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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의 마음
톤 텔레헨 지음, 김소라 그림, 정유정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2월
평점 :


코끼리의 마음
아르테(arte) 출판사
톤 텔레헨
파스텔 톤의 표지가 뭔가 모르게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책, 귀여운포스트잇이 함께 동봉되어있었어요
너무 귀여운 책이죠?
그림은 귀여운데 내용은 뭔가 철학적이였어요
책을 받자마자 읽어내려가면서 느낀 한가지 생각은..
코끼리의 마음, 그리고 동물 친구들의 마음이 곧 내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되었어요
코끼리는 앞으로 다시는 나무에 오르지 말아야지 하지만 결국 또 오르게 되고
또 다시는 나무에서 떨어지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했다가 또 밖으로 나갔어요
결국 또 나무에 오르게 되고 꼭대기에 도착해서 주위를 둘러보며 먼 곳을 향해 소리치며
기쁨의 춤을 추고 한쪾 발로 피루엣까지 하다가 결국 또 넘어지고 말았어요
첫번째 나무에서 멀지 않은 두 번째 나무에 오르고
세번째 나무에도....
집에 도착하자마자 침대로 들어가 곧바로 곯아떨어진 코끼리..
코끼리는 한밤중에 잠에서 깨어 어제 일을 떠올려보며
바보 같고 오만하고 생각은 짧고 구제불능, 제멋대로에 우스꽝스럽고 뭐 하나 잘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코끼리는 다시 나무에 오르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래서 다시는 떨어지지 않아도 될까요?
처음 코끼리의 마음을 읽으면서 저는 코끼리가 혹시 내가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저도 너무 많은 생각이 있을땐 신랑이나 지인들에게 만약 나 같다면 어떻게 할꺼야?라는 질문을 곧잘하고
그 사람들의 의견을 듣게 되거든요..
물론 대부분 나의 의견이 80%,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수정한 의견이 20% 이런식으로 또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는 편인데
어쩔땐 아무리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도 나는 내가 하고싶은 대로 하고 싶었어요. 안되는 줄 알면서
해보고 싶었어요. 주위에서는 말리죠.. 그럼 점점 자신감은 없어지고 그렇다고 하기 싫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그러면서 오히려 더 하지 못하고 있는 그 일에 미련이 남게 되지요.. 그런 고민을 계속하다보면 종종 인생은 뭘까? 행복은 뭘까?
철학전인 질문을 나에게 던지게 되곤 해요
코끼리는 나무에 오르고 싶지만 자꾸 떨어져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그렇다고 오르지 않는건 안되고.. 사실 코끼리가 나무에 오른다는건 상상도 할 수 없는데 책 속 코끼리는 오르고 말죠
거기까진 좋은데 거기서 춤을 추고 한바퀴 삥 돌다보니 꼭 땅에 떨어지고 말아요.
정말 간단한 해결책은 멀리 저 멀리가 보고싶어서 올라갔을때 그 흥분을 가라앉히고 피루엣을 돌지말고 다시 차근차근 내려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이 책은 비단 나무올라가기만을 명시한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누구나가 가질 수 있는
나만의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것 같았어요..
사실 코끼리의 마음은 그 누구도 알아줄 수 없고, 그 누구도 헤아려줄 수 없어요
본인이 이겨내야하죠.. 결단을 내리는것도 코끼리만이 할 수 있어요
책을 읽다보면 정말 갖가지 동물들이 나와서 내가 만약 코끼리라면? 이라는 생각으로 자신들의 마음을 이야기해요
이 마음들 또한 우리가 어떠한 문제를 바라볼때 생각해보는 방식들을 묘사한게 아닌가 싶었어요
하나의 문제를 가지고도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고 저렇게 생각해볼 수 있죠.
그렇게 생각을 하다보면 어느새 그 생각속에 해답이 들어 있곤 했어요.
분명 나는 내가 만약에 ~ 한다면, ~라면이라고 생각하며 상상의 꼬리를 물었을뿐이지만 그 생각속에서 다양한 답이 숨어있었던 거죠..
