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2.0 이야기에서 답을 찾다 - 스토리로 배우는 미래 경영 트렌드
곽숙철 지음 / 틔움출판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경영학은 경영자들의 이야기일까? 그렇다면 우린 피터 드러커나 게리 해멀 같은 경영학자들의 책을 볼 필요가 없다. 대부분의 독자들은 경영자들이 아닌, 경영자의 부하일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철학이 철학자의 전유물이 아니듯 경영은 CEO들에게만 유익한 주제가 아니다. 이미 30%를 넘어서 세계 최고의 자영업자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직업분포도는 무엇을 말해주는가? 경영 노하우가 일반 상식에 가닿고 있다는 증거다. 사실 직장인들은 언제까지나 말단 직원으로 있지 않다. 그들도 때가 오면 중간 관리자로 승진할 것이고, 언젠가는 CEO가 될 수 있다. 경영은 말단 직원에서 CEO까지 회사에 소속된 모두가 알아야할 지식이 되었다. 이것이 21세기 경영학이 위치한 자리다.

 

`이노스토리멘토'라는 특이한 직명을 갖고 있는 저자가 있다. 이것은 이노베이터(혁신가)와 스토리(이야기)와 멘토를 조합한 합성어다. 혁신을 스토리로 말하는 멘토, cnE 혁신연구소 소장이자 <그레이트 피플>의 저자 곽숙철이다. 30년 동안 LG 전자에 근무했고, 이제는 개인의 변화와 조직의 혁신에 관한 연구로 집필, 강연 활동을 하며 인생 2.0을 살고 있는 분이다. 그의 여정은 20년 동안 IBM에서 근무하다 퇴사후 변화경영연구소를 개소하고, 수많은 집필과 강연 활동으로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었던 경영컨설턴트 故 구본형을 닮았다. 구본형이 자기계발서의 고전들을 발표하며, 변화경영의 대가로 살았다면 곽숙철은 `이야기'를 경영 기법에 접목시키는 재능을 통해 대중에게 보다 가깝고 쉽게 다가간다.

 

전작 는 직장 초년생의 좌충우돌 사회생활에 스토리로 감명과 교훈을 주어 난관을 돕고 끌어주는 한 멘토의 활약상을 다루었다. 이 작품은 해외에 번역 판매되는 성공을 이뤘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 즉 예화는 특별하고 간명하다. 우리가 지금껏 알고 있는 이솝우화처럼 익숙지 않고 지루하게 장황하지 않다. 신작 <경영 2.0 이야기에서 답을 찾다>는 이야기와 경영 2.0의 자연스런 조합을 이룬 작품으로 그의 이야기 멘토로서의 재능이 돋보이는 책이다.

 

경영 2.0은 무엇인가 ? 미래 경영의 방향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2008년 5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 하프 문 베이(Half Moon Bay)에선 미래 경영을 논의하기 위한 컨퍼런스가 열렸다. 주제는 `Inventing the Future of Management'였고, 목적은 미래 경영, 즉 경영 2.0의 과제를 도출하는 것이었다. 피터 드러커를 잇는 경영학의 대가 게리 해멀을 비롯한 헨리 민츠버그, 프라할라드, 피터 센게, 제프르 페퍼 등 저명한 경영학자들과 고어사의 테리 켈리, 구굴의 에릭 슈미트, 홀푸드의 존 맥케이, IEDO의 팀 브라운 등 세계 경영학의 석학과 대표 경영자 36명이 집합한 대규모 토론회였다. 이들은 컨퍼런스를 거친 후, 미래 경영(경영 2.0)의 과제 25가지를 도출해 낸다. 그 몇 가지를 살펴보자.

 

1. 숭고한 목적을 추구하는 조직을 구축하라 Ensure that management's work serves a high purpose.

3. 비니지스 언어와 관습에 인간성을 부여하라 Humanize the language and practice of business.

6. 상상력을 더욱 고취하라 Further unleash human imagination.

9. 과거와 단절하고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라 Dramatically reduce the pull of the past.

13. 아이디어와 인재, 자원 배분을 위한 내부 시장을 만들어라 Create internal markets for ideas, talent, and resources.

16. 자율성의 범위를 확대하라 Expand the scope of employee autonomy.

