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 2004-09-20  

안부
아주 잠깐, 정말로 멋진 하늘이었어요. 구름이 지나가는 사이로, 지는 해가, 무슨 조명처럼 반짝였지요. 우린 모두 산불이라고 난 줄 알았어요. 그렇게 반짝이는 해는 금세, 구름이 가렸지요. 그리고는 산밑으로 내려가버렸어요. 창문에 기대어, 다시 한번만 해가 나기를 기다렸는데, 산밑으로 들어가버린 해가, 다시 나올리는 없겠지요?
쏠키님, 아직도 아프세요? 빨리 낳으셨으면 좋겠어요. 성능 좋은 카메라 한 대 있어서, 오늘 이 멋진 하늘을 쏠키님께 보여드리면 좋을텐데... 아쉬운 게 너무나 많은 하루에요. 님이 아픈 것도, 해가 그렇게 빨리 사라진 것도, 기다리던 사람의 전화에 대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한 것도....
그래서, 님이 빨리 낳으셨으면 좋겠어요.
 
 
soul kitchen 2004-09-22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제가 가장 아쉬워하는 건요, 기다리던 전화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신 거예요. 해는 오늘 또 질 거고, 저는 곧 나을 거지만...흑...그 분께서도 꼭 다시 전화를 주시길. 제가 장시간 앉아 있어도 아픔을 덜 느낄 의자 하나를 얻어 왔어요. 오늘부터는 서재질 좀 해댈 것 같습니다. 지난 여름 너무나 더워 이 여름 끝에 어김없이 가을이 올 거라는 걸 믿을 수도 없겠더니 잠깐 사이에 이미지 속 선인장님의 계절이 왔습니다. 골룸의 벗은 몸과 푸르스름한 배경색이 이젠 춥구만요. 건강 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부상당한 국가대표선수처럼 재활 운동에 여념없으니 (님처럼 술도 끊고 말이죠..흐흐) 곧 좋아질 겁니다. 내년엔 질펀한 연애 한 판 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