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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쓰는 아이 ㅣ 산하세계어린이 9
비벌리 클리어리 지음, 임현숙 옮김 / 산하 / 1994년 1월
평점 :
품절
전쟁과 평화 등 거대담론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평범한 어린아이가 가족의 문제로 인해 아픔을 느끼고 성장해 나가면서, 자신의 글쓰기를 배워나가고, 그로 인해 성숙해가는 과정이 진솔하게 담겨 있습니다. 리는 헨쇼 선생님과 글로 나누는 대화를 통해 좋은 글에 대해 끊임없이 더듬어 나갑니다. 그리고 <어린이작가 문집>에 <아빠의 트럭을 타고 다닌 날>이라는 글을 써서 내는데요. 그것은 결국 자신이 떨어져 살고 있지만 사랑하는 아빠와 함께 트럭을 타고 보낸, 가장 행복했던 날에 대해 쓴 것이었습니다.
작가는 엄마와 아빠의 이혼이라는 문제에 대해, 재결합을 한다거나 하는 결말을 맺지 않습니다. 하지만 리는 아빠가 자신을 그리워했음을 알게 됩니다. 아마도 아빠에 대한 마음의 응어리와 헨쇼 선생님과의 편지 왕래를 통해, 리는 소위 말하는 성숙을 하였겠지요. 가족을 이루어 사는 삶과 트럭을 몰며 살아가는 삶 등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은 제각기 다르고,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 가운데, 각자 원하는 삶의 방식이나 기질이 다를 때, 가슴아픔을 느낍니다. 그것은 모두 소중한 사람들이기에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작가는 초등학생 아이에게 도시락 도둑을 잡기 위해 경보기를 장치할 수 있는 것처럼, 어떤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고심하면 작은 깨달음 같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아빠와 트럭을 타고 다닌 날에 대해 쓴 아이가 사랑스러워서 이 책에 애착을 가져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