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보일드 탐정을 논할 때 루 아처를 빼놓으면 섭섭하겠지. <위철리 여자>는 루 아처 시리즈 중에서도 정말 멋진 작품이었다. 별로 기대하지 않고 읽었는데, 짜임도 탄탄하고, 사건 자체도 상당히 현실적인 가족문제라(연애사인가?) 남의 나라 이야기 같지 않았다.소설 자체의 재미나 질로 따지자면 별 다섯 만점을 주고 싶은데, 굳이 하나를 뺀 것은 번역 때문이다. 크게 잘못된 부분이나 오역은 없는듯 보인다. 하지만 하드보일드 특유의 비장하고도 쓸쓸하며... 왠지 모를 '후까시'있는 그런 분위기가 잘 살지 않는다. 하드보일드에서는 분위기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 추리소설 팬들이라면 공감할 것. 특히 주인공들의 대화에서 긴장감이 느껴져야 하는데, 지나치게 평면적인 번역이라 원작의 깊이를 살리지 못했다. 아쉽다, 별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