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날의 시작 박완서 소설전집 4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소설가 박완서. 유명한 여자 소설가 중 뺄수 없는 이름. 하지만 나는 신경숙, 공지영 등등의 소설 몇권을 읽었지만 박완서씨의 소설을 읽지 못했다. 사실 관심이 없었다. 주로 남자 소설가의 글을 읽어오던터라 선뜻 여자소설가에게는 손이 가지 않았다. 간혹 일게되더라도 울며 겨자 먹기식이었다.(주위에서 반복해서 추천(?)하게 되니)

그렇지만, <살아있는 날의 시작>을 읽게 된것은 자력에 의한 것이었다. 가끔 웃음 짓지만 희끗희끗한 머리에 작아진 체구의 어머니를 보면서 '지금 내 어머니는 무엇 때문에 살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갖고 있었던 상황에서 이 책을 보게 된 것이다. 바로 이책을 구입하고 읽게 되었는데, 슬픈 감정에 휩싸인채 단번에 읽을 수 있었다. 내 어머니의 머릿속말을 이 책에서 모두 들을 수 있었다는 착각아닌 착각이 일어날 정도로 한줄한줄 슬프게 읽었다.

내 어머니 세대의 사회적 멸시와 남편의 무시, 삶의 의지를 표현하지 못한채 반복해야만 하는 좌절이 주인공의 독백에서 아주 잘 드러났기 때문에 연민이 아닌 슬픈 감정을 일으켰던것 같다. 남편, 시어머니, 친어머니, 자식들에게 강요받는 헌신에 스스로 위안하며 찾기 힘든 즐거움을 만드는 일들은 남자인 나로써도 눈물짓게 하는 것이었다. 내 어머니의 슬픔이 가끔 늘어놓는 푸념과 한풀이식 잔소리를 이해할수있겠다면 당장은 위선일수있겠으나 박완서씨의 <살아있는 날의 시작>은 그것을 일깨워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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