐, 진정 고대 일본사에 대한 이해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면 빈약한 보충설명, 원문의 번역 뿐인 이 책이 왜 필요한 건지 모르겠다.번역자가 얼마나 이 책에 많은 공을 들였는 지는 독자로서는 알 필요가 없다. 독자는 냉정하게 번역된 결과물인 책의 높은 수준으로 그 공을 평가하게 된다.
일본 고대사에 문외한인 나지만, 일본 고대사에 대한 한국의 번역 수준 또는 연구수준이 이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실망을 갖게 되고, 번역자나 연구자들의 더 치밀하고 풍부하고 잘 다듬어진 번역서들을 내놓아 주길 바란다. 이런 기대를 갖고 성은구 번역의 <일본서기>도 읽어볼 참이다. 전용신 완역본보다 2년 전에 나왔고, [완역]이란 수식어가 없어서 안 골랐는데, 어쩔거나 혹시 하면서 또 읽어 보아야지.
아 정말, 한국에는 [일본서기]나 [고사기] 전공하는 학자 하나 제대로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