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시장 삼대째 1 - 츠키지에 어서옵쇼!
하시모토 미츠오 지음 / 대명종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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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세 가지로 우리는 의, 식, 주를 꼽는다. 하지만 사실 옷보다는 먹을 것이 더 중요하다. 굶어서 죽을 수는 있어도 옷이 없다고 죽는 일을 없을 테니.

먹는 것은 생명 유지를 위해서 필요할 뿐만 아니라 이제는 행복의 한 요건이기도 하다. 그냥 배부른 것보다는 맛있는 것, 이왕이면 보기도 좋은 것...인간의 욕심에는 한계가 없으니 더더욱 맛있는 것을 추구하는 모양이다.

어시장 삼대째는 다른 요리만화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지만, 요리만화 매니아라면 한번쯤은 꼭 손에 들게 될 책이다.

일본의 대표적 어시장인 츠키지 어시장 이야기를 그린 이 책에서는 모조리 생선 이야기뿐이다. 소재가 한 분야로 한정되어 있긴 하지만 맛있는 것 속에서 행복을 추구하고 요리를 통해 인간관계를 엮어나가는 것만은 다른 요리만화와 똑같다. 또한 한 분야라고는 해도 생선의 종류가 어찌 그리 다양한지, 정말 놀라울 만큼 세분화해 들어가고 있다.
요리만화가 거의 전무한 우리 만화 실정으로 보면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책 편집을 보면, 번역도 상당히 매끈하게 되어있다고 본다. 인물 개개인의 개성을 살리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고, 특히 사투리를 인물과 잘 어울리게 번역해 놓았다.

이 책은 편안한게 읽을 수 있다. 어려운 요리가 아니라 소박한 시장 상인의 음식을 보여주기 때문에 부담 없이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시간이 조금 지나서 다시 읽어도 역시 유쾌하고 또 읽을 수 있으니 한권쯤 비치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역시 먹보 주인공의 먹는 모습인데, 얼마나 맛있게 먹는지 보는 사람마저 군침이 돌 정도. 배고플 때 읽으면 좀 곤란할 듯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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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30
오다 에이이치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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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30권, 아직도 루피는 하늘섬에 있다. 해적왕이 되겠다면서? 라고 묻는다면, 곧 다시 청해로 내려갈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모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

어린 시절, 모험에 대한 꿈을 한번쯤 꾸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보물섬을 읽으면서, 혹은 시청하면서, 보물 찾아 떠나는 짜릿한 모험을 꿈꿔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말이다. 몽테크리스토 백작처럼 섬에 감춰진 보물을 찾아내고 흥분하는 그런 경험을 해보고 싶지 않았겠는가.

생각뿐이었던 것을,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했기에 원피스는 매력적이다. 또한 두근거리는 모험과 멋진 친구들이 있기에 여행길이 더욱 흥겹다. 작가의 온갖 상상력이 자유롭게 펼쳐져 있어 놀랍고 또 놀랍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과연 원피스는 무엇이며 찾아내게 될지 무척 기대된다.

다만 싸우는 장면이 너무 많아서 걱정이다. 애니메이션에서는 더더욱 실감나게 피튀기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건 절대 소년만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성인용 모험만화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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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DTS-ES)
미야자키 하야오 (Hayao Miyazaki) 감독 / 대원DVD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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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에 흐르는 자연사랑의 정서는 그의 작품을 본 사람이라면 한마디씩 할 정도로 잘 알려진 것.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도 역시 변함없이 그러한 정서를 보여주고 있다.

오래된 나무나 강이 생명을 얻고 신이 깃든다는 이야기는 흔히 접할 수 있는 호러물의 단골 소재이다. 하지만 여기 등장하는 하쿠나, 마치 오물신 같은 몰골을 하고 나타났던 강의 신이나 모두 호러와는 거리가 멀다.

