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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겨울 방학 - 소년한길 소년소설 3
이소완 지음, 양상용 그림 / 한길사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독일 어린이문학의 번역작가 이소완의 두 번째 창작집입니다.
3편 중에서 <만우절 연극>을 눈여겨 보았습니다. 이 작품은 작가가 어린 아이를 어린 아이로 보지 않고, 내면 세계를 지닌 한 명의 자아로 그려내면서, 치밀한 심리묘사와 군더더기 없는 서술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찬찬히 풀어놓았다는 점에서 눈에 띄었습니다.
<만우절 연극>에서는 한 명의 아이를 진지한 시선으로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그 아이는 태수의 짝꿍 경태. 태수의 눈을 빌어 드러나는 경태라는 캐릭터는 사춘기 독자들이 공감할 만한 갈등과 응어리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경태는
‘눈에 띄지 않는 아이’에서 -> ‘조금 이상한 아이’ -> ‘모형 비행기만 좋아하는 아이’ -> ‘혼자 가사일도 잘하는 아이’ -> ‘선생님에게 당당히 대드는 아이’ -> ‘학교를 싫어하는 아이’ -> ‘친구 물건을 훔친 아이’ -> ‘기계의 조립이 전부인 아이’로 이해의 폭이 깊어집니다.
그리고 도둑과 피해자라는 두 아이의 관계는 서로를 알아주는 친구의 관계로 변화합니다. 그러면서 ‘학교가 싫다’는 경태의 해결하기 어려운 고민은 ‘태수’라는 친구와의 사건을 통해, ‘학교를 좋아함’으로 해결되지는 않지만,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를 통해 ‘고민의 나눔’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요컨대, <만우절 연극>은 사춘기 주인공의 내면 갈등과 심리를 들여다보고, 그것이 ‘우정’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진지하게 살펴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