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쇼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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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퀴즈 하나 내겠습니다. 수도권 웬만한 집값은 억억 하는데 월 88만을 벌면서 앞날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잘 모르시겠다고요. 그러면 힌트, 12년 의무교육을 받고 지금까지 책상 앞에 앉아 공부만 해도 일자리 구하기는 어렵고 사회에서는 나 몰라라 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정답은 한국의 젊은이들이다. 그들에게 한국 사회는 잔인한 퀴즈쇼와 같다. 한국은 묻는다. 너 유명대학 나왔어? 토익 점수는? 돈 많아? 빽 있어? 외모는 뛰어나? 대답을 주저하면 망설이지 않고 숫자를 센다. 3, 2, 1 땡! 탈락. 다음은 없다.

 

<퀴즈쇼>(2007. 문학동네)는 컴퓨터 네트워크 세대의 성장담이자 88만원세대의 도시생태기록이다. 퀴즈를 좋아하는 남자 주인공이 지난 1년을 회상하는 1인칭 소설로 지은이 김영하의 빼어난 입담과 생생한 도시 세태가 어우러져 400쪽이 넘는 장편이 후딱 읽힌다. 뛰어난 소설이 그렇듯 책은 무척 재미있으면서 가슴 이곳저곳을 찔러댄다.
 

주인공은 1980년생 고학력 백수로 빈둥대다가 유일한 혈육 할머니가 죽으면서 지고 있던 빚 때문에 하루아침에 거리로 쫓겨나 고시원 생활을 하며 편의점 알바를 한다.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채팅사이트에서 퀴즈방에 들어가 퀴즈 풀며 ‘벽속에 요정’이란 아이디를 쓰는 여성을 만나고 사랑을 한다. 편의점 알바를 그만두고 고시원에서도 쫓겨난 그는 TV퀴즈쇼에 출연한 걸 기회로 지하 퀴즈쇼 세계로 들어간다.

 

이 책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먼저 젊은이들의 세태와 문화다. 고시원의 1.5평짜리 방에 들어오니 도무지 현실 같지 않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도 아니고 게다가 이렇게 좁은 방이 무려 수십 개에 달한다는 것. 그리고 그 방마다 사람들이 들어와 살고 있다는 게 놀라웠다. -책에서

 

양계장 같은 저 좁은 곳에서 내일을 바라며 모여든 이들. 비정규직에 저임금으로 노동력을 착취당하면서도 사회에 항의할 줄 모르는 착한 이들. 굳어진 사회구조에서 계층상승은 다 빨아먹고 버려진 막대기처럼 이제 앙상한 꿈이 되었지만 막대기에 조금 배어있는 액상과당에 코를 벌름거리는 어리석은 이들. 이 젊은이들의 고단한 세상살이가 펼쳐진다.

 

그리고 주인공은 요즘 젊은이들처럼 영화와 음악을 좋아한다. 익숙한 문화현상들이 나오는 이 소설은 젊은 독자와 공감대를 넓히고 윗세대 독자들에게는 젊은이들 문화에 관심을 갖도록 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보고 밴드그룹 ‘뮤즈’의 [unintended]를 들으며 ‘코엑스 아쿠아리움’과 ’홍대거리’에서 데이트를 한다. ‘미녀는 괴로워’의 흥행을 이야기하고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권태에 나오는 여주인공에 대해 맹랑하다고 말하며 영화 ‘반지의 제왕’과 ‘번지점프를 하다’, ‘피아노’의 공통점을 맞춘다.

 

두 번째는 온라인 소통과 사람들 관계다. 이메일과 미니홈피, 블로그, 인터넷 클럽과 카페들은 이미 생활에 파고든지 오래다. 어느새 생활에 자리 잡은 온라인 문화지만 실제로 제대로 된 평가를 하거나 여러모로 깊게 다룬 소설은 드물었다. 모르는 사람과 사람이 실시간으로 대화하며 친구와 연인으로 발전하지만 여전히 단점을 크게 부각해서 온라인은 부당하게 폄하되었다.

 

주인공은 여자친구를 빼면 만나는 사람도, 친하게 지내는 친구도 별로 없다. 하지만 그는 컴퓨터 네트워크에서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며 감정을 느끼고 사랑을 한다. 21세기에는 사람관계형성이 가로 45cm, 세로18cm 키보드 위에서 생성되는 걸 보여준다.

 

마지막 퀴즈. 어머니와 약혼자가 반대하는 직업을 가지겠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어떻게 될까요?

 

답은 여러분에게 맡기겠습니다. 퀴즈쇼처럼 한 가지 정답이 아니라 사람마다 여러 가지 답을 만들면서 살아가는 사회를 꿈꿉니다. 당신은 어떤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까?

