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북한철학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8
선우현 지음 / 책세상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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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의 학자가 북한의 지배이데올로기에 대해 분석, 비판한 내용이다.
이 책은 북한의 지배 철학에 관한 간략한 역사와
북한의 ‘주체사상’에 관한 비판적 분석을 요약하고 있다.
북한의 초기에 마르크스 레닌주의를 받아들였고, 당연히 그 이론은
세계 공통의 ‘변증법적 유물론’이 토대였다.
그렇게만 되었으면 괜찮았을텐데, 70년대로 오면서 북한은 그들의 체제를
유지, 강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만들어 냈다.
바로 그 중심에 황장엽 씨가 있었다.
북한의 새로운 지배 철학인 ‘주체사상’을 처음부터 만들고 다듬었던 사람이 바로 황장엽이었고,
그가 남한으로 망명했을 때는 세계적으로도 큰 뉴스가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북한에서 말하는 인간중심의 주체사상은 세습 왕조의 지배논리를 닮아가고 있고,
주체사상의 태두이자 거목인 황장엽은 자기 이론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남한으로 도망오지 않았나?
그런데도 남한에는 아직도 소위 ‘주사파’라고 불리는 ‘종북주의자’들이
엄청나게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나는 어떤 철학이든 상관없지만, 인간이 인간을 ‘우상화’하는 것만큼은 단호하게 거부한다.
리영희 선생님이 말씀하신 ‘우상과 이성’에서 언제나 ‘이성’의 편에 서길 원한다.
북한의 체제가 전부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단 한 가지 이유만으로도
북한은 인정할 수 없다. 바로, 1인 우상 숭배.
1인 우상 숭배라고 하면, 북한을 존경하는 사람들은 그것은 ‘우상 숭배’가 아니라
‘자발적 존경’이라고 말할 것이다. 웃기고 자빠지는 소리.
그러면 당연히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도 다 ‘자발적 존경’이겠지.
박정희가 김일성을 가장 치열한 라이벌로 여기고 있었다는 걸 정말 몰라서 하는 소린가?
하여간, 북한도 1인 독재정권임에는 틀림없으니, 올바른 사회주의 국가가 되든
남한에서 말하는 ‘민주화’가 되든, 어떤 방식으로든 바뀌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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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민주주의가 오고 있다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5
박동진 지음 / 책세상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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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민주주의는 지금까지 존재했던 어떠한 형식과도 다르다.
전자+민주주의라는 등식이나 논리가 성립하는지 조차 의문이다.
저자는 ‘전자식 민주주의’가 자칫 형식적 민주주의에 그칠 것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민주주의’라는 말이 너무 광범위하므로 ‘대의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구분마져도 모르게 되어버린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전자-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인터넷’-민주주의는 직접 민주주의를 위한 훌륭한 도구지만
그 도구를 정확하게 사용할 줄 모르거나, 잘못 이해하면
‘직접 민주주의’의 길은 요원하다는 것이다.
책의 내용은 많지 않지만 무지 어렵게 써서 그런지 두꺼운 책을 읽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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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주체성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6
탁석산 지음 / 책세상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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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 시리즈의 제 1권의 저자가 쓴 책.
1권인 ‘한국의 정체성’보다 훨씬 쉽고 재미있게 썼다.
솔직히, 1권을 읽으면서 좀 짜증이 났는데, 이 책을 읽고나서는 용서가 되었다. ^^
이 책의 장점은 내용이 쉽다는 것. 중학생부터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고 본다.
주장이 명확하다는 것. 그의 주장은 단순하고 명확하지만 논리적으로 맞다.
다만, 독자의 입장에서, 개인적인 인식의 차이 때문에 쉽게 납득하지 않거나,
납득하려고 하지 않는 내용이 있다.
‘핵 무장’이 대표적인데, 필자는 핵 무장을 주장하고 있는데,
그 논리는 타당하다. 보통의 사람-나 같으면-핵무장이 평화체제에 반대되는 개념이라고만
생각하고 있다가, 이 논리를 통해서 ‘아, 그럴수도 있겠구나’하고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재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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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로 본 삼국시대 음악 문화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3
한흥섭 지음 / 책세상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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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로 본 삼국시대 음악 문화

교양으로 읽어야 할 내용. 박사 학위 논문이라면 한 분야에서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는 것이 보통입니다.
