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로 산다는 것
시사저널 전.현직 기자 23명 지음 / 호미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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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입학할 때까지만 해도 ‘데모는 절대 안 하고, 데모 하는 대학생들 반성하게 해야지.’라고 다짐한 저는 불과 3개월 뒤 열혈 운동권이 되었습니다.”라고 정지환 전 월간지<말>기자가 한 말이 떠오르네요.

 

반공정신이 투철하고 데모를 안 하겠다는 대학새내기의 마음은 왜 뒤흔들렸을까요? 바로 ‘진실’때문이었지요. 언론을 통해 광주는 ‘친북좌파’들이 선동한 사태라고 알고 있었던 80년대 학생들은 외신에 보도된 ‘광주진실’들을 대학에서 접하면서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지요. 자신이 믿었던 세계가 거짓일 때, 거짓된 세상을 바꾸고 싶은 건 자연스러운 감정이기에 386은 5,6공 때 화염병을 들 수밖에 없었다고 정지환 기자는 전하네요.

권언유착, 끝난 줄 알았더니…

 

새로운 매체들이 등장하고 몇 지배언론이 갖고 있던 힘도 줄어들면서 권언유착 세상은 막이 내렸다고 생각했어요. 사람들 눈과 귀를 가리며 권력에 빌붙었던 언론계도 크게 달라지는 게 보였으니까요. 이제 여러 언론이 ‘자기 몫’대로 평가받으면서 더 나은 사회가 되도록 정권의 파수꾼이 되는가 싶었지요.

 

그런데 2008년에 힘을 얻은 위정자들은 파수꾼보다는 나팔수를 바라네요. ‘낙하산 특공대’를 내려 보내 골치 아픈 얘기 꺼내는 시사프로그램들을 없애려 하네요. 사사건건 문제를 제기하는 하는 PD와 기자들을 자르려 하네요.

 

위정자들이야 ‘그때 그 사람들’의 언론 길들이기를 배웠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동아특위’때나 보도지침이 있던 시절이 아니지요. 언론선배들의 피눈물이 담긴 투쟁을 보고 자란 언론인들은 권력에 당당히 맞서네요.

 

언론의 독립 투쟁하는 그들에게 주고 싶은 책

 

언론장악하려는 권력의 시도를 보며 <기자로 산다는 것>[2007. 호미]을 다시 펼쳐보게 되네요. 1989년 창간하여 정통 시사주간지로 자리 잡은 시사저널은 2006년에 파업을 하게 되요. 자본권력에 굴복하여 ‘삼성’기사를 편집장 몰래 시사저널 사장이 삭제했기 때문이죠. 이에 당연히 기자들은 들고 일어날 수밖에 없었고 경영진은 기자들은 해직시키고 징계를 내렸지요.

 

어쩌면 이리도 비슷할까요. 특정세력에 속하는 인사가 사장으로 내려오자 당연히 기자들은 반발할 수밖에 없고 경영진은 기자들을 해직시키고 징계를 내리는 요즘, 시사저널파업에 대해 쓴 이 책을 그들에게 주고 싶네요.

 

이 책은 거리로 쫓겨나서 투쟁을 하던 시사저널 기자들의 목소리를 모았어요. 그들이 생각하는 기자관, 언론과 권력의 관계, 보도할 때 뒷이야기가 풍성하게 담긴 이 책은 여러 모로 배울 게 많지요. 무엇보다 내로라하는 글쟁이들이 저마다 맛깔난 글들로 하고 싶은 얘기들을 털어놓아 무척 재미있네요. 고종석, 고재열, 김훈, 서명숙, 장희상 등등 시사저널에 몸을 담았던 24명의 글은 하나하나 ‘뜨거운 화두’네요.

 

시사저널에서 배우는 교훈

 

‘사실과 진실의 등불을 밝히고 이해와 화합의 광장을 넓힌다.’는 시사저널 사시대로 글을 쓰지 못하게 한 것은 다름 아닌 시사저널 경영진이었지요. 시사저널파업사태를 보면 언론사의 사장이 ‘누구’인지가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네요.