 

내가 이 세계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겠니? 사람다운 사람을 만나, 말 같은 말을 하고, 집 같은 집에서 잠들고, 밥 같은 밥을 먹으며 사는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냐? - 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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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의 철학 포즈 필로 시리즈 1
크리스토프 라무르 지음, 고아침 옮김 / 개마고원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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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의 첫 번째 철학 스승은 우리의 발이다.’ -에밀

 

아이를 보자. 걷기를 배우는 시기와 언어를 습득하는 시기가 일치하는 것은 우연히 아니다. 위대한 생각들은 빡빡한 책상에서 힘겹게 태어나지 않는다. 뉴턴의 사과처럼 한가로운 일상에서 걷다가 머리로 떨어진다.



<걷기의 철학>(개마고원 2007)은 걷기와 철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반가울 책이다. ‘걷기에 대해서 성찰’을 한 내용들은 신선한 표현들로 모처럼 사색하게 한다. 두껍고 어려운 철학책이 뇌를 마라톤하게 하는 거와 달리 이 책은 가볍고 쉽게 뇌를 산책하게 한다.

 

이 책은 크게 세부분으로 나뉜다. 먼저 걷기와 관련된 낱말들을 사유한다. 보기를 들면 느림, 관광, 순례, 시위, 산책, 원정 같은 것들이다.

 

다음으로 걷기라는 행위가 가르쳐주는 의미에 대해 성찰을 한다. 이 부분이 상당히 재미있고 되새길수록 씹는 맛이 난다.

 

산에서 가장 짧은 경로는 탈진과 실패의 길이다.…(중략)…가볍게 우회하는 것은 정상과 등반자 사이에 거리를 늘림으로써 오히려 정상에 더 가까워지게 한다.…(중략)…멀리 돌아가는 길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삶으로 나아가는, 가장 풍요롭고 바람직한 길이다. - 신발 끈의 교훈

 

내달리는 사람이 조급하다면, 걷는 사람은 한가하다. 전자는 시간에 쫓기고 후자는 시간을 들인다.…(중략)…달리는 사람에게는 오로지 도착만이 아름답다. 걷는 사람에게는 오로지 길만이 아름답다. - 걷기와 달리기

 

마지막으로 플라톤, 에피쿠로스, 몽테뉴, 데카르트, 칸트, 니체, 야스퍼스, 키에르케고르까지 철학자들이 걷기를 하면서 어떻게 사유를 했는지 살핀다. 결국 지혜는 발바닥에서 나오는 걸 알 수 있다.


꼭 산책할 장소가 있어야 한다. 앉아 있으면 사유는 잠들어 버린다. 다리가 흔들어놓지 않으면 정신은 움직이지 않는다. -몽테뉴

 

책날개를 보면 철학에세이 시리즈가 소개되는데 지은이들은 출판사에 문의해보니 전부 프랑스 사람들이다. 'PAUSE PHILO'라고 해서 프랑스 밀랑출판사가, 누구나 쉽고 자유롭게 철학을 접할 수 있도록 추진하는 철학의 대중화 프로젝트다.

 

이 책 지은이도 고등학교 철학교사다. 고등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나라, 영화 <밤과 낮>(홍상수 감독 2008)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유학생들에게 당연하게 보조금을 주는 나라. 새삼 부러웠다.

 

더군다나 프랑스는 언제나 우둔함을 죄악시했고, 지성의 부재를 부도덕과 같이 보았다. 명철함을 남용하면서도 절대 사랑에 싫증내지 않았던 이 민족의 역설을 누가 이해할 수 있겠는가. -시오랑(프랑스 철학자)

 
그리스 시대의 아고라(시민 광장), 파리 살롱처럼 지성어린 대화와 사람들의 유쾌한 유대가 이루어지던 곳. 어디서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이번 주말에는 컴퓨터에서 벗어나 운동화를 신고 산책해야겠다. 느리게 걸으며 풍경들에 취해야겠다. 발바닥에서 피어나는 여유를 벗들에게 건네야겠다. 발바닥에서 지혜와 여유가 시작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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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남자들은 사랑한다고 거짓말할까
아네테 괴틀리허 지음, 김정민 옮김 / 북스토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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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는 짜릿하다. 하지만 짜릿한 만큼 짜증도 난다. 모나리자 미소처럼 알다가도 모르는 게 사랑이라 사람들 속은 타들어 간다. 사랑 때문에 웃고 우는 사람들이기에 연애이야기는 듣고 또 들어도 재미있다.
외로운 사람들은 사랑을 갈구한다. 종교가 되어버린 사랑이 우리 삶을 구원해줄 것처럼 보인다. 어찌하겠나. 두드려야지.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라고 믿으며 연애찬송에 귀 기울이고 사랑기도문을 외고 애정복음을 뒤적이다.

