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너에게 자유를 주고싶다 - 딸에게 주는 사랑, 자유, 그리고 명상 이야기
홍신자 지음 / 안그라픽스 / 1998년 10월
평점 :
품절


 
자식에게 어버이의 당부와 심정을 쓴 책은 여러 편 있다. 염려와 바람을 가득 담은 책은 늘 감동이었다. 기존 책들과 달리 색다른 감동을 준 책을 만났다. ‘나도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다.’[1998, 안그라픽스]는 성공한 무용가이면서 명상가인 홍신자씨가 딸에게 편지 형식으로 쓴 책이다.

보통 어버이들은 자식이 건강하게 자라 공부를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되길 원하지 않는가? 입신양명이 최고의 효도라는 말도 있고. 그런데 지은이는 딸에게 자유를 주고 싶단다. 제목부터 부쩍 관심이 커졌다. 구도의 길을 가면서 자유롭게 사는 어버이가 딸을 어떻게 대하는지, 어떤 이야기를 할 지 궁금했다. 구도의 길에 애정은 집착을 낳아 버려야할 감정이기에, 자식은 간단하게 생각하면 대단한 애정 관계이므로 방해가 될 테니까.

먼저 홍신자씨를 짧게 소개하자. 1960년대, 20대 후반 늦은 나이에 자기 길을 깨닫고 미국으로 건너가 무용을 시작한다. 갖은 고생을 하며 8년여를 준비한 끝에 무용가로 데뷔하고 인정받다가 인도로 훌쩍 떠나가 라즈니쉬 제자로 3년 동안 수행을 한 뒤 한국에 돌아와 띠동갑인 연하의 남편을 만나 딸 희를 낳는다. 미국, 중국에서 활동하고 하와이에서 머물다가 1993년 영구 귀국하여 경기도 안성의 죽산에 정착하여 웃는 돌 무용단을 이끌며 해마다 죽산 국제 예술제를 열고 있다.


대단한 열정이 보이는 이력이고 굉장히 색깔 있는 삶이다. 그러나 딸은 너무도 유명한 어머니의 그늘에 가려 자기 존재가 누구의 딸로서 묻히는 게 싫었을 거다. 곁에 머무르지도 못하고 시골로 들어간 엄마를 딸은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거다. 평범하게 살고 싶은 딸은 가출도 하고 자식이 어버이에게 하듯 반항한다. 그래도 홍신자씨는 딸을 동등한 인격체로, 자신에게 기쁨을 주는 존재로, 삶의 중요한 이유로 믿음의 끈을 꽉 쥔다. 패스트푸드, 소비지향 도시생활, 화려한 자본주의식에 익숙한 딸에게 채식과 소박한 생활, 조용한 자연을 얘기하는 지은이는 강요하지 않는다. 10대 때는 무엇을 얘기하건 기성세대들이 싫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다정하게 말을 건네면서 밖을 가리킨다. 저 넓은 세상에서 누리고 경험하라고.


‘설령 나의 믿음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더라도 나는 끝까지 너를 존중하겠다. 그것이 엄마로서 너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이라고 여긴다.’

책은 헤아릴 수 없는 사랑으로 채웠고 세월과 명상에서 빚은 지혜가 묻어난다. 딸의 눈높이에 맞추고 열린 가슴으로 딸을 품는다. 열정으로 살아온 이야기와 보통사람이 꿈꾸는 자유를 누리는 구도가로서 딸에게 말한다.

 

‘ 널 믿어, 자유롭게 살렴, 사랑해!’


홍신자씨도 만나고 싶지만 믿음을 먹고 사랑을 흠뻑 입고 자유안에서 딸 희가 어떻게 자랐나 궁금하다. 죽산예술제에 한번 가봐야겠다.
홍신자 홈페이지 http://www.sinchaho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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