코끼리도 알고 있었어요
나무에 잘 오르지도 못하고 결국 떨어져 아플걸 알면서도 너라면 어떨것 같냐고
올라가고 싶을것 같냐고
왜 코끼리의 마음을 읽으면서 이게 내 마음과 같구나 하는 생각을 했냐면
지금 현실과도 너무 맞닿은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에요.
대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취업을 해야하는데 취업이 되지않아 너도나도 공무원이 되려고 노량진으로 몰려요
그해 뽑는 공무원의 수를 보면 허탈하기까지 해요.. 지금 학원에 모여있는 이 수백명중에 단 한두명을 뽑는데
그 한두명이 되려고 밥도 제대로 먹지못하고 하루종일 공부만하는 우리나라 청춘들이 떠올랐어요
그들도 코끼리 처럼 물어본적이 왜 없을까요?
너라면 어떻게 할것 같냐고... 하지만 그들은 공무원이라는 목표를 갖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주위에서 너만 공부하냐, 경쟁률이 쎄서 되겠냐, 눈을 낮워봐라, 다른일자리를 찾아봐라 이런 말을 듣더라도 결국
자신이 원하는 길을 택하죠...
코끼리의 마음은.. 그 누구나 가지고 있는 우리의 마음이였어요..
또 모두가 나라면
다들 나처럼 행동한다면 내가 전혀 이상하지 않을텐데
모두가 코끼리를 응원하지 않을까요?
왜냐하면 모두가 나처럼 생각할테니까요...
이세상을 살아가면서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보다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걸 비유적으로 표현하는것 같아요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더 나를 이해할 테고, 나도 다른 사람들을 이해할 테고
그렇다면 나무에서 자꾸 떨어지면서도 올라가는 자신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없을테고
그리고 자신 조차도 자신이 바보같다고 느끼지 않을테니까요..
하지만 세상은 나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그런 곳이죠..
결국 나의 마음을 진정으로 알아주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걸 깨닫게 되는거죠..
동물들의 마음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어떻게 이렇게 세세하게 우리들의 마음을 표현했나 하는 생각을 해요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두더지, 그런 생각자체가 의문인 지렁이
너무 달라서 친구가 될 수 있을까? 했지만 그들은 서로를 지켜주고 사랑하는 친구가 되었어요.
서로 다른 생각을 하지만 서로를 존중하기에 가능하지 않나 싶어요..
코끼리와 동물 친구들은 흡사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것 같았어요
나비가 내가 만약에 코끼리라면 이라는 생각을 하게되어요
하지만 자신은 아무리 코끼리가 되려해도 안된다는걸 깨닫게 되었죠
다른 그 무엇도 될 수 없다는것도요.
나비는 나비일 수 밖에 없다고요
그리고 아무것도 아니라면, 아무것도 아니라는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고 가장 어려운것이였어요
그저 내가 나를 인정하고 나로 살아가는게 가장 쉬운 방법이 아닐까 싶었죠
나비를 보면서 나비같은 마음만 가진다면 정말 마음이 편하겠다 라는 생각을 했어요
왜냐하면 나를 인정하고 나로 산다는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자꾸 다른 사람을 보면서 욕심도 나고, 나의 부족한 점만 보여서 나에게 실망하기도 하고 뭔가 바꾸고 싶기도하고
그러면서 만약 내가 ~ 누구라면 이라는 상상을 하기도 하죠..
하지만 나비는 어쩌면 가장 현명하지 않았나 싶어요..
우리가 아무리 다른 누군가가 되고 싶다고 해도 우리는 그들이 될 수 없다는걸요
그저 나는 나일뿐이라는걸.. 가장 잘 알고 있으니까요..
우리는 가끔 우리가 하지못하는 일을 하는 사람을 존경하죠.
다람쥐가 코끼리에게 쓴 편지는 어쩌면 저의 평소 마음이 아니었나 싶었어요..