<왜 남자들은 사랑한다고 거짓말할까>(북스토리. 2008)는 `연락 하지 않는 남자`와 사랑에 빠진 여자 심리를 다룬 독일 소설책이다. 20대 후반 대학원생인 여주인공이 남성과 연애를 하면서 시시각각 달라지는 미묘한 상황과 심리를 담은 1인칭 소설이다.

“나는 컴퓨터를 켜고 구글 검색창에다 `그는 왜 전화를 안 하는 걸까?`라고 쳐보았다.

앗, 그랬더니 이게 웬일인가? 검색 결과가 뜬 것이다.

세상에! 이런 검색 문구를 두드린 게 내가 처음은 아니었던 것이다.“ - 본문

하지만 제목처럼 왜 남자들은 사랑한다고 거짓말하는지 그리고 왜 남자들이 연락을 안 하는지에 대해서 명쾌한 해결책은 담겨 있지 않다. 다만 그러한 남자 때문에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여성심리는 재미나게 잘 그렸다. 섹스 앤 더 시티와 미드에 빠져있는 젊은 여성들에게는 공감을 얻겠으나 깊게 파고들어가지 못하고 흥미 위주로만 다뤘기에 또 하나의 아류작인 거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아직도 여남은 전근대 연애전략을 쓴다. 고윤희의 <연애잔혹사>에도 나오듯이 남자는 들이댐을, 여자는 튕김을 주요 수단으로 사용한다. 21세기인데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짝을 찾는 과정과 방법뿐만 아니라 성역할도 달라져 진정한 사랑을 누려야 한다.

그럼에도 어김없이 남녀사이에 밀고 당기기는 오늘도 이어진다. 지겨울 법도 하지만 서로 간의 자존심과 이해 부족으로 신경전은 계속된다. 연애에 끙끙대는 이에게 법정스님의 묵직한 목소리를 전한다.

“만난 사람은 그때부터 혼자가 아니다.

그는 단수의 고독에서 벗어나 복수의 환희에 설레면서

맑게 맑게 그리고 깊게 깊게 승화한다.” - 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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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 찾아온 유학자들 - 공자에서 정약용까지, 대표 유학자 13인이 말하다
백민정 지음 / 사계절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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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儒學)'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는가? 고리타분한 영감님이 떠오르기도 하고 하늘천 땅지 하는 서생도 그려진다. 모두 현대사회와는 안 어울리는 모습 같다. 하지만 미국화와 자본주의가 밀어닥친 요즘에도 유학은 여전히 유효하다.

 

2002년 11월 30일 중국인민대학 '공자연구원' 창립기념식이 열렸다. 유가사상이 중화 민족의 정신을 배양하고 중화 민족의 영원한 독립과 발전을 수호했다는 발표와 함께. 1966년 문화대혁명 시기에 4대 구악의 대표이고 봉건주의와 자본주를 부활시키는 세력의 지주로, 타도해야할 장애물로 선전하였던 유학이 중국에서 부활하고 있다.

 

유학을 미래의 가치로 긍정하든, 넘어서야 할 낡은 사유로 비판하든 먼저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곰곰 따져보면 유학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강의실에 찾아온 유학자들>은 주요 유학자들을 중심으로 유학을 쉽게 알려주는 책이다.

 

책은 13인의 유학사상과 그 가능성이 어떻게 실현되었는지 보여준다. 유학 창시자 공자, 유학의 수양론을 만든 맹자, 동양의 아리스토텔레스 순자, 새로운 유학을 꿈꾼 장재와 정호·정이 형제, 유학을 형이상학으로 끌어올린 주희, 양명학으로 발전시킨 왕수인, 사단칠정논쟁과 이기론으로 유명한 이황과 이이, 타자성으로 공자를 되살린 이토 진사이, 유학에 다시 정치를 도입한 오규 소라이, 실학으로 집대성한 정약용까지 유학의 정수가 적혀있다.

 

이 책은 중요 유학자들의 핵심을 담았다. 간결하고 쉬운 설명으로 유학자들의 철학과 사상을 배우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유학 사상을 비교하며 끌어나가는 전개방식은 경쾌하다. 유학자들 소개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인물들의 생각을 비교하며 비판하고 뒤집거나 발전시킨 모습을 다뤘다. 그래서 글이 장마다 끊어지지 않고 책 전체가 서로 유기적으로 짜여있는 느낌을 받는다. 책쓴이 백민정씨의 영리한 글쓰기 방식이 돋보인다.