 

특정세력을 대변하는 인사가 수장으로 있는 언론사에서 제 목소리 내기란 어려운 일이지요. 사장은 자기 집 식구를 비판할 바에는 차라리 진실에 눈감고 자기가 욕을 먹는 게 낫다고 생각할 테니까요. 회사 안에서부터 휘둘린 언론이 세상을 향해 정직하게 말하기란 천부당만부당하지요.



시사저널 기자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세상이 알고 있지요. 그들은 시사저널의 전통을 이으면서도 새롭게 도약한 시사IN이라는 주간지를 만들어 진실이 이긴다는 걸 증명하였지요.

 

‘기자가 고생해야 독자들이 행복하다.’는 언론계의 불문율대로 YTN, KBS, MBC의 고생은 시민들에게 복이에요. 다만, 시민들이 뽑은 권력에 의해서 언론이 고생하고 있으므로 외면해서는 안 되지요. 시민들이 언론을 외면한다면 훗날 시민들이 진실을 알리고자 할 때 언론이 모른 척 하게 되니까요.

 

언론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는 이유

 

“고개의 내리막길 이쪽에는 바리케이트가 쳐져있고 그 동쪽 너머에 무정부 상태의 광주가 있다.”

 

당시 사회부장이던 <조선일보>김대중 주필은 80년 광주에 내려가 이런 기사를 썼지요. 그는 기자로서 ‘동쪽 너머 현장’에 있지 않고 ‘이쪽에서’ 계엄군이 나눠주는 보도자료를 보고 광주에 대한 기사를 썼지요. 언론에서 진실을 쓰지 않았기에 광주를 제외한 한국 사람들은 ‘빨갱이들의 난동’으로 생각하였죠. 광주사람들은 얼마나 억울하고 분통했을까요.

 

무엇이 진실인지 언론이 알리지 않으면 사람들의 시선은 흐려지기 쉽죠. 그래서 언론의 독립과 보도의 진실성이 중요하지요. 언론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는 이유는 훗날 누군가 부당한 대우를 당하였을 때 언론이 진실을 보도해줘야 하기 때문이죠. 지금 언론의 독립을 지키지 못하면 80년 광주처럼 진실이 유린당하는 일이 또 발생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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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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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란 두 성인이 새로운 공동체를 이루는 아름다운 일이에요. 많은 이들이 결혼을 하여 행복한 가정을 꾸릴 다짐을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기 그지없지요. 많은 이들이 자라오면서 겪었듯이 애증과 구속이 얽힌 가정에서 행복만 할 수는 없지요. 오히려 가족에게서 상처와 슬픔을 많이 입기도 하지요.

 

이혼율이 높아진지는 꽤 되었어요. 돌싱(돌아온 싱글)이란 말이 퍼졌고 그에 따라 재혼도 많아지고 있어요. 가족 형태도 많이 달라져서 한부모가족이 늘어나고 있고 여러 대안공동체들도 나타나고 있지요. 공지영 장편소설 <즐거운 나의 집>[2007. 푸른숲]은 이렇게 달라진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가족의 의미를 묻네요.

 

이 책의 주인공 위녕은 감정이 풍부하고 자유로운 엄마와 꼼꼼하고 깔끔한 아빠의 딸이에요. 위녕은 아빠와 새엄마를 떠나 작가인 엄마에게로 가게 되지요. 위녕과 떨어져 살고 있었던 엄마는 세 번의 이혼을 겪었고 그동안 두 아이를 낳았지요. 위녕은 오랫동안 떨어져 살던 엄마와 그리고 성이 다른 두 남동생과 지내면서 이야기는 전개되지요.

 

이혼에 대한 새로운 시각

 

책은 이혼과 가족에 대해서 새롭게 조명하죠. 이혼한 집의 아이들은 ‘결손가족’이라고 하여 뒤에서 쑥덕거리며 사회에서는 아이들이 받는 고통을 생각하라고 부부들에게 부담을 주죠. 그러나 이혼해서 아이들이 받는 상처보다 이혼을 하지 않아서 아이들이 받는 상처가 더 크다고 책은 새로운 시각을 갖고 있지요.

