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 SE (2disc) - [할인행사]
밀로스 포먼 감독, 루이즈 플레쳐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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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책 한 권, 영화 한 편이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묻는다면, 나는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영향을 끼친 책과 영화가 있겠지만, 10대 청소년 시절, 내 영혼을 흔든 영화에 대해 말하고 싶다.

17, 모든 것들이 낯설었고 어린이도, 어른도 아닌 모호한 정체성으로 혼란스럽던 그 시절, 나는 일찍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둥지에서 막 벗어난 어린 새처럼 모든 것들이 경이로웠고, 낯설고, 거칠었으며 두려운 상대들이었다.

하루하루 고단한 노동의 연속이었으며 미래는 불투명했고,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 때문에 삶이 재미있지도, 아름답지도 않았다.

그런 어느 날, 지방에서 주어진 모처럼의 휴일. 함께 일하는 형과 함께 극장 광주 양동 극장, 지금은 그 개천마저 복개되어 흔적조차 사라진 - 에서 영화를 봤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어떤 영화인지 아무런 정보도 없이 무작정 들어가서 보기 시작했다. 주인공(잭 니콜슨)이 얼마나 유명한 배우인지, 아카데미 상을 몇 개를 받았는지도 몰랐고, 심지어는 영화 제목이 뜻하는 아이러니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때는 그런 것들을 알기에는 너무 어렸고 영화에 대한 관심도 많지 않았던 때여서 그저 시간만 재미있게 보내면 되는 걸로 생각을 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도 그 영화의 장면들은 내 머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영화를 보고 난 직후, 나는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말이나 글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영화를 보기 전과 영화를 보고 난 후 내 자신이 달라진 것을.

잭 니콜슨은 정신병자가 아니지만 중형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정신병자 행세를 하고 정신병동에 갇힌다. 그 속에서 수간호사의 절대권력을 보게 되고, 정신병자 동료들을 위해 위험한 모험을 시작한다.

결국 잭 니콜슨 자신이 전기충격실에 끌려가 진짜 정신병자가 되어버리고, 말이 없던 ‘추장’은 마침내 벽을 부수고 병동을 탈출한다.

잭 니콜슨이 전기충격실에서 나올 때의 모습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거대한 세면기를 들어올려 벽을 부수고 유유히 사라지는 추장의 뒷모습이 눈에 어른거리며 사라지지 않았다.

그때는 몰랐지만, 내 몸과 마음 속에서 자라고 있는 ‘자유에 대한 갈망’이 눈을 뜬 것이다. 자유롭고 싶은 욕망은 모든 인간의 공통 요소겠지만 실제로 자유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이 생각난다. 인간의 권리, 자유는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해 준 영화. 이후 [빠삐용], [쇼생크 탈출] 등 자유를 갈망하는 영화들이 늘 마음에 와 닿았고 감동을 주었다.

10대 때, 나를 정신적으로 키운 것이 책이라면, 이 영화도 한 몫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그것도 상당히 중요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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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지나간 자리 SE - [초특가판]
울루 그로스버드 감독, 우피 골드버그 외 출연 / 드림믹스 (다음미디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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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걸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영화다. 가족에 대한 애정과 집착, 가족의 부재와 상실감에 따르는 고통, 가족의 개념, 새로운 가족과의 만남 등 이 영화는 가족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들을 비교적 이성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세 자녀를 둔 엄마(미셀 파이퍼)는 사진작가. 단란하고 행복한 가족이다. 평범한 중산층 가족의 삶에 갑작스러운 불행이 닥친 것은 아이의 실종. 엄마는 아이 셋을 데리고 동창회(시카고의 호텔)에 참석하는데, 그 자리에서 그만 둘째 아이를 잃어버리고 만다. 그 아이는 이제 겨우 세 살. 
금방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믿었지만 사건은 의외로 커지고, 아이는 결국 실종된 채 사건은 미제로 남게 된다. 아이의 실종으로 심한 충격에 휩싸인 엄마. 직업도, 생활도 모든 것이 피폐해지고 가족관계는 모래알처럼 버석거리기만 한다.
'벤(둘째 아이)보다 늦게 죽고 싶지 않다'는 엄마의 말은 아이를 잃은 부모의 심정을 그대로 말해준다. 동생 벤을 돌봐야 했던 큰 아들(베이커)은 동생이 실종될 때 함께 있었고 모든 것이 자기 책임이라는 죄책감에 빠져들고, 엄마는 남은 두 아이에 대해서도 예전처럼 깊은 애정을 쏟지 못한다.
가족의 내면은 고통스럽지만 하루 하루, 나날의 삶은 지탱되고 있고 아빠의 사업은 예전보다 좋아져 식당을 개업한다. 개업한 식당은 시카고에 있고, 가족은 시카고로 이사한다. 엄마는 아이가 살던 집에서 떠나려고 하지 않지만, 남편의 설득으로 어쩔 수 없이 동의한다.
그렇게 세월은 9년이 흘러가고, 막내딸이 9살이 되던 어느날, 막내딸을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던 마을의 소년을 우연히 본 엄마는 그만 숨이 막힐 정도로 충격을 받는다. 잃어버린 둘째 아들과 너무나 똑같이 생긴 아이.
미친듯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고, 사진을 인화해 컴퓨터로 합성한 성장사진과 대조를 한다. 완벽하게 일치하는 얼굴.
결국 지문 조회를 통해 아들을 찾게 되는 가족은 기쁨도 잠시, 어색함과 낯설음에 당황한다. 분명 세 살때 잃어버린 둘째 아들이 맞건만, 그 아이는 이제 다른 가족의 아들이었고, 누구보다도 자기를 길러준 부모를 사랑하고 있었다.
가족 사이의 갈등은 증폭되고, 엄마는 냉정하게 생각한다. 자신의 목숨보다 더 사랑하는 둘째 아들이지만, 9년이라는 시간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그것을 인정하기까지 가족은 모두 힘들고 고통스러운 갈등을 겪은 것이다.
둘째 아들을 다시 예전의 부모에게로 돌려보내기로 한 것은 엄마의 결단과 설득이었다. 엄마는 가족의 행복이 결국 한 아이의 불행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그렇게 둘째 아들은 자기가 자랐던 집으로 돌아가고, 가족이란 피를 나눈 것만으로 일원이 되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리게 된다. 
가족의 부재로 인한 상실과 가족 관계의 붕괴, 다시 만난 가족과의 결합에 따르는 시간, 환경, 문화의 공백의 불일치, 피를 나눈 혈연이라도 '가족'이 될 수 없다는 현실 인식.
그리고, 집으로 돌아간 둘째 벤은 자신을 길러준 아버지와 오랜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자신을 낳고 길러준 친부모와 형제들이 낯설지만, 어쩔 수 없이 지나간 9년의 공백은 가족들의 사랑으로 메워야 하는 것임을 생각하며.