 

한편 성인이 만든 문명제도를 따름으로써 덕의 개념을 실현할 수 있다고 보았던 소라이는 이제 선배 고학자인 이토 진사이마저 공격합니다. 공자까지도 선왕의 아류라고 생각했던 그가 공자를 성인으로 생각했던 진사이를 비판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겠지요. - 책에서

 

다른 유학자들과 구별되는 그들만의 고유한 사유를 각 장 끝에 '더 읽을 것들'이라는 항목을 마련해 참고가 되도록 했다. 그래서 깊이 들어가지 않아 아쉬움이 생기는 독자는 스스로 더 공부하도록 이끈다.

 

일본유학자 이토 진시이와 오규 소라이를 다룬 부분은 낯선만큼 인상깊었고 한중일이 얽혀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 그리고 학자로서, 현대 한국 사람으로서, 여성으로 마주치는 현실에 계속 응시하면서 현실세계 유학의 가능성을 조명한다.

 

나는 여성을 경시하는 듯한 공자의 유학 사상을, 그리고 공자의 정신을 이은 수많은 유학자들을 공부하고 나아가 그들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몇 번이나 나 자신에게 되물어보았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공자를 우호적으로 읽기로 결심했습니다. 다만 그에게서 배울 것이 더 많다는 단순한 사실을 정직하게 받아들였을 뿐이지요.…(중략)…작은 단점이 보인다고 해서, 그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많은 것들을 포기하는 것은 결코 현명한 일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 책에서

 

유학이 무엇이고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했는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무척 고마운 길잡이가 될 책이다. 싫든 좋든 동아시아에 전통 문화와 사유체계에 큰 영향을 끼쳤고 나아가 중국기세와 같이 뻗어가는 유학, 그 철학과 사상을 이해하는 디딤돌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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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 사랑이 내게 온 날 나는 다시 태어났습니다 장영희의 영미시산책
장영희 지음, 김점선 그림 / 비채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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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어떠신가요? 따사로운 햇살은 나른한 여유를 주고 색감이 달라진 풍경은 절로 웃음나게 하네요. 정말, 마음이 붕붕 들뜨는 봄이에요. 이런 날은 설레 마음에 풍선을 달아서 하늘 높이 띄우고 싶어지네요. 봄바람에 실려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해지도록.

마음에 풍선을 달아주는 건 여러 가지 있겠지만 오늘은 좋은 시 한편 읽어보는 건 어떠신가요? 현대 사람들이 외면하는 시라지만 여전히 시를 읽고 감동할 가슴이 남아있죠. 그 믿음으로 오늘도 시를 쓰는 분들이 많으세요. 그리고 조금만 둘러보면 좋은 시집도 많고요. 오늘 권할 책은 영문시집으로 장영희 교수가 번역한 ‘생일’[2006. 비채]입니다.

생일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유는 사랑이 온 날, 영혼이 태어났기 때문이죠. 암투병을 겪으면서도 펜을 놓지 않은 장영희교수가 49편의 사랑시를 번역해서 묶었습니다. 병상에서도 사랑이 자신에게 온 날, 다시 태어났다고 사랑의 위대함을 전하는 글쓴이의 마음씨에 감동이 오네요.

이 책은 영시와 번역시가 같이 있어서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어요. 덧붙인 짤막한 설명들은 시감상을 더 친근하게 해주네요. 더구나 김점선씨의 그림들이 배경으로 실려서 시집이 더욱 빛나네요.

실린 시 가운데 하나를 꼽았어요. 류시화 시인의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것처럼]에도 소개된 시에요.

A Drinking Song - William Butler Yeats            음주가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Wine comes in at the mouth                      술은 입으로 들어오고
And love comes in at the eye;                    사랑은 눈으로 들어오네
That's all we shall know for truth                우리가 늙어서 죽기 전에
Before we grow old and die                      알게 될 진실은 그것 뿐
I lift the glass to the mouth                        잔 들어 입에 가져가며
I look at you, I sigh                                   그대 보고 한숨 쉬네

요가의 기본 원칙은 일부러 몸이 익숙하지 않은 자세를 취해 몸의 균형을 잡는 것이라네요. 평소에 쓰지 않은 근육을 쓰면서 건강을 지키는 거죠. 빽빽한 업무와 숫자 계산에 지쳐있다면 오늘은 잠깐 좋은 시 읽어보는 건 어떠신가요? 몸이 균형을 이뤄야 건강하듯이 마음도 균형을 이뤄야 건강하거든요. 봄기운을 느끼며 좋은 시 한편에 취하면서 ‘마음요가’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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