 

실제로 이혼을 하는 게 아이와 서로에게 좋을 사람들이 외형상 ‘정상가족’을 유지하려다 더 큰 아픔을 낳는 일이 수두룩하지요. 환부는 얼른 도려내고 새살이 낫도록 치료하는 게 현명하지요. 그러나 곪아서 썩을 지경으로 놔두었다가 세월과 인생을 탕진하는 경우가 주변에는 흔하지요.

 

이혼의 고통보다 불행한 결혼이 더 싫어

 

특히, 여성들은 이혼을 원해도 하기 어렵지요. 먼저, 남편에게 구타와 무시를 당하면서도 자식 때문에 견디며 살곤 하지요. 또, 성별에 따라 경제차별이 이루어지는 한국이므로 이혼을 했을 때 생계도 막막하게 되어 진퇴양난이죠. 그리고 이혼녀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 때문에 여전히 참고 사는 여성들이 많지요. 유명 여성 연예인들도 병원에 실려 가야 남편 폭력에 시달리지만 참고 살았다는 것이 알려지는 현실이죠. 아내역할을 하는 일이 얼마나 힘들지 조금이나마 짐작이 가네요.

 

지은이 공지영은 ‘이혼한 사람들의 국가대표 선수’라고 말할 정도로 이혼을 하면서 죽고 싶었던 심정을 이겨내지요. 그리고 이혼을 하면서 상처 받은 여성들을 위로하고 응원하네요. 한부모 가족이 널리 퍼지고 있는 현재 사회 분위기에서 지은이가 겪은 고통와 극복은 많은 독자들에게 위안을 주지요.

 

아빠는 내 딸이 세 번이나 이혼한 여자가 되는 거 정말 싫다… 하지만 네가 불행한 건 더 싫어… 건강만 챙겨라. 앞만 보고 가거라. 네가 최선을 다했다는 건 우리가 안다. 그러니 주눅 들지 말고 당당해야 한다. - 책에서

 

혈연가족을 넘어선 공동체, 식구

 

책에서는 흥미로운 공동체가 등장해요. 성이 다른 동생들과 위녕, 작가 엄마, 그리고 결혼을 하지 않은 서저마 아줌마와 집안 일을 해주시는 막딸 아줌마까지 새로운 공동체가 이야기의 중심에 있어요.

 

그들은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함께 나날을 만들지요. 서로를 지지하고 챙기며 격려해요. 피로만 뭉친 혈연가족에서 벗어나 합의로 ‘관계’를 맺은 새로운 공동체에요. 가족에서 식구로 진화한 셈이죠. 함께 있으면 누구나 그렇듯 그들에게도 갈등과 다툼은 있지만 피가 옅은 만큼 날선 비난을 하지 않고 존중하는 모습이 인상 깊죠.

 

여우같은 아내와 곰 같은 남편, 토끼 같은 자식으로 대표되는 정상가족 신화에 사로잡혀 있다면 다른 형태가 용납이 되지 않지요. 그만큼 정상성에 집착하게 되어 변화와 갈등에 취약하죠. 가정이 안락하고 행복의 장소라는 환상을 깨고 구성원이 같이 만들어가는 공간임을 새롭게 인식해야 하는 시기네요.

 

다시 결혼에 대해 고민하다

 

시대는 변하고 가족에 대한 생각도 달라졌지요. 이제는 ‘누구와 살아야 함께 행복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죠. 피에 대한 맹목성을 넘어 사람들과 관계에 대해 살펴야하지요.

 

소설 <즐거운 나의 집>은 이혼과 가족에 대해 다시 곰곰 생각하게 하는 책이에요. 그러면서 결혼에 대해 물어요. 나이가 차서 ‘팔려가는’ 결혼을 하지 않도록 자신이 어떠한 배우자를 원하는지 차분히 돌아보게 하네요. 외로움과 나이 때문에 섣부른 결혼을 하여 후회로 세월을 보낼 수는 없으니까요.

