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 - 마음을 얻는 지혜 위즈덤하우스 한국형 자기계발 시리즈 2
조신영.박현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울에 사는 큰누나와 오랜만에 전화 통화를 했다.  가끔 누나는 내가 읽을만한 책을 보내주곤 한다.  책이란것이 기호식품과 같다고 보는 나란 사람은 되도록이면 책 추천을 달가와하지 않는다.  내가 읽은 책은 내가 선택한다는 고집같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번에 누나는 내게 <무지개원리>라는 베스트 셀러를 보내주었다. 그리고 이번엔 <경청>이라는 책을 또 읽어보라고 추천한 것이다.  예외는 있는 법이라고나 할까?  누나가 추천해준 두 권 모두, 맘에 들었다.  내 기호에 맞지 않는 스타일의 책이라지만, 그러나 가끔 먹는 피자나 치킨이 입맛을 돋우듯 이 책들을 통해 얻은것이 참 많았던 것이다.

`경청' - 이 미덕이란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타인의 말을 세심하게 듣고 겸손하게 수긍하는 자세는 초등학생도 교과서를 통해 다 배우는 내용이다.  이 덕목을 강조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참 새삼스럽기까지하다.  그러나 그러한 자세를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누구나 또 아는 내용이다. 말을 배우는데는 2년이 걸리지만, 침묵하는것을 배우는 데는 60년의 세월도 모자란다고 이 책에선 말한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맞는 말이다.   우리는 말을 잘하고 논리적으로 타인을 설득하는 법을 각고의 노력과 금전적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배우려 노력하지만, 침묵하는 법에 대해선 배우지 않는다.  즉 경청하는 방법에 대해선 아는게 없는 것이다.  이러니 가정이나 직장이나 학교나 어디에서도 사람들은 자신의 말만 하려도 들지 타인의 말을 처음부터 끝날때까지 좀 참고 듣는 법이 없다. 사람들은 대화중에 대부분 타인의 말을 자르고 들어오기 일수다.  참 이만큼 예의없는 일도 있을까? 

남탓할거없이 내가 그랬다.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내가 아는 작은 지식이나 나의 기준에 어긋나는 말을 할때, 특히나 상대가 나와 전혀 다른 주장을 하고, 내 판단에 따르면 그것이 터무니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때는 이판사판막판으로 이마에 핏대를 세우며, 내 주장을 여지없이 퍼붓곤 했다.  상대가 무안해질때까지, 자신의 빈약한 지식에 스스로 창피함을 느낄때까지, 나는 나름대로 논리적으로, 또 공손한 자세로,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처절한 말의 융단폭격을 감행했던 것이다.  뭐 따지고보면 이건 회사 사람들 모두가 그렇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선 논쟁이 끝나고 아니면 논쟁이 시작될때쯤이면, 이렇게 자조섞인 이야기를 주고받곤 한다. `말 잘못하면 매장당해 허허허'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이것은 우리들의 잘못된 경청문화 때문이라는것이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 책이 이 시점에 적절히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아마도 그런 이유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을 통해서 사람들의 대화 습성이 상당히 바뀔 수 있기를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자기 계발서지만 소설 형식을 빌었다.  구조조정을 앞둔 30대 직장인 이토벤이란 인물,  지금껏 살아오면서 자기 주장만 펴고, 사람들의 말에는 의심과 무시로 일관되게 살아온 인물. 그 인물이 어느날 암에 걸려 자신을 뒤돌아보는 과정에서 삶 자체에 따듯한 경청의 자세가 없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변화함으로써, 그 작은 변화가 사람들의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음을 발견한다.  이야기는 큰 재미나 흥미가 있는건 아니고, 이 과정을 통해 경청이란 어떻게 하는 것이며, 작은 실천이 세상 사람들을, 직장 문화를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간단한 에피소드지만 이만큼 듣는 법과 듣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는 책이란 사실이다.


