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만 보면 무엇인가 독특하고 아주 멋진 상황에서 일어난 이야기들을 적은 듯 하다.

하지만,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다. 매우 일상적이고, 보잘 것 없이 보여지는 일련의 사건들에서 작자가 느껴지는 감정들과 생각들을 정리한 글이다.

어쩌면 우리가 쉽게 생각하고 무심코 버릴 수 있는 기억의 단편들을 퍼즐맞추기를 하듯 조심스럽게 이어놓은 것만 같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소중하고 중요한 사건들만 기억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지나가던 낙엽도, 방바닥에 뒹굴던 머리카락도 기억하는 순간이 있다.

내가 인식하지 못했을 뿐, 그것들 조차도 내게 있어 멋진 기억으로 뇌 속 깊숙히 박혀있을 지도 모른다.

황홀한 순간이라고 해서 반드시 감정의 극변이 있어야 할 필요는 분명 없다. 다만, 우리는 그럴 것을 기대하고 생각할 뿐인 것이다. 아니면 그런 감정을 강요받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긴 터널을 지나면 터널 밖의 세상이 너무나 밝아, 이토록 밝은 세상을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어쩌면 그 느낌 자체가 황홀한 것일지도 모른다.

매일같이 일상적인 감정 하나하나는 동일한 것이 없다. 설령 비슷하게 느껴지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결코 동일할 수는 없다.

이 모든 것이 새롭고 신비하므로 작가는 일상적인 소재에서 번쩍하는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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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zzang 2004-04-14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제목 너무 맘에 드네요^^;; 님 리뷰어가 넘 좋아서 저두 이 책 보관함에 담아뒀어요. 다음에 기회닿을때 사려고요. 성석제작가의 책은 쏘가리와 궁전의 새 등 읽어봤는데 나름대로 괜찮았거든요~