그들은 생명을 빼앗긴 강, 빼앗겨가고 있는 강, 미래의 강, 현재의 강, 더 나아가 미래의 자연, 현재의 자연인 것이다. 그들에게서 생명을 빼앗은 것은 '코하쿠' 강을 없애고 맨션을 지은 인간이며, 강에 온갖 오물을 투기한 인간이며, 돼지로 형상화된 탐욕스런 인간이다 (하지만 사실 돼지는 탐욕과 거리가 멀다고 한다ㅠ.ㅠ).

그럼에도 결국 그 모든 파괴 속에서 그들을 다시 구해내야 하는 것도 인간이라는 것은 피해갈 수 없는 아이러니이다. 모든 것을 '마녀' 에 의한 강탈로 치부해버리면 편할 테지만, 그 또한 인간이 만들어낸 어두운 일면이 아닐까 한다.

겉만 보느라 소중한 아이도 알아보지 못하는 유바바는 발전이라는 화려한 포장에 혹하여 미래의 터전을 짓밟고 있는 인간의 모습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파괴하기는 얼마나 쉬운가. 하지만 그것을 다시 회복하려면 무수한 시간과 노력과 자본을 필요로 하게 된다. 최근 서울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청계천 복원공사를 보면서 이런 생각은 더 깊어만 간다. 잃기 전에 한번 더 생각했다면, 눈앞의 작은 이익이 아니라 멀리 미래를 내다봤다면...

쓸데없이 말이 길어졌지만, 일단 한 번 보고 나면 이 작품의 뛰어난 영상미에 빠져 다시 한번 미야자키 감독의 작품 세계로 빨려들어갈 것이다.

치히로와 하쿠가 손잡고 뒤어가던 아름다운 꽃길은 마치 실사인 양 착각하게 만들고, 파도의 포말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듯한 바다 풍경 또한 압도적이다. 톡톡 튀는 캐릭터들 또한 환상적인 영상과 더불어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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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네 집 이야기 4
황미나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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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작가의 작품 중에 웍더글덕더글이란 것이 있다. 시끄럽게 데굴데굴 굴러가는 모양이었던가? 그런 뜻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이씨네집 이야기를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딱 그것이다. 웍더글덕더글~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말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가족 이야기이다.(우리 집 삼대를 다 합해도 그들 형제들 숫자만큼도 되지 않는다.-0-)

소년풍 만화였던 웍더글덕더글을 성인풍으로 업그레이드 하면 이런 느낌이 나올까?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면 또 다른 하나가 문제를 일으키며 쉴 새 없이 집안은 시끌벅적한데... 제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형제 자매들의 '인생찾기'가 시원스런 폭소를 자아내고, 또 눈물 어린 감동까지 가져다 준다. 만화왕국 일본에 수출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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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여인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1
윌리엄 아이리시 지음, 최운권 옮김 / 해문출판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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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여인을 처음 읽었던 것이 언제였는지는 기억할 수 없다. 하지만 여인의 모습을 그린 삽화만큼은 지금도 꽤나 선명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데, 동그란 레이스 모자를 쓰고 허리 잘록한 원피스를 입은 고풍스런 여인의 모습이었다. 그야말로 현실이 아닌 듯한 모습. 솔직히 이 소설이 왜 그리 명성을 떨치는지는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나는 것을 보면 상당한 명작임에는 틀림없는 듯하다.

이 작품의 요지는 사라진 여인을 찾는다는 것인데, 그 여인의 존재가 너무나도 기이하고 그 만남 또한 우연 중에서도 으뜸가는 우연인 까닭에, 사람찾기에 대해서는 굳이 추리력을 요하지 않는다. 추리로써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작품이 사람찾기만 하다가 끝나느냐 하면 그것은 또 아니다. 이 작품을 제대로 즐기려면 사건 전체를 곱씹어보고 재구성하면서 가설을 세워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이야말로 탐정이 가장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이고 추리소설을 읽을 때 독자가 재미를 느끼는 부분 아니겠는가.

이해가 안 되면 될 때까지, 어긋나는 부분이 있으면 조각이 맞을 때까지, 탐색하고 또 재구성해서 진실에 접근해가는 과정. 이 기본을 확실히 지키고 있기에 이 소설이 명작으로 남는 것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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