25. 경영의 철학적 토대를 재건하라 Reconstruct management's philosophical foundations.

 

스물다섯가지 과제는 다소 벅차다. 그들이 도출해 낸 미래 경영 기법은 다시 정리, 요약될 필요를 느낀다. 이 일을 곽숙철은 이 책에서 6가지 핵심 키워드로 정리한다. 그것은 사람,자율성,상상력,실행력,공감,혁신이다. 저자는 여섯가지 주제에 알맞는 이야기(예화)를 싣고, 경영 기법에 대한 핵심 주제문을 담아낸 후, 그걸 다시 석학의 저서와 연결시키는 작업을 해 냈다. 독자는 신경영 기법을 이야기에서 교훈 삼고, 저자의 논설을 통해 이해한 후, 다시 경영 구루의 저서를 통해 공부할 기회를 얻는다. 이 한 권의 경영 서적이 최신 경영의 노하우를 공부하는 수십가지의 길로 안내한다. 곽숙철은 이야기를 통해 경영 2.0의 신세계로 안내하는 멘토의 역할을 이 책에서 충실히 해내고 있다. 이노스토리멘토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이 책의 충실성과 효용성이 답한다.

 

책 속으로 보다 깊이 들어가보자. 사람을 주제로 다루고 있는 3장 <리더의 급선무는 인재관리>를 보면 경영의 보편적 응용력을 확인하게 된다. 저자는 바빠서 우물 팔 시간이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아프리카 오지에 선교하러 간 한국인이 겪은 일이다. 그 지역 원주민들은 먼 곳으로 물을 길러 가는 일에 불편함을 느꼈다. 그걸 보다못한 선교사가 우물을 파자는 제안을 한다. 추장은 부족 회의를 열었고 그들이 도출한 결과는 예상외의 답이었다. " 다들 물 길러 다니느라 바빠서 우물을 팔 시간이 없어요" 이 책에는 이런 통찰력 가득한 예화 수십편이 담겨 있고, 또 그에 걸맞는 저서들이 적재적소에 걸쳐 소개된다.

 

세상일에는 급하고 중요한 일이 있다. 리더, 경영자, 국가지도자 할것없이 가장 급하고 중요한 일은 인재를 뽑아 쓰는 것이다. 리더의 비전을 실현시키는 건 바로 사람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 사람을 기관을 대표하는 인물로 뽑아쓴다면 어떻게 될까? 인사에 있어 사사로운 정이나 리더의 고집보다 중요한 것은 검증된 실력과 도덕성 아닐까? 그게 일반상식이다. 그런데 눈앞에서 그 모든게 부정될 때 회사나 국가의 구성원은 납득할 수 없고, 물론 그 기관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 우린 정치권에서 벌어진 황당무계한 인사참사를 목격한 바 있다.

 

"이 가운데 리더가 가장 많은 힘을 쏟아야 할 일은 인재 채용이다. 적합하지 않은 사람을 뽑아 우수한 인재로 키운다는 것은 비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30쪽, 곽숙철 <경영 2.0, 이야기에서 답을 찾다>

 

소설가는 소설만을 읽어선 좋은 작품을 쓸 수 없다. 작가적 독서야말로 잡식성 독서다. 교양인의 독서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편식에 가까운 독서 행위를 즐긴다. 내게 경영학은 큰 관심의 영역은 아니다. 그럼에도, 편식하지 않기 위해 경영과 경제 서적을 읽는다. 조직에 구성원이 된다는 것, 또 자영업자가 되어 자기 사업을 꾸려보는 일, 모두 경영과 경제에 맞물려 있는 일이다. 심리,역사,철학 모두 전문가의 영역이지만 아마추어인 우리가 관심갖고 공부할 때는 반드시 멘토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경영기법을 알기 쉽게 이야기로 풀어 쓴 이 책은 최신 경영 노하우를 공부하려는 독자들에게 유익한 저서가 될 것 같다. 앞으로 이노스토리멘토 곽숙철의 이야기와 경영을 접목한 흥미로운 경영 서적들을 계속 보았으면 한다. 재능있는 자기계발서 저자 구본형이 떠나간 자리를 실력있는 저자들이 채워주길 희망한다.

 

 

 

 

 

2013년 5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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