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살고 싶으면 감기에 걸려라
노구치 하루치카 지음, 김현영 옮김 / 이지북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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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릴때부터 몸이 약해서 곧잘 감기에 걸리곤 했다. 위가 약해서 어린 나이에 위궤양을 앓았었고 그 부근의 장기들은 대부분 염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지금은 많이 좋아져서 가끔 소화불량에 시달리거나 구토를 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증세가 없다. 하지만 감기가 자주 걸리는 것은 고3이 되자 불편해졌다. 나는 감기를 받아들이기로 했었다. 고3이 되기 전에는 감기에 걸리면 곧장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고 약을 먹었다. 얼른 감기에서 벗어나거나 아파도 어느정도 약해지게끔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더 자주 감기에 걸렸던 것 같다. 내가 위때문에 고생했을 때, 나는 아무리 많은 약을 먹고, 민간요법을 하기 위해서 전국을 돌아다녔어도 아무런 차도가 없었다. 나는 결국 병원을 끊었다. 아무렇지 않은 듯 약도 끊었고 그 후 나는 병원을 아예 가지 않아도 되었다. 물론 응급실로 실려간 날들도 꽤 있긴 했지만..

그때를 생각했다. 내가 이토록 건강을 되찾은 건 자연치료! 감기도 그냥 내버려 두기로 했다. 어차피 병원에 가도 아플만큼 아파야 감기가 나을 뿐.. 완벽한 치료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내 생각은 옳았다. 스스로 치료하게 만들었더니 그 다음부터는 감기가 걸려도 빨리 나았다. 그러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나는 감기에 이전보다 잘 걸리지 않게 되었다. 감기에 걸리게 되어도 대부분 2일이면 떨어져 나갔다. 스스로 치료하는 본능을 인위적으로 막으면 더욱 상황이 악화될 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어느 책 제목에서 처럼 감기가 우리의 적이 아니라 우리를 위해서 존재하는 질병아닌 질병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있다.

감기에 걸리지 말라고 할 것이 아니라 감기에 걸릴 것을 권하고 싶다. 큰 병에 걸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건강함을 자신하던 사람들이 많다. 잔병치레를 하는 사람들은 그만큼 자신의 건강에 대해 염려하고 걱정하기 때문일 것이다. 감기에 걸렸을 때 어떻게 해야 할 지 이제는 어느 정도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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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다 타조
이외수 지음 / 리즈앤북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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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아마도 마지막이 될 것 같다. 그것은 그의 작품이 형편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다. 다만, 이 책에서 느낀 그의 회고적이자 충언적인 모습을 계속해서 간직하고 싶을 뿐이다. 인생을 먼저 체험했던 선배의 충고같은 느낌으로 이 책을 읽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도 그 이야기들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 나와 관련이 없다고 생각되는 이야기일지라도 그 어느 누군가에게는 내가 다른 페이지에서 느꼈던 그런 감정들을 느꼈을테지. 단순한 소설이 아닌 누군가가 내게 보내준 편지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어 하지 말고 고개를 똑바로 들어 하늘을 바라보고 나의 앞길을 열어가라는 듯..

이 책은 신랄한 대화를 하고 있었다. 기죽은 듯 잠자고 있던 나의 모습과 함께.. 언제나 책은 또 다른 나와의 대화라고 했다. 그리고 이외수 라는 작가는 그 대화를 열어주는 하나의 무대를 만들어 주는 사람인 것이다. 그 사람의 역량에 따라 나는 또 다른 나와의 대화의 깊이가 더욱 깊어질 수도 혹은 얕을 수도 있는 것이다. 심해저 속에 갇혀 있는 것만 같은.. 그리고 열등감에 사로잡힌 나와 대화할 수 있었고, 그러한 나를 표면 위로 올릴 수 있는 것 같았다. 열등감은 나쁜 것이 아니다. 발전할 수 있는 또 다른 계기이자 모토인 것이라고 이외수.. 그는 말하고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열등감도 내가 보다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발판이라는 사실.. 그래서 나는 나의 열등감을 스스럼없이 밖으로 끄집어 내려고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당당히 밝히고자 한다. 더욱 향상되는 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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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한 사기극 - 헨젤과 그레텔의 또 다른 이야기
한스 트랙슬러 지음, 정창호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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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젤과 그레텔.. '알고보면 무시무시한 그림동화'라는 책을 통해 다시 읽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 내용 역시 그림 형제의 초판 작품이었을 뿐이었다. 동화라는 것이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을 거라는 상상조차 해보지 않았다. 그저 상상력의 결과물이라 믿었다. 하지만, 하나 하나 절차를 밟아가며 사건을 파헤치는 것을 보고 놀라워 했을 뿐이다.