 

인터넷에서 물건 하나 살 때도 제품 리뷰를 꼼꼼하게 챙겨보고 신중하게 고르는데 반품도 어려운 결혼을 성급하게 해서는 안 되겠지요.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는 결혼,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인 만큼 지혜와 고민이 필요하지요. 평생 누군가를 보듬을 준비가 되었는지 자신을 먼저 톺아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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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게 드리는 이태백의 절규
이효상 엮음 / 진영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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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이 사회문제가 된 지 꽤 되었네요. 올해 8월, 30살 미만 실업률은 7.1%로 1년 전보다 0.4% 높아졌어요. 지난 달 전체 취업자 수도 15만9천명 늘어나는데 그쳐 정부 목표인 20만 명에 6달 연속 미치지 못하고 있지요. 더 큰 문제는 취업시장이 앞으로도 어둡다는 점이죠.

590여 개 상장회사 가운데 하반기 채용계획을 갖고 있는 업체는 46%로 채용계획조차 세우지 못하는 기업이 반을 넘는 실정이에요. 특히 공기업들은 정부의 구조조정 방침으로 35개 회사 가운데 14%만 하반기 채용을 준비하고 있지요. 

아직 취직을 못한 청년들이 적체되어 있고 대졸자 100명 가운데 3.8명만 취업하는 상황은 청년 실업을 심각하게 하네요. 실업자와 구직단념자, 장기취업준비자, 유휴 인력을 포함하여 취업애로층이 100만에 이르는 상황이에요.

포털사이트 온라인 동호회에서 8년째 공동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는 이효상씨는 백수들의 사연을 모아 <대통령에게 드리는 이태백의 절규>[2008. 진영사]를 냈네요. 엮은이 자신도 백수로서 꽤 긴 시간을 보냈기에 이네들의 한숨, 기도, 울부짖음과 희망을 이해한다면서 돕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책을 냈다고 하네요.

지은이는 국가의 정책을 분석하고 정책을 만드는 분들과 전문가들을 만나봤지만 모두 백수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네요. 그러면서 백수들의 심경을 절절하게 느껴보라고 동호회에 올린 글들을 추려서 소개하네요. 

아침에 일어나서 컴을 켠다. 취업사이트를 돌아다닌다.

심 먹고 또 취업사이트를 헤맨다.

저녁때 또 머 새로운 거 있을까 해서 또 취업사이트를 간다.

근데 없다. 

난 아직 백수니깐 슬프다. 슬픈 현실이다. 힘들어진다. - 책에서

이러한 사연들을 읽다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생겨나네요. 쭉 이어지는 수백편의 사연들은 백수들의 좌절과 절망스런 상황에 잘 드러나죠. 때론 무기력하고 게으른 모습도 솔직하게 담아냈지요.

다만 그저 안쓰러운 사연들을 긁어다가 편집한 것 같아 감성은 건드리지만 이성은 자극이 안 되는 내용이고 똑같은 이야기들이 반복되다보니 지루한 느낌도 드네요. 책 편집할 때 전문가들의 적절한 도움말이나 현재 청년실업 현황 등을 더 자세하게 담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생기네요.

올해 말에는 ‘청년실업해소특별법’이 만료되지요. 특별법까지 만들었으나 뾰족하게 나아지지는 않고 끝나게 되었네요. 극심한 취업난과 거품이 잔뜩 낀 주택값을 바라보며 한국의 청년들의 주름은 늘어만 가네요.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이란 말이 나돈 지도 10년이 되었어요. 이제는 삼태백(30대 태반이 백수)얘기가 들리고 NG(No Graduation:졸업거부)족, 대5족(대학교 5학년족), 장미족(장기간 미취업족), 공휴족(쉬는 것이 두려운 족)등 이태백의 친구들이 생겨나네요. 청년실업에 대해서 더 진지한 사회논의가 이루어져야겠죠. 

청년실업자들은 무언가 할 게 없는 아침이 두렵지요. 그리고 스치는 이성에 설레는 마음이 들어도 죄스럽다고 하네요. 끝으로 책에 실린 글을 옮겨요.

 

아침에 유치원 가는 꼬마가 부럽습니다.

갈 데가 있으니까… - 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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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요리 - 인기 요리연구가 최승주와 이탈리아 레스토랑 스타셰프 박찬일의
최승주.박찬일 지음 / 리스컴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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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는 오랜만에 비가 반갑게 내렸지요. 빗소리를 들으며 친구 집으로 놀러갔어요. 반가운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 맛있는 음식이 빠질 수 없지요. 친구는 파스타 요리를 능숙하게 하더군요. 이미 토마토소스는 만들어놓았고 크림소스를 만드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요리하는 것이 정말 어렵구나. 하지만 무척 재미있구나.’ 

