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여인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1
윌리엄 아이리시 지음, 최운권 옮김 / 해문출판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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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여인을 처음 읽었던 것이 언제였는지는 기억할 수 없다. 하지만 여인의 모습을 그린 삽화만큼은 지금도 꽤나 선명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데, 동그란 레이스 모자를 쓰고 허리 잘록한 원피스를 입은 고풍스런 여인의 모습이었다. 그야말로 현실이 아닌 듯한 모습. 솔직히 이 소설이 왜 그리 명성을 떨치는지는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나는 것을 보면 상당한 명작임에는 틀림없는 듯하다.

이 작품의 요지는 사라진 여인을 찾는다는 것인데, 그 여인의 존재가 너무나도 기이하고 그 만남 또한 우연 중에서도 으뜸가는 우연인 까닭에, 사람찾기에 대해서는 굳이 추리력을 요하지 않는다. 추리로써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작품이 사람찾기만 하다가 끝나느냐 하면 그것은 또 아니다. 이 작품을 제대로 즐기려면 사건 전체를 곱씹어보고 재구성하면서 가설을 세워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이야말로 탐정이 가장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이고 추리소설을 읽을 때 독자가 재미를 느끼는 부분 아니겠는가.

이해가 안 되면 될 때까지, 어긋나는 부분이 있으면 조각이 맞을 때까지, 탐색하고 또 재구성해서 진실에 접근해가는 과정. 이 기본을 확실히 지키고 있기에 이 소설이 명작으로 남는 것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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