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찌리릿 > 꿈의 고등학교?
내가 자주 가는 헌책 동호회에서 퍼왔다. 한참을 킥킥대다.
꿈의 고등학교-_-a 교직원 명단
명예교장: 고 이오덕
교장: 리영희
부교장: 조정래
교무주임: 강준만
서무주임: 한완상
관리주임: 강정구
국어: 황석영
영어1: 백낙청, Walden Belo
영어2: Bruce Cummings, Selig Harrison
일어: 카라타니 코오진, 오오에 켄자부로오
독어: Juergen Habermas
불어: Jacques Derrida
문학: 김정란
정치: 최장집
경제: 김수행
서양철학: 송두율
동양철학: 신영복
미술: 진중권
국사: 박노자
학보 편집: 오연호
교지 편집: 김규항
문예 특활: 고종석
회화 특활: 김태권
음악 특활: 신중현
영화 특활: 박찬욱
연극 특활: 김민기
봉사 특활: 박원순
여기에 나를 비롯한 이런저런사람들의 추가의견이 실렸다. 대강 보자면...
1.(익명처리) 이런, 가장 중요한 양호 교사가 없군요..
2.(역시 익명처리) 사서담당: 도정일, 스페인어: Garcia Marquez, 아랍어: 정수일, 종교(선택과목): 고 안병무, 이제민, 법정, 정수일, 만화 특활: 박재동
3.(나) 물리 정재승, 화학 고종숙, 생물 최재천, 지구과학 조경철(이양반은 좀-_-;;)... 어떨까요?
당연히 저 명단에도 뭔가 아닌데 싶은 구석이 많다. 박재동 선생은 당연히 미술선생으로 복직시켜야 하고, 진중권씨는 미술보다는 선택과목 논리 선생이 맞지 않을까? 가끔 독어과목 하버마스도 거들어주고. 데리다만 불어선생 시키면 얘들이 못알아먹을꺼 뻔하니 김정란씨가 힘들어도 두과목 뛰면서 좀 거들어주고. 욕심 좀 더 부리면 이세욱씨가 수고 좀 해줬으면 한다. 동/서양 철학으로 구분되지 않고 윤리로 가르치는 판에 욕심을 좀 더 부려서 강유원 선생을 추가하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영어에는 욕심 쫌 더 부려 자뻑족 안정효 선생과 겸손하고 부지런한 이윤기 선생도 추가시켰음 좋겠고. 국어 과목도 고종석 선생(난 다음 세상에 국어선생과 제자의 관계로 그를 만나고싶다. 왜냐고? 자유의 무늬를 읽어보면 안다)이 좀 거들어 주면서 장정일씨를 기용한다면 학생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누릴 게 틀림없다(유감스럽게도, 장정일씨 본인은 대구에 학교를 짓지 않는 한 절대로 교직원이 되지 않을 것이다. 단, 여학교를 설립해 매점아저씨로 기용한다면 그의 영입 성공률은 적지 않을 것이다). 정치/경제는 홍기빈씨가 은사님과 함께 한다면 훌륭하리라.
꿈이다. 꿈일 뿐이다. 우라질, 돈 먹는 하마인 사립고등학교를 시험쳐 들어간 내가 마주한 한심한 선생들을 생각하면 저소리만 나온다. 유도 특기자로 대학에 들어가 물리선생으로 전향한 인간(제물포와 물개가 당연히 그인간의 별명이었다. 제물포는 다들 아실거고, 물개란 물리 개XX), 이사장 빽으로 들어온 사회 부적응자(애들패다 관두고 끝내 어느 여학교로 전근간 이 인간은 제자 여고생과 동거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건너건너 전해주어 나와 내 친구들을 경악시켰다), 독일어 리트 가사를 못외운다는 이유로,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를 시청각실에서 보고 듣다 잔다는 이유로 인간쓰레기라 우리를 불렀던 음악선생-지금은 카르미나 부라나를 좋아하긴 하지만-, 박정희 전기를 수업시간에 읽어주던 교련 선생, 그를 비롯한 "인간병기 3인방", 미적분 개념도 제대로 모르면서 무조건 외우라고 나를 윽박지른 수학선생, 모르면 외워라, 그럼 해결된다를 외치던 문학선생, 자신의 수업시간에 소설책-다른책도 아니고 조정래씨의 태백산맥 1권-을 교과서 밑에 넣고 읽었다고 그자리에서 태백산맥을 네동강내고 미친듯이 그 친구의 머리를 갈겨댔던, 자그만치 국어 선생, 패닉 2집의 '벌레'때문에 패닉 2집을 듣는 녀석은 워크맨까지 뺃어버린다 강변하던 교장인가 교감 선생... 평준화되어 뺑뺑이 돌려 간 학교도 아니고 시험쳐서 들어간 학교에서 이런 인간들을 선생이라 모셨으니 젠장. 저건 그야말로 꿈일 뿐이다.
정릉에서 manner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