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20살.....

흐려질것 같은 기억은

시간이 지나도 또렷하기만 하고....

내 머리통은 과거로만 흐르는지...

죽은 친구가 조용히 등 뒤로 찾아오듯..

이 사진은 늘 아득하고 숨찬 그 시절 봄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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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la 2003-11-24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은 친구가 조용히 찾아오는 것보다 더 묘한 것은 스무살의 내가 찾아오는 것이다. 이제 서른이 되어보니 비로소 스물이 얼마나 약관의 나이였나 아는 것이다. 스물 언저리에는 마치 그것이 성인의 이름인 것만 같았으니, 또한 스물이 아름다운 것은 그 멍청한 무념의 지점 때문이었다.

다시 그 때로 보내주마 하면 선뜻 그러자 나설 사람은 없을 것이지만, 한번쯤 다시 보고 싶은 스무살의 장면이 있다. 스물의 나를 알던 사람들은 이제 마흔줄에 다가가고 있고, 곧 그들의 아이들이 물적신 미나리처럼 파랗고 대책없이 질긴 스물로 커갈 것이니, 그들의 아이도 아닌 스물의 나는 누구의 마음 속에서 찾나. 흑백사진 속에서라면, 아, 나는 기록을 바라는 것은 아니니, 기억을 마음대로 만든대도 좋으니, 이런 사진 한 장 있다면. 무척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