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봉 기자의 글마을 통신 - 새움 에크리티시즘 2
최재봉 지음 / 새움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글은 삶에서 흘러나온다. 삶의 방향, 냄새까지 죄다 글은 닮게 된다. 사람의 얼굴 같은 게 글이다. 그렇게 봤을 때, 잘 쓴 글은 지은이와 이어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 글이 나오기 까지 쌓아왔을 고민과 정성에 마음이 움직인다.

최재봉기자는 한겨레신문 문학담당기자였다. 앞서 있던 조선희, 고종석이라는 커다란 산 사이에서 그는 솔직하고 정갈한 글 솜씨로 자기 산을 쌓는다. 그 산 쌓기가 10여 년 동안 이어졌고 산에서 나온 열매들을 모은 책이 <최재봉 기자의 글마을 통신, 새움, 2004>이다. 책은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애정 혹은 편애’란 제목으로 작가들에 관한 글을, 2부는 서평과 평론을, 3부는 신문기사, 4부는 고정 칼럼을 묶었다.

지은이는 글을 잘 쓴다. 기자니까, 더구나 문학담당기자니까 하면서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짚어본다. 그가 쓴 글은 딱 부러지지 않지만 치우치지 않으려는 중심이 잡혀있고 소박한 낱말들을 사용하지만 알맞은 쓰임새로 문장과 글은 풍요롭다. 이러한 글을 쓰기까지 그가 흘린 땀과 썼다버린 종이를 생각해본다.
그는 잘 팔리게 기획한 책들을 홍보하여 판매를 부추기는 문학 기사를 쓰지 않는다. 단순 사실을 전하는 기사보다 비평을 담아 기사를 쓰고 독자에게 고민과 선택을 하도록 돕는다. ‘불의 80년대’를 당시 ‘대학’에서 보낸 그이기에 안주하고 편한 길을 가려는 문학에 매도 든다. 문학에 대한 애정으로 펜을 잡는다는 게 느껴진다. 그리고 글을 쓰는 매체와 싣는 원고량에 따라 내용과 양이 달라지는 게 그의 펜대 실력이다.

10년여의 세월을 갈무리 했기에 90년대 문학사를 알게 되고 작가의 날카로운 눈과 따끔한 분석을 배울 수 있다. 문학과 벗하고 더 좋은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우직한 선생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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