파스타를 먹으며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정성이 듬뿍 담긴 요리가 옆에 있으니 분위기가 더 훈훈하고 즐거웠어요. 철학자 칸트는 “행복이란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는 것이다.” 라는 말을 했지요. 좋은 사람들에게 음식대접 받는 것만 할 수 없으니 맛있는 음식을 해보려 합니다. 한번 해보는 것이 어렵지 하다보면 금방 실력이 늘기 마련이니까요.

그래서 요리를 더 배워보려고 요리책을 찾아보다 눈에 들어온 게 있지요. 최승주와 박찬일의 이탈리아 요리[2008. 리스컴]는 이탈리아 기본 음식이자 한국에도 널리 퍼진 파스타요리를 쉽게 설명한 요리책이에요.

이 책은 두 사람의 공동 작품이에요. 요리칼럼을 기고하고 요리 촬영을 진행하는 요리연구가 최승주와 시칠리아에서 요리사 생활을 하고 한국에 돌아와 레스토랑에서 메인 셰프를 하고 있는 박찬일이 이탈리아 요리법을 소개하지요. 최승주가 한국식 응용 요리법을 알려주면 박찬일은 이탈리아 정통 요리법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책은 진행되어요. 정통과 퓨전이 뽐내면서 경쟁을 하는 재미있는 구성이지요. 

그런데 파스타와 스파게티의 차이점을 알고 계신가요? 예전부터 둘은 똑같은 것인데 왜 이름이 다를까 궁금했어요. 책을 보니 알게 되네요. 파스타는 이탈리아 대표 국수 요리의 총칭이고 스파게티는 파스타의 한 종류라네요. 스파게티 말고도 펜네, 마카로니, 링귀네도 파스타라고 하네요.

파스타 맛내기의 열쇠는 적당히 삶는 것이지요. 알맞게 익어야 씹을 때 특유의 질감을 느낄 수 있어요. 보통 7-8분 정도가 적당하며 1-2분 정도 미리 꺼내어 가운데를 잘라서 흰 심이 남아 있는 상태에 먹으라고 하네요. 이 상태를 ‘알 덴테’라고 하며 파스타의 쫄깃함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다고 하네요.

‘남자는 육아와 요리를 하지 않기에 성숙할 수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요리는 꼼꼼한 준비와 갖은 수고가 필요하기에 사람을 삶에 밀착시키죠. 음식은 정성과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기에 식사의 소중함을 느끼지요. 요리하는 즐거움과 누군가와 음식을 나눠먹을 때의 기쁨을 쉽게 배울 수 없는 가치이기도 하고요.

 

이번 주말에는 특별한 날을 맞은 연인들끼리,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파스타 요리 하는 건 어떠신가요. 정성담긴 국수가락을 돌리면서 담아놓았던 이야기보따리 풀어보는 것도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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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특산품 오마이뉴스
오연호 지음 / 휴머니스트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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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2월 오연호 기자(현 오마이뉴스 사장)와 사회초년생 3명 등 상근기자 4명, 시민기자 727명으로 출발한 오마이뉴스는 현재 상근기자 40여 명, 시민기자 5만 5천여 명으로 괄목상대하게 발전하였지요. 단순한 인터넷 신문이 아니라 21세기 새로운 시민참여저널리즘을 열고 있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지요.

 

<대한민국 특산품 오마이뉴스>[2004. 휴머니스트]은 “인터넷의 세계와 인터넷 저널리즘을 공부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쉽게, 그러나 뜨겁게 읽히는 교과서’가 되길 바라며” 오연호 기자가 쓴 책이에요.

 

인터넷과 시민참여의식이 만나

 

오마이뉴스의 성공은 시민참여의식의 성장과 테크놀로지의 성장이 결합되면서 가능했다고 지은이는 말하지요. 진실을 가리는 언론에 분개하였던 시민들이 열렬하게 참여를 하였고 탄탄한 인터넷 인프라는 지배 종이신문의 헤게모니를 흔들어놓았다고 분석하지요.