무슨 일을 시작할때마다 고민하고 재고 따지는 자신과 달리
일단 시작하고 보는 코끼리.. 실수를 하거나 잘못 판단할 까봐 두려운데
그런 생각보다 우선 하고 보는 코끼리를 보며 뭔가 내가 모르는 중요한것을 알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런 마음 저도 누군가를 향해 가져본 마음이거든요..
그리고 우리 말을 듣지말고 계속 나무에 오르길 바란다고 편지를 썼어요
그리고는 편지를 읽어보고 찢어버렸죠
결국 다람쥐가 이런말을 하지 않아도 또 도전하는 코끼리였으니까요..
누군가가 이렇게 하라고 하지 않아도 자신이 하고픈건 꼭 하고마는 코끼리..
그런 코끼리는 바보같지도 미련하지도 않았어요
그저 어떻게 저렇게 하고싶은 한가지에 열중할 수 있을까? 하는 주위의 부러움을 사지 않았을까 싶어요
저 같아도 제 주위에 코끼리 같은 사람이 있다면 정말 대단하다 생각할 것 같아요
만약 나라면 절대 하지 않을것 같은데.. 안된다고 생각하면 용기가 나지 않잖아요
하지만 코끼리는 안된다고 알면서도 너무 행복해서 그 일을 멈출 수 없었어요
많은 동물들의 이야기를 듣고, 마지막에는 코끼리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었어요
떨어지기 직전
나는 아주 잠시 행복하다 딱 그때만
그 뒤에는 그렇지 못하다
어ㅉ떠면 그것이 지정한 행복일지도 몰라
유일한 진짜 행복일지도
떨어지는건 그 행복에 속한다
누군가는 바보같은 짓이라고 왜 올라가냐고 다른 방법을 찾으라고 올라가지말라고 하지만
그건 유일하게 코끼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였어요...
참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우리는 유일한 진짜 행복을 위해서 깨지고 부서지더라도 부딪혀 보았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
하고픈 일보다는 괜찮은 일 위주로 하며 진정한 행복이라는걸 느껴보지 못했나 싶었어요..
누군가는 코끼리가 하는 일이 결국 코끼리를 불행하게 만든다고 할지 모르지만
그게 불행하게 만드는것이라고 한다면 코끼리는 그걸 깨닫고 싶지 않다고 해요
맞서고 싶지도 않고, 무언가를 알고 싶지도 않고 계산하고 싶지도 않고
그저 나는 나이니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나무에 오른다고요...
하... 이 책은 상당히 서정적이면서도 철학적인 책이에요..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 동물친구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또 인생이란, 행복이란, 등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고
나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나, 나의 꿈, 나의 행복...
코끼리의 마음 을 통해서 숨겨둔 내 마음을 끄집어내볼 수 있는 시간이 아니였나 싶었어요
가끔 내가 하고자했던 나를 막았던 생각들을 동물친구들의 마음을 통해서 느끼기도 했고
그래도 끝까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놓지못하는걸 코끼리를 통해서 공감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우리는 무언가가 되기보다는 내가 하고싶은걸 한번이라도 부딪혀 봐야한다는걸 가슴깊이 느꼈기에
저희 아이들에게도 한번쯤 꼭 읽어보라고 하고 싶었네요..
인생 긴 시간중에서 진짜 나로 살아갈 수 있는 그 시간이야 말로 유일하고 진정한 행복의 시간이 아닐까 싶었어요
코끼리의 마음처럼... 누구뭐래도 나는 나니까.....
아직 인생의 중반부에 오지 않았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나는 도대체 누구인가, 무얼 하기 위해 태어났는가, 아이들을 돌보는일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등등 이런 생각들이 밀려올때면 잠을 청하기가 어려운적도 많은데요..
생각만하지말고 뭐라도 행동으로 옮기는것이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미래에 가장 다다를 수 있는 빠른길이 아닐까 싶어요...
코끼리의 마음 책을 읽으면서.. 이제 다른것, 다른사람 생각하지말고 나만 생각하고 나로 살아갈 수 있는
코끼리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