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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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잊어버리기 쉽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곳,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은

어디 먼 나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일상에 있다.

그리고 곁에 있는 존재는 가족.

이 평범한 진리를 기억하고 사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은-이제 겨우 두권째 읽어봤을 뿐이지만-

문학적인 부담이나 사실주의적 딱딱함 따위는 무시해버리고

그저 가까이 있어서 느끼지 못했던 편안함을 되찾아 준다.

큰 것만 보지 말고 작은 것, 소중한 것을 잃지 않도록 하라고

경고해 주기도 한다.

삶에 지쳐 '이제 그만'을 외치고 싶은 사람은

바나나의 작품에서 힘을 얻을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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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민속탐정 야쿠모 4 - 가면박물관 살인사건
가나리 요자부로.야마구치 마사카즈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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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물은 단순히 살인과 사건 해결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확실히 범인이 파놓은 함정을 피하고, 진실을 밝혀나가는 스릴 있는 장르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추악함을 보여주는 면도 있다.

야쿠모 4권에서 보여준 가면 이야기는 인간의 이기심, 어리석음 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가면을 쓰고 연극하듯 살아간다는 이야기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진부하게 느껴지기 쉬운 이야기를 추리의 틀 안에서 진지하게 이끌어내고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모든 작품이 동일하게 만족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지는 않다는 것.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읽고 나서 왠지 모르게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아직 이유를 알 수 없다. ㅜ.ㅜ

새로운 점은, 일본 문화에 대한 페이지가 있다는 것이다.

만화를 보면서 생소한 문화를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 야쿠모의 민속 기행은 그런 어려움을 덜어줄 듯하다.

앞으로 롱런하는 작품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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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마 클럽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지음, 정창 옮김 / 시공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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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음하기도 낯설고 힘든 타이예페르라는 사람의 죽음에서 출발하는 이 책은 전체 구조를 보면 추리소설의 형식을 하고 있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전혀 그렇게 볼 수 없으니...

수없이 등장하는 수많은 작가와 책의 이름.

그리고 내용과 대사를 줄줄이 꿰고 있는 작가의 서술방식이 큰 벽으로 다가왔다.

이건 작가의 지식 과잉인가? 독자의 지식 부족인가?

작가가 언급하고 있는 책들 중 겨우 삼총사나 몽테크리스토 백작 같은 것만 알고 있고

그 많은 작가들중 고작 서너명 이름만 알고 있다는 것이 나 혼자만의 문제일까?

책을 반절 이상 읽을 때까지도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알 수 없어 혼란을 겪었다.

그것은 과연 내 개인의 문제인가?

 

후반으로 들어서서는 좀 속도감 있게 전개되지만,

(이것은 남부의 여왕에서도 그랬고, 아마도 이 작가의 방식인가보다)

마지막 결말을 보면서까지 모든 것이 알 수 없는 수수께끼로 남아버렸다.

이레네의 정체도 알 수 없었고, 바로 보르하의 광기도 뜬금없었고, 뒤마클럽의 방식도 그렇다.

그리고 가장 알 수 없었던 것은 작가가 무얼 말하고 싶었는지이다.

발칸의 입을 빌어 "게걸스럽게 읽어치우는 독자"에 대해 비아냥을 담고 있는 듯하긴 한데...

또는 문학세계와 현실 세계의 구분에 대한 이야기를 한 듯도 한데...

도저히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

 

아무 생각 없이, 무슨 내용인지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줄거리만 따라간다면 모를까

이 책을 이해해가며 읽는다는 건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만큼 게걸스레 책을 읽어댄 사람이라면 혹시 가능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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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에서 - 단편
이영유 그림, 한정아 글 / 시공사(만화)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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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거나 진지하거나...라는 양분법으로 모든 것을 나눌 수는 없지만,

보이즈러브에서는 이 두 기준 외에 달리 적용할 기준이 마땅치 않다.

많이 나아지기는 했어도 아직도 여전한 우리 사회의 폐쇄성 탓에

표현의 자유라는 것이 어디 작가의 마음대로 되는 것인가 말이다.

'꽃밭에서'는 가벼움을 택한 작품이다.

부담스럽지 않도록 가볍고 발랄하고 유쾌한 표현을 택했다.

읽고 나서 고민할 일도 없고 그냥 가벼이 웃고 넘어가면 된다.

혹, 보이즈러브에 알레르기 증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 해도 부담 없이 접할 수 있을 것.

코믹한 전개와 그 가벼움에 한표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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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뉴욕 New York New York 4 - 완결
라가와 마리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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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래 전에 읽어서 주인공 이름도 잊었고,

내용조차도 군데군데 끊겨버린다.

그래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지금껏 읽었던 동성애물 가운데서 가장 깊이 있고 가장 진지한 작품이었다는 것이다.

서로를 이해하는 데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주위 사람들을 이해시키는 데에는 더욱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두 사람.

그들의 삶이 주는 격정과 안타까움, 따스한 사랑은 직접 읽어보지 않고서는 절대 이해할 수 없다.

정말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의자에 앉아 고요히 죽음을 맞이하는,

너무나도 온화한 그 순간이었다.

이 작품은 오래 전, 지금보다 동성애에 대한 편견이 훨씬 심하고, 아직 그러한 작품이 보편화되기 전에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만큼 더욱 진지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거나 역시나 이 작가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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