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을 던져라 책이 답한다
김은섭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작년에 읽은 인상깊은 책 한 권이 있다.  이외수의 <청춘불패>라는 책이다.  이 책은 자기 계발서 같기도 하고, 문학적 향기가 솔솔 풍겨서 한 권의 수필집 같기도 하다.  그 범주가 어디든 간에,  그 책엔 살아있는 문장들이 가득했다.   이외수는 특유의 비유와 은유로 젊은이들이 헤쳐가야할 세상을 설명하고 자신의 경험을 빗대, 지혜를 전수한다.  그 책엔 백수들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담겨 있다.  젊은날 먹는 문제 하나 해결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던 작가의 인생역전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훗날, 알게 된 것이지만 이외수는 결혼하고 아내를 한 번도 고생시킨적이 없다고 자랑삼아 이야기했다.  그는 한때 백수였고 삼류 작가였지만,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고 스스로의 힘으로 한 시대를 풍미하는 위대한 작가로 성장한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대가 비록 나이가 많은 백수라 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정진하라. 지금부터라도 단 하나의 꿈을 선택하고 잠을 줄이면서 의지력과 집중력을 고양시켜 꾸준히 실력을 연마하라. 현대 사회는 실력이 절대적인 성공의 조건이다. "  이외수

가끔 책에서 얻은 지혜를 수첩에 적어 놓곤 한다.  이외수의 이 문장을 수첩에서 다시 만날 때마다, 힘이 불끈 솟는다.  마지막 구절 때문이다.  `현대 사회는 실력이 절대적인 성공의 조건'이라는 것.  맞다.  이제 서른 중반을 보내고 있는 내게도 20대는 악몽같은 시간들이었다.  취업,연애,결혼 등 하나도 쉬운게 없었다.  그러나 과거는 과거일뿐, 나를 한때 궁지로 몰아넣었던 그 세가지 고민거리는 이제 내겐 씁쓸한 추억이 되었다.  그때 난 무일푼의 백수였고, 멜로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실연의 아픔을 겪었다.  또 매일 줄어드는 통장의 잔고를 안타깝게 바라보았다.  인생이란 번민의 연속인가?  지금 내게 고민이 없는건 아니지만, 그 시절만큼 절박한 건 아니다. 여하튼, 나는 지금 안정된 직장과 따뜻한 가정이란 인생의 든든한 백그라운드를 갖고 있으니까.  그러나 내 인생이 가끔 정체되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엄습해 오곤 한다.  현대인의 고질병인 불안은 예외가 없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누가 되었든, 그는 불안이란 만성적 피로감을 호소한다.

직장생활 6년차에 접어든다.  새로운 직장에 들어와 가슴 설레던 시간들이 있었다. 달라진 환경, 새로운 사람, 주어진 낯선 일들, 기대에 못미쳤던 일에 대한 불만족, 인간관계의 어려움, 다양한 상사들의 개성에 나를 끼워 맞추는 일의 피곤함 등. 지난 5년간 내가 겪어야 했던 일들은 책상물림으로 살았던 학생시절이나 직장을 갖기를 갈망했던 백수시절의 내 환상을 철저히 파괴했다. 학생이나 백수가 직업인의 정신으로 개조되는 일은 만만치가 않았다.   번민하고, 갈등했던 시간이 5년이었다고 하면 너무 거창한가?   

지난 5년간 나는 책읽기에 나름 노력했다.  결혼을 하고 생활의 안정을 찾자, 책읽기는 더욱 가속도가 붙었다.   내 독서방향은 주로 인문학 서적들에 관한 것이었고,  실용서라는 경제,경영, 자기계발서는 내 독서 리스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다.  실용서는 직장인에게 일종의 멘토와 같은 것이다.   오히려, 직장에서 훌륭한 멘토들을 많이 만났던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지금 되돌아 보면, 내가 실용서 독서에 공을 들이지 못한 것은 일종의 오류처럼 보인다.   인문학은 인간을 전체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업무와 인간관계, 그리고 직업인의 마인드를 확보하는데는 실용서 독서가 반드시 필요하다.    마침 3월, 난 5년간 몸담았던 소속에서 새로운 소속으로 자리를 옮겼다.   직장생활과 독서의 조화를 강조했던 내 삶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실용서 독서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할 시점이 찾아온 것이다.

"그의 모든 조언은 `불행하게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라는 한 문장으로 귀결된다. 바로 `나'를 위해 나답게 살라는 것이었다. 그의 말처럼 `내가 내 배의 선장이고, 운명의 주인'이라는 철저한 주인정신 없이는 인생은 타인의 것이 되기 십상이다. 타인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삶에는 어떤 성취도, 보람도 없다."  <내가 상상하면 현실이 된다>(리처드 브랜스 지음)  리뷰,   p.87

네이버, DAUM 등 모든 포탈에서 파워블로거로 인정받는 실용서 독서와 리뷰의 귀재(鬼才), 리치보이 김은섭님이 드디어 책 한 권을 펴냈다.  지난 1월 증정본 한 권을 선물받고, 일독할 기회를 노리다 며칠전에야 겨우 책을 잡았다.  지난 몇 해 그의 블러그를 방문해 경제,경영, IT분야의 최신 서적에 관한 그의 성실한 리뷰를 살펴보고 감탄한 적이 많았다.  그는 인터넷 세계의 수많은 실력있는 도서 리뷰어들 가운데서도, 실용서 분야에서 최고의 성과물들을 매일 쏟아내는 전도유망한 리뷰어다.  그의 리뷰를 읽다보면, 한 권의 책이 그의 깔끔한 문체속에서 논리정연하게 전개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한권의 문학서적을 리뷰하는 것과 실용서의 서평을 쓰는 작업은 차원이 다르다.  문학작품은 글쓰기의 감상이 주를 이룰 수 있지만, 실용서는 한 권의 책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책의 주요 내용을 독자에게 가장 짧고 간결하게 압축해 전달해야 하는 기술을 필요로 한다.  그러한 면에서 김은섭의 리뷰는 그 모두를 충족시키는 양질의 생산물이다. 