 

쓰는 기자와 읽는 시민으로만 엄격하게 나누어져 있던 한국에 오마이뉴스는 ‘누구나 쓰고 읽는’ 대혁명을 가져왔지요. 지은이는 바람이 거세면 누군가는 깃발을 들고 자신은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깃발을 들었을 뿐이라며 공을 시민들에게 돌리네요.

 

그래도 먼저 깃발을 드는 용기와 시대를 내다보는 눈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게 아니겠죠. <말>지에서 10년 넘게 기자 생활을 하며 모순된 여론구조를 몸으로 느낀 지은이는 언론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하지요. 그는 왜곡된 언론의 사례를 들며 보수언론과 진보언론 비율이 8:2인 한국 언론시장의 불균형 상황을 5:5로 바로 잡고 싶다고 밝히네요.

 

왜곡된 언론 구도를 바로잡고자

 

1994년 노근리사건을 생생히 취재하여 보도했다. 미군이 양민을 학살한 현장을 목격한 유족들의 증언을 거의 완벽하게 담았으며, 약 3백여 명에 달하는 사상자 명단까지 도표로 만들어서 보도한다. 그러나 지배 언론에서 언급을 하지 않아 공론화가 되지 않는다.

 

그로부터 5년 후, 미국 통신사인 AP가 노근리사건을 특집으로 보도한다. 그때까지 침묵하던 언론들은 마치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진 뉴스인 양 대서특필한다. AP통신 기자들은 그 보도로 그 해 퓰리처상까지 받았다. - 책에서

 

이렇게 진실이 알려지지 않는 현실에서 그는 오마이뉴스를 창간하지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어려운 현실이지만 취지를 알아주는 수많은 시민들의 참여와 후원으로 오마이뉴스는 짧은 시간에 놀랄만한 성장을 하지요.

 

인터넷 기사의 진수를 보여준 YS의 고대 대치사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생중계, 촛불집회 초단위 기사화 등 자신만의 장점을 드러내며 발전하지요. 진실을 보도하는 기자들의 발품과 운영의 어려움을 견디며 편집권의 독립을 지켜온 경영진의 노력이 오마이뉴스 성공의 숨은 주역이지요.

 

오마이뉴스 역사상 가장 큰 특종

 

자기가 속한 매체의 권위가 아니라 오직 기사의 질로 승부하는 시대가 온 것을 오마이뉴스는 보여주지요. 직업기자는 쓰고 독자는 읽는 일방향의 시대가 가고, 독자가 언제든 기자로 전환하는 쌍방향의 시대가 왔음을 선언하는 오마이뉴스, 지금 여러분이 보고 있는 오마이뉴스의 역사상 가장 큰 특종이 무엇인 줄 아시나요? 바로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구호랍니다.

 

기사는 전문기자들이 쓰는 것이라고 여기거나 아예 참여가 어려운 기존 언론을 넘어서 누구나 글을 써서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게 된 일은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는 대단한 일이지요. 지은이는 “기자는 새로운 소식을 가지고 있고 그 소식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모든 건전한 시민이다.”이렇게 말하며 새로운 저널리즘 시대가 온 것을 강조하네요.

 

그렇다면 자기가 쓴 글이 기사로서 효용이 있는지 사람들은 의아해하며 고개를 갸우뚱할 수 있지요. 그렇다면 ‘사는이야기’라는 뉴스분야에 들어가 기사를 읽어보세요. 팍팍한 현실을 고발하는 ‘딱딱한 기사’만 있는 게 아니라 세상사는 ‘재미와 훈훈함이 가득한 기사’들을 보시면 기사쓰기가 한결 수월하실 거예요.

 

뉴스는 대단한 게 아니지요. 지은이는 “뉴스는 기자를 뛰게 하는 것이다. 더 좋은 뉴스는 기자의 가슴까지 뛰게 한다.”라고 정의하며 도식에 얽매이지 않는 열린 뉴스를 지향하지요. 그동안의 성과에 박수를 보내되 자만하지 않고 더 발전하는 오마이뉴스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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