우리나라의 박사 학위 논문 수준이 그리 높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 이 책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오해 없으시길-
박사 학위 논문이라도 일반 교양 수준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영국의 노동자들은 E.H.카가 쓴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수준 높은 책-문고본-을 뒷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읽는다고 하더군요.
[역사란 무엇인가]는 예전에 대학에서 신입생들의
커리큘럼에 무조건 들어가던, 아주 좋은 책입니다. ^^
이 책 역시 보통의 상식을 가지고 있는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읽어서 좋은 책입니다.
책의 내용도 적고, 삼국시대와 중국에서 사용하던 악기와
시대 상황을 이해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됩니다.
고구려와 백제와 신라의 음악이 사뭇 다르게 출발했다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뒤에 있는 더 읽어야 할 책들의 목록이 흥미진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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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야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4
권명아 지음 / 책세상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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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 바로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을 말하는 것 같다.

파시즘의 출현은 현실적 관계를 구성하는 소위 보수적 집단과 진보적 집단의 비전이 자신들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대중들의 불만, 위기감과 관련 있다. 역사적으로 근대 파시즘은 소위 부르주아나 프롤레타리아라는 현존하는 계급 관계로 포착되기 힘든 집단들-룸펜 지식인, 소외된 여성 집단, 인종적 소수 집단들, 프롤레타리아라는 범주로 설명하기 힘든 노동자 집단 등-이 나타난 시점과의 연관성에서 출현한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라는 현존하는 오래된 대안이 자신들의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없다는 불만, 이에서 비롯되는 불특정 다수에 대한 증오와 공포가 만연할 때 변화에 대한 이들 집단의 요구는 ‘제3의 길’로서의 파시즘과 불행한 조우를 하게 된다. 물론 이들 집단의 집단적 무의식과 현실적 요구가 파시즘을 산출하게 된 현실적 이데올로기적 토대라는 것이 아니라 파시즘이 강력한 정치 체제로서 대중적 기반을 획득하는 현실적 근거들이 이로부터 나온다는 것이다.
……
따라서 한 사회의 파시즘화를 경계한다면 보수 이데올로그의 준동에 격분하기 전에 그 사회의 집단적 원한의 수위를 살펴야 할 것이다. “남성을 적으로 돌린 여성 운동이 성취한 것이라고는 노후 대책 없는 사회에서 불행한 이혼녀나 가난한 독신 여성들을 양산한 것이 고작”이라는 식의 페미니즘에 대한, 또는 여성의 권리 주장에 대한 반동적 담론들이 보여주는 바는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원한의 위험 수위이다. 불행한 이혼녀, 가난한 독신녀, 사회적 경제적 무능력자라는 자책감과 사회에 대한 환멸만을 키워가는 고학력 실업자들, 착실하게 직장생활을 해도 남들이 하루에 버는 돈을 평생 만져보지도 못하는 사람들, 기성 정치를 불신하고 진보 진영에 대해서는 회의하는 사람들, ‘자기’를 주장하는 여권 운동가와 신세대들 사이에서 이도 저도 못하는 수많은 ‘아줌마들’, 거리로 내몰려 ‘삐끼’, 폭주족이 되거나 룸살롱과 단란주점에서 하루벌이로 오늘이 인생의 전부인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 이들의 존재가 바로 우리 사회의 원한의 수위를 높여가는 것이다. 낙관적인 혁명가들은 혹시 이들의 원한이 최대 수위에 도달하는 순간이 ‘혁명’의 순간이라고 은근히 기대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역사의 거울에 비춰보면 이들의 원한은 파시즘이라는 혁명의 순간을 불러내기도 한다. 따뜻한 가족의 품이 안전 지대가 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현실적 강제 덕분이다. 가족의 경계 바깥에 어떠한 안전지대도 마련하지 않는 사회, 이 사회가 수많은 사람들을 무사회적 고립자, 거리의 사람들로 만든다. 전후의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이러한 무사회적 고립자들의 원한이 그들로 하여금 따뜻한 가족의 품 외에는 어떠한 탈출구도 찾을 수 없게 만드는 현실, 바로 그 현실이 위험 사회로 달려가는 지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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