교보문고에서 출간된 김은섭의 <질문을 던져라 책이 답한다>는 그가 자신의 블러그에 공개한 리뷰 600여편 가운데, 직접 엄선한 100여 편을 담아 묶어낸 책이다.   목차가 인상적인데, 실용서를 4개의 대목차로 구획하고,  다시 10개의 소목차로 분류하여 거기에 직장인이 읽어야 할 경제,경영,자기계발서를 주제별로 모았다.   4개의 대목차 앞에는 하나로 묶어낸 책에 관한 저자의 흥미로운 총평이 담겨 있어 단순히 리뷰를 담아낸 책이란 편견과 단조로움을 빗겨간다.  어떤 책이건  목차를 보면 한 권의 책이 전개될 양상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  특히 이 책은 목차 자체만으로도 그 쓰임이 유용하다.  독자들은 저자의 리뷰를 모두 읽을 수 있겠지만,  소목차별로 정리된 100여권의 책 가운데 특히 마음에 와닿는 책을 자신의 독서리스트로 바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실용서들은 이미 베스트셀러로 눈에 익은 것들이지만, 독서폭이 넓지 않은 실용서 독자들에겐 대부분의 책이 무척 생소한게 사실이다.  그러나 실용서 독서와 리뷰로 특화된 블러거인 저자의 안목으로 또한번 걸러진 책들은 그 자체로 충분한 신뢰를 보낼 수 있다.  나또한 이 책을 읽으며 수십권의 실용서적을 독서리스트에 추가할 수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저자의 상세하고, 친절한 리뷰를 통해 100여권의 실용서를 짧은 시간, 요약 정리 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이 책을 읽는것만으로도 실용서 독서의 길을 새롭게 다지는데 큰 전기를 마련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수많은 파워블러거들은 나름의 범접할 수 없는 내공을 갖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  이 책의 저자도 마찬가지다.  그는 대학시절부터 무수히 많은 책을 읽어왔고, 독서와 글쓰기를 계속해 왔다.  모든 파워블러거들이 책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책을 낼 수 있는 파워블러거는 문장력은 기본이고, 컨텐츠의 독창성과 한 영역을 특화한 경우가 많다.  리치보이 김은섭은  경제,경영,자기계발 분야의 독서에 힘썼고, 완성도 높은 서평들을 계속해 발표함으로써 자신의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할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의 독서에 대한 열정과 삶에 대한 능동성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다. 난 당신에게 꼭 필요한 좋은 책을 소개하여 당신의 소중한 시간을 벌어주려는 것이다.  나는 대학교수도 아니고, 책에 대한 전문가도 아니다. 단지 당신보다 조금 먼저, 약간 더 많이 책을 읽은 사람, 좋은 책을 찾아 읽은 데 좀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한 사람에 불과하다. (중략)  대학을 졸업한 후 10여 년간 직장 생활과 사업을 하면서 풀기 힘든 고민과 문제점들을 만날 때마다 나는 책을 통해 해답을 찾으려 노력해왔고, 그 덕분에 용케도 지금껏 잘 살아오고 있다.  그동안 쌓아왔던 나의 독서경험들을 이 책을 통해 전해주고자 한다." 저자의 말 p.5

그간,  경제,경영,자기계발 분야 등 실용서의 독서에 소극적이었던 나로서는 눈이 번쩍 뜨이는 책들이 많았다.  인문학에 치중된 독서였지만, 직장 6년차에 이르기까지 그래도 내가 읽은 책들 덕분에 회사에서 생각지 못한 성과를 낸 일들이 있었다.  직장 초년이란 햇병아리로 자신의 역량을 내보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기까지 수많은 난관을 거쳐야만 했다.  그러나 시간이 문제일 뿐, 신입 사원이 영원히 하찮은 일만을 도맡진 않는다.  실력과 내공이 있다면 그는 반드시 자신의 능력를 펼칠 기회를 만나게 된다.  그러나 찾아오는 기회를 모두가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준비되지 않는 사원은 영원히 신입처럼 대우받고, 비중없고 성취감 없는 직장 생활을 이어가다 낙오할 가능성이 있다.   직장인에겐 오직 두 부류가 있을 뿐이다.   성과를 내는 직원과 그렇지 못한 직원.  이 결정적인 차이는 어디서 오는가?   그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꾸준한 독서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직장인에게 독서의 중요성를 깨닫게 한다. 더불어, 직장인이 왜 실용서를 읽어야 하는지 그 필요성을 알려준다. 더불어, 도무지 실용서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어떤 책을 선별하여 독서해야 하는것인지, 고민하는 독자에게 친절하고 신뢰도 높은 리스트를 제공해 줄 것이다.    이 책을 실용서 읽기의 로드맵으로 삼아,  남과 다른 성과를 낼 수 있는,  모든 회사의 CEO들이 그렇게도 찾아 헤매는 창조적인 인재인, 창재(創才)로 거듭나 보자.   인생은 짧지만, 직장생활은 길다.   당신의 길고, 행복한 직장 생활의 비결은 당신이 선택한 실용서 한 권 속에 담겨 있다.

 

2010.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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