정말 이 사건이 진실일까? 책을 덮기까지 초조함과 기대감으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림 형제는 자신들의 동화를 모두 실화에 바탕으로 하고 있을까? 다만 헨젤과 그레텔이 그랬을 뿐일까? 다른 동화들도 의심의 눈으로 봐야 하는 것인가? 자꾸만 의문이 든다.

가장 놀랬던 것은 헨젤과 그레텔이 아이가 아닌 어른이었다는 점이다. 37세와 34세의 어른.. 그들은 마녀로 나오는 젊은 여자를 찾아가 죽인다. 그러나 그들은 아무렇지 않게 어떠한 형벌도 받지 않고 살다 죽는다.

렙쿠헌의 제조 비법을 숨기려다 살해 당한 젊은 여자.. 그녀의 억울함을 그림 형제가 밝히려고 했던 것일까? 그러기에는 동화의 내용이 많이 왜곡되었다. 그들은 대체 무엇을 위해 이 동화를 만든 것일까?

동화를 읽을 때마다 내용의 진실성을 생각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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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의 자식들
노르베르트 레버르트 외 지음, 이영희 옮김 / 사람과사람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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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양상을 많이 가지고 있다. 독재와 전쟁이라는 커다란 주제와 분산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에 대한 태도는 확실히 다른 것 같다. 물론 같은 부분도 상당수 있지만 말이다. 그래서 세상은 같고도 다른 것인가보다.

나치의 자식들.. 나는 무척이나 힘겨운 삶을 살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내 생각과 다른 모습에 조금은 놀랬다. 이내 우리나라의 모습을 생각하며 동조를 하고 말았다. 괴링의 딸처럼 부와 권력을 쥐고 있는 친일 세력의 자식들을 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희생자들의 정신적, 사회적 침체가 우리나라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알 수 없는 세상의 공통점이다.

자신의 아버지를 비난하거나, 존경하거나, 묻어버리거나.. 이들의 관계는 크게 다르지 않다.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가슴에 커다란 짐을 안고 살아가는 것은 동일하나, 그에 대한 반응이 조금씩 다를 뿐이다. 그리고 이런 모습들을 궁금해 하는 것은 역사에 대한 관심일까? 이들의 삶에 대한 관음증일 뿐일까? 하는 문제는 우리가 짊어야 할 물음이다.

나는 히틀러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아는 것이 없다.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수 많은 유대인을 죽음으로 몰아세웠던 지독한 독재자쯤으로 알고 있다. 그런 그가 대체 무슨 근거로 독일인의 열광적인 신봉을 받았고, 그토록 많은 추종자를 갖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그에 대해 알고 싶다. 그의 어떤 매력이 그를 향한 깊은 애정으로 발전할 수 있었는가..
대체 무엇이 지금까지도 그를 추정하게 만드는지, 독일인의 그 역사에 대한 침묵을 불러일으키는지 점점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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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김인순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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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유망한 화가였던 그녀는 깊이가 없다는 말을 듣고 실의에 빠진다. 그리고 헤어나오지 못한 채 그대로 그녀의 내부 속으로 가라앉아버린다. 끝내 그녀는 침묵 속으로 영원히 빨려 들어가고 만다. 사람들은 그 강도가 각기 다르지만 스스로를 묶어두는 강요가 있는 것 같다. 의식하는 자와 의식하지 못하는 자의 차이일 뿐이지만, 분명 절망으로 빠뜨리는 강요가 존재하는 것 같다.

내게도 물론 존재한다. 그러한 강요에는 꼭 하나 둘씩의 꼴사나운 변명이나 수식들이 붙어다닌다. 그리고는 반드시 해야만 하는 정당성을 가지고 있는 것 처럼 비아냥거리며 내 주변을 어슬렁 거린다. 그 강요를 뛰어넘는 일.. 그것을 성공하는 자와 성공하지 못한 자의 운명은 확연하게 다르다.

책 속의 그녀는 뛰어넘지 못했다. 더욱 깊숙히 빠져들어갔을 뿐..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그에게 쥐어진 강요는 무엇이며, 그는 어떤 방법을 모색했을까? 조용하고 고요한 듯한 침묵 속에서 묵묵히 대답하고 있는 것과 같은 그의 필체를 느끼며, 그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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