자식을 키우는 부모로서 이 영화는 남의 일같지 않더군요. 영화는 차분하게 전개되고 가능한 객관적으로 가족 관계를 바라보았지만, 그래도 슬프고 눈물납니다. 뭐, 해피엔딩이니까...
미셀 파이퍼와 우피 골드버그가 등장해서 영화가 더 좋게 느껴졌나봅니다. 좋아하는 배우들이라.
가족이란 뭘까요? 우리의 본능 속에 있는 최소 집단일까요? 가족의 개념도 많이 달라지고, 경제, 정치, 사회, 문화적인 분석으로 '가족'의 의미가 사뭇 달라지고 있지만, 평범한 소시민에게 가족은 자신의 삶을 의지하는 최소한의 영역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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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중대 - 아웃케이스 없음
표도르 본다르추크 감독, 알렉세이 차도프 외 출연 / 와이드미디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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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드문 러시아 영화.

러시아 영화는 ‘전함 포템킨’, ‘어머니’, ‘파업’ 등 아주 오래된 영화만 주로 보았기 때문에 이 영화는 신선하고 충격적이다.

게다가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영화여서 더욱 그렇다. 제 345 공수연대 9중대가 겪은 실화.

1988년, 지금의 러시아가 아닌, ‘소련 연방’이던 그때,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소련 군대는 무자헤딘 게릴라와 엄청난 전쟁을 벌이면서 10년 동안 1만5천명의 젊은 병사가 죽는다.

영화 전반부는, 시골의 젊은이가 군에 입대하는 과정과 서로 다투고 가까와지는 과정을 담았다. 후반부는 그야말로 전쟁터의 삶과 죽음을 그리고 있는데, 헐리우드 액션 부럽지 않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 또한 대를 이은 유명한 감독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그 옛날 ‘전쟁과 평화’를 만들었던 세르게이 본다르축 감독의 아들이 이 영화를 감독한 것이다.

러시아에서 5백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영화를 봤다고 하니, 그야말로 대박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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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플라이트
웨스 크레이븐 감독, 레이첼 맥아담스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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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폐소공포를 다룬 영화.

하늘을 날고 있는 비행기 안에서 꼼짝할 수 없는 상황.

아버지의 목숨과 호텔 고객 가족의 목숨을 바꿔야 하는 상황.

뒷부분에서 액션으로 바뀌는 것이 좀 그렇긴 하지만,  영화의 전개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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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 운명 (2disc)
박진표 감독, 황정민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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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파.

그러나, 배우가 영화를 빛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

전도연은 언제나, ‘영화배우’로 빛난다. 황정민은 혼신의 힘을 다한다.

신파지만, 진부하지 않고, 어설프지 않아서 좋다.

전옥분, 은하의 과거가 어떠한지 아무런 설명도 없지만, 우리들은 무수히 많은 ‘누이’들의 과거를 안다. 은하의 뒤를 쫓는 기둥서방이 너무 착하고 순한 것이 오히려 흠이라면 흠일까.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것 때문에 영화다운 ‘진한’ 느낌이 좀 약한 것이 아쉽지만, 배우들의 연기만으로도 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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