이 책에서 잘 듣는 법을 이렇게 5가지로 요약한다.


1. 공감을 준비하자

-  대화를 시작할때 내가 가진 지식과 선입견, 판단하려는 자세를 버리고 백지에서 출발하자는 것이다. 그냥 나는 상대의 공명통이 되어, 듣는데 몰입하라는 것이다. 판단하려 할때, 상대의 말은 들리지 않고, 내 마음속 반대의 논리만이 다듬어질 뿐이다. 


2. 상대를 인정하자

- 처음부터 상대는 이래, 저래 라고 인정하지 않으려는 자세를 갖고 대화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상대를 인정한다는 것은 상대를 나와 똑같은 인격체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대부분 대화가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3.  말하기를 절제하자

- `말을 배우는 데는 2년 걸리지만, 침묵을 배우는 데는 60년이 걸린다'  좀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상대가 말을 다 끝낼때까지 참고 있자는거 아닌가.  사람들이 제일 실천하지 못하는 부분같다.  말을 자르는 사람과 대화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4. 겸손하게 이해하자

- 상대의 말을 다 듣고나서 내 말을 하기에 앞서, 그의 입장에서 역지사지의 관점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록 부분적으로 틀린 점이 있고, 나와 의견이 전혀 다르다 할지라도, 그 상대의 입장에서 되돌아가 왜 그 말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겸손히 생각하고 이해해볼 필요가 있지는 않을까.

 
5. 온몸으로 응답하자

상대가 말하고 있을때, 여유있는 모습과 수긍의 바디랭귀지가 필요하다.  호응이 필요하단 얘기다. 못마땅하다는 표정으로 단 한번도 수긍하지 않는다면, 그 대화의 결말은 이미 뻔하지 않을까?


이 책을 읽고 바로 실천에 들어갔다.  매일 나의 직장 파트너와 사회,경제,정치 문제로 티격태격 하기 일수였다.  남자들끼리라도 하루중 얼마나 많은 수다로 시간을 보내는가 ? 그런데 껀수마다 다 의견이 상충하기 일수였다. 말 자르고, 이해하지 못하고, 올바로 듣지 않으려 하고, 자세 불량에, 이 책을 통해서 내가 정말로 잘못된 경청 습관을 갖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지금은 상대의 말을 자르지 않고, 끝까지 듣으려고 한다.  그리고 비록 의견이 충돌할때라도 상대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좀 더 많은 이해심을 발휘하고 있다. 이 책 한 권을 누나가 추천해 준 이유를 이제는 알겠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전하는 진실하나을 말해두고 싶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누구나 내 말을 소중하게 듣고, 존중해서 듣는 사람을 좋아하고 또 원한다는 사실말이다.  내 말을 소중히 듣고, 공감해주는 사람은 이미 나의 베스트 프랜드가 아니겠는가?  이것을 깨닫고 보니 나는 지금껏 참 적을 많이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지금껏 사람들의 워스트(worst) 프랜드가 되고자 발버둥을 친거 아닌가 ?  

 

 

 
 

12.18 


댓글(4)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6000k 2008-01-05 0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고 위의 글처럼 정말 느끼신건가요?
전 솔직히 지루하더라구요..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지는 금방 알겠지만...맘으로 느껴지게는 안되더라구요..

개츠비 2008-01-06 16:44   좋아요 0 | URL
스토리 자체가 크게 흥미로운게 아니라서 그럴 겁니다. 자기계발서가 소설처럼 쓰여졌으나 소설처럼 읽을맛이 나는것두 아니고....그러나 나름 책이 전하는 메세지는 분명하다고 봅니다.

깐따삐야 2008-01-05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주의 마이리뷰에 뽑히셨네요! 축하드려요! ^^

개츠비 2008-01-05 19:20   좋아요 0 | URL
깐따삐야님 댓글보구 알았네요..고맙습니다. 아침에 살